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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힐링 리스트

차박이야기 ~정자항에서

by 영숙이 2022.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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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 바닷가 몽돌 해변을 하염없이 걸었다. ~ 1시간 동안 ㅋㅋㅋ


<차박이야기 ~정자항에서>

 "주말에는 사람이 많던데 점심먹고 바로 출발하자"

 "토요일에는 차 댈데 가 없던데"

 "그러니까 지금 점심 먹고 바로 출발하자니까."

 "지난번에 정자항에 갔더니 토요일이라 그런지 차가 꽉차서 들어갈데가 없더라구.

  그래서 경주까지 간거야."

 "그래. 그러니까 오늘이 금요일이잖아.

  점심 먹고 바로 출발하자니까 몇번을 말해야 해?"

 " 아. 그랬어? 밥먹고 출발하자구? "

 "내가 치우는 동안 커피 뽑아 놔 "

 친구 집에 갔더니 캡슐 커피를 내려주는데 맛과 향이 좋아서 우리도 캡슐 커피 내리는 기계를 코스트코에서 한대 장만했다.

 어디 갈때는 좀 튼튼하고 이쁜 플라스틱 병에 커피를 뽑아서 담아간다.

 "자기는 2개 뽑고 나는 디카페인 한개"

 "찬물을 조금 담았어."
 "찬 우유 담을텐데 찬물 필요 없어."
 "지난번에 우유 많이넣었다고 머라 했잖아."
 "뜨거운 커피에 플라스틱 녹을까봐 찬물 넣었어.
  커피넣고 우유 원하는 농도로 넣으면 되잖여."

 읽을 책과 물 그리고 헤드셋 챙기고 무선 이어폰 챙기려고 이어폰 케이스를 열어보니 한개