친정 엄마가 가을이면 청국장을 잘 띄워서 청국장 찌개를 만들어 주었었다. 정말 맛있었다. 엄마는 음식 솜씨가 아주 좋다거나 그렇지는 않았지만 엄마의 칼국수나 청국장 찌개는 어렸을 적에 엄마가 자주 해주시던 추억이 담긴 음식이다. 30대가 되면서 가을이 되면 청국장을 담갔다. 토요일이면 국산 콩 한되를 사서 잘 씻고 불려서 커다란 스테인레스 솥에 삶았다. 잘 삶은 콩을 아직 따뜻할 때 대나무 소쿠리에 붓고 뚜껑을 덮은 다음 맨 처음에는 면 타올로 잘 감아준다. 면타올이 공기가 잘 통하기 때문이다. 면타올로 잘 감은 대소쿠리를 아파트이니까 따로 따뜻한데가 없어서 사람이 잘 안다니는 적당한 곳에 두터운 담요를 깔고 덮고 해서 사흘동안 놔둔다. 사흘이 지나서 아파트 문을 열고 들어서면 콤콤한 청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