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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와 전도/교육과 인성

우리말 쓰기

by 영숙이 2021.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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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쓰기>   

      출처 : 공동기획: 한겨레신문사, (사)국어문화원연합회(21.9.6)연재ㅣ쉬운 우리말 쓰기 동·식물원 속 우리말⑥에서


 ‘수고’는 나무 키, ‘분지’는 곁가지 자웅동주는 ‘암수한그루’ ‘총생’은 뭉쳐나기로 바꾸면 쉬워 ‘근경’은 뿌리줄기, ‘엽육’은 잎살 ‘낙엽교목’은 갈잎큰키나무로…

지난 8월10일 제주 서귀포시에 자리한 여미지식물원을 찾았다. ‘선인장 정원’의 모습

 지난 8월10일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로에 자리한 여미지식물원을 찾았다.

 1989년 문을 연 뒤 1992년에 한국기네스협회가 동양 최대 온실로 인정한 여미지식물원은 3만4천평 부지에 온실식물원 등 다양한 수목 전시실을 갖추고 있다.

 

 선인장 정원, 열대 정원 등 주제에 맞게 꾸려진 곳에서 2300여종의 식물을 만날 수 있다.

 

 다른 나라 여행객이 많이 찾는 관광지답게 설명 팻말도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으로 잘 안내되어 있었다.

 

 여미지식물원은 입구에서부터 ‘제주도다운’ 풍경을 우리에게 선물해준다.

 

 한여름 푸른 하늘을 바탕 삼아 쭉 뻗은 야자수를 보니 마음 한편이 시원해졌다.

 

 ‘엽초’ ‘엽병’은 어떻게 바꿔볼까

 

 평일 낮이라 그런지 식물원을 오가는 사람이 적었다.

 

 이국적인 나무와 꽃이 가득한 무인도에 온 느낌이었다.

 

 ‘아레카야자’가 보여 발길을 멈췄다.

 

 집에서 키워본 식물이라 괜히 반가웠다.

 

 아레카야자는 줄기가 황색을 띠어 ‘황야자’라고도 한다.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지정한 실내공기 정화 식물이다.

 

 설명 팻말을 보니 ‘수고(樹高) 8m까지 자라며 하부에서 분지(分枝)가 총생(叢生)한다.

 

 잎은 우상복엽(羽狀複葉)이며 엽병(葉柄)과 엽초(葉鞘), 줄기가 황색을 띠어 황야자라고 한다’고 적혀 있다.

 

 ‘수고’는 나무의 높이를 뜻하는 말로 행정 용어 순화 편람을 보면 수고 대신 순화한 용어 ‘나무키’를 쓰라고 돼 있다.

 

 ‘분지’는 ‘원래의 줄기에서 갈라져 나감. 또는 그런 가지’를 말한다.

 

 국립국어원의 우리말 다듬기 누리집을 보면 ‘곁가지’라고 돼 있다.

 

 ‘총생’은 여러 개의 잎이 짤막한 줄기에 무더기로 나는 것을 말한다.

 

 ‘뭉쳐나기, 모여나기’ 등으로 쉽게 바꿔 쓸 수 있겠다.

 

 ‘우상복엽’은 잎자루의 양쪽에 여러 개의 작은 잎이 새의 깃 모양처럼 붙어 있는 잎을 말한다.

 

 가시나무, 고사리, 아카시아의 잎 따위를 떠올리면 쉽다.

 

 ‘깃꼴 겹잎’ ‘깃모양 겹잎’으로 바꾸면 뜻이 더 쉽게 다가올 듯하다.

 

 ‘잎 엽’과 ‘자루 병’자를 쓴 ‘엽병’은 잎몸을 줄기나 가지에 붙게 하는 꼭지 부분을 말한다.

 

 임업 용어 순화 고시 자료에 따르면 순화한 용어인 ‘잎꼭지’ ‘잎자루’만 쓰라고 돼 있다.

 

 ‘엽초’에서 ‘초’는 ‘칼집 초’자다.

 

 잎자루가 칼집 모양으로 되어 줄기를 싸고 있는 것을 말하는데 한글 전용 농업 용어 고시 자료에서는 엽초를 ‘잎집’으로 순화했다.

 비로야자에 관한 설명 팻말.

  ‘수간’은 ‘나무줄기’로 바꾸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엽병’은 잎몸을 줄기나 가지에 붙게 하는 꼭지 부분을 말한다.

 

 임업 용어 순화 고시 자료에 따르면 순화한 용어인 ‘잎꼭지’ ‘잎자루’만 쓰라고 돼 있다.

 

 ‘수간’의 쉬운 말은 ‘나무줄기’

 

 식충식물을 모아둔 전시도 흥미로웠다.

 

 식충식물은 햇빛과 질소가 부족한 늪지대와 같은 환경에서 곤충 등으로부터 필요한 양분을 얻도록 적응했다.

 

 잘 알려진 파리지옥을 비롯해 달콤한 향기로 벌레를 유인한 뒤 입구를 미끄럽게 해서 통 속에 빠뜨리는 네펜테스, 끈끈이주걱 등이 있었다.

 

 작은 벌레 한 마리가 식충식물에게 붙잡혀 말 그대로 ‘소화되고’ 있는 모습도 봤다.

 

 비로야자에 관한 설명을 보자.

 

 ‘수간(樹幹)은 직립하여 성목(成木)은 줄기 직경(지름)이 30~60㎝ 정도 된다’

 

 에서 수간은

 

 ‘나무줄기’

 

 로 바꿔 쓰면 의미가 쉽게 와닿는다.

 

 성목은 ‘나무가 다 자람. 또는 그 나무’를 말하는데 여기에서는 ‘나무줄기는 곧게 뻗으며 다 자란 나무의 줄기 지름은 30~60㎝ 정도 된다’고 쉽게 쓸 수 있겠다.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바오바브나무를 봤다.

 

 높이 9m까지 자라는 낙엽교목이라는 설명이 있었다.

 

 낙엽교목은 ‘가을이나 겨울에 잎이 떨어져서 봄에 새잎이 나는 교목’인데 ‘갈잎큰키나무’로 순화할 수 있다.

 

 갈잎큰키나무에는 참나무, 밤나무 따위가 있다.

 

 교목은 줄기가 곧고 굵으며 높이가 8m를 넘는 나무를 뜻하는데 행정 용어 순화 편람, 산림청 설명을 보면 ‘키큰나무’ ‘큰키나무’라고 바꿔 쓰는 걸 권한다.

 

 ‘도란형’은 무슨 말이지?

 

 여미지식물원에서는 ‘선인장 정원’이 으뜸이었다.

 

 건조한 사막 지역에서 자라는 북아메리카 원산의 선인장과 다육식물 등 500여 종이 전시돼 있다.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왕자>에 등장하는 바오바브나무와 ‘선인장의 왕’이라 불리는 ‘금호’, 선인장의 조상으로 알려진 ‘로도캑터스’ 등 다양한 다육식물을 천천히 둘러볼 수 있었다.

 

 다육식물에서 다육(多肉)은 식물이나 동물 따위에 살이 많은 것을 뜻한다.

 

 한글 전용 농업 용어 고시 자료에 따르면 다육식물은 ‘살찐식물’로도 쓸 수 있다.

 

 다육식물은 잎이나 줄기 속에 많은 수분을 가지고 있는 식물로 건조한 지방이나 소금기가 많은 곳에서 자란다.

 

 ‘대형보검’ 등 다양한 선인장의 열매 대부분은 식용이고 가축 사료용으로도 키운다는 게 신기했다.

 

 ‘거취옥’의 가시는 소가죽이 찢어질 정도로 단단해 인디언들이 낚싯바늘로 이용했다고 전해진다.

휘닉스 야자에 관한 설명 팻말.

  ‘총생’은 여러 개의 잎이 짤막한 줄기에 무더기로 나는 것을 말한다.

 ‘뭉쳐나기, 모여나기’ 등으로 쉽게 바꿔 쓸 수 있겠다.

 

 ‘자웅동주’는 ‘암수한그루’로 바꾸면 쉽게 와닿는다.

 

 직관적이고 쉬운 우리말이 ‘언어 비용’을 아껴준 좋은 사례다.

 

 대극과의 ‘시나데니움’에 관한 설명에서는 ‘잎은 도란형(倒卵形)’ ‘엽육(葉肉)은 두껍다’ 부분이 어려웠다.

 

 ‘도란형’은 한자 풀이 그대로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을 말한다.

 

 ‘거꿀달걀꼴’ ‘거꿀알꼴’ 등으로 바꿔 쓸 수 있다.

 

 다만 ‘거꿀달걀꼴’이라는 순화어를 널리 사용하지 않는 언어 현실을 고려했을 때 전문용어 뒤에 주석을 덧붙이는 ‘도란형(계란을 거꾸로 뒤집어 놓은 모양)’과 같은 표기를 사용하는 것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엽육’은 잎의 기본 조직인 표피와 잎맥 이외의 부분을 말한다.

 

 엽록체를 품은 부드러운 세포로 돼 있는 엽육은 한글 전용 농업 용어 고시 자료를 보니 ‘잎살’로 쉽게 바꿀 수 있겠다.

 

 ‘화서’는 ‘꽃차례’로 바꿔볼까

 

 ‘물의 정원’으로 발길을 옮겼다.

 

 단단한 마디를 가진 길쭉한 ‘호로죽’을 보니 유독 상처가 많았다.

 

 사람들이 호로죽 마디마디에 전부 칼로 이름을 새겨 넣은 것이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다.

 

 ‘휘닉스 야자’ 앞으로 갔다.

 

 자웅동주(雌雄同株)라는 말은 ‘암수한그루’로 바꾸면 쉽게 와닿는다.

 

 소나무, 오이 따위가 암수한그루에 해당한다.

 

 암수한그루가 아닌 것은 ‘암수딴그루’라고 한다.

 

 직관적이고 쉬운 우리말이 ‘언어 비용’을 아껴준 좋은 사례다.

 

 ‘삼각야자는 우상엽(羽狀葉)’이라는 설명에서 우상엽은 ‘깃꼴잎, 깃모양잎’으로 바꿔도 좋겠다.

 

 화서(花序)는 꽃대에 달린 꽃의 배열, 또는 꽃이 피는 모양을 말한다.

 

 헬리코니아에 관한 설명에서 화서를 ‘꽃차례, 개화 순서’로 쉽게 바꿔보면 어떨까?

단단한 마디를 가진 길쭉한 ‘호로죽’을 보니 유독 상처가 많았다.사람들이 호로죽 마디마디에 전부 칼로 이름을 새겨 넣은 것이다.‘식물사랑-낙서하지 마시오’라는 설명 팻말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코르딜리네 ‘아이치아카’에 관한 설명을 보니 ‘뿌리에 다육질의 근경(根莖)이 생긴다’라고 돼 있다.

 임업 용어 순화 고시 자료에서는 ‘근경’ 대신 순화한 용어 ‘뿌리줄기’만 쓰라고 돼 있다.

 

 생김새가 독특한 ‘주병야자’에 대한 설명에서는 ‘수간의 기부(基部)가 술병모양으로 비대하다’라는 부분이 어려웠다.

 

 기부는 기초가 되는 부분을 뜻하는 말로 ‘바탕부분’으로 순화할 수 있다.

 

 설명 전체를 ‘나무줄기의 바탕부분이 술병모양으로 크고 뚱뚱하다’라고 바꿔 쓸 수 있겠다.

 

 물의 정원을 나서기 전 익숙한 이름 ‘파피루스’를 봤다.

 

 ‘다년생이며 3000~4000년 전 이집트에서 종이의 원료로 쓰임’이라고 돼 있다.

 

 다년생은 2년 이상 사는 식물을 말한다.

 

 행정 용어 순화 편람에서는 다년생 대신 ‘여러해살이’를 쓰라고 돼 있다.

  출처 : 한겨레 신문( 글·사진 김지윤 기자, 감수 상명대학교 계당교양교육원 교수 서은아)(공동기획: 한겨레신문사, (사)국어문화원연합회)


◐ 우리 말도 변화의 과정을 겪는다.

 

 카카오톡을 쓰면서 대답할 때 "응" 대신 "ㅇ" 이라고 쓴다. 그렇지만 국어 교과서에 "응"이라는 글자를 "ㅇ" 이라고 쓰지는 않는다. 

 

 많이 쓰고 쉽게 쓰고 잘 쓸 수 있는 우리 말이 있다면 그처럼 좋은 일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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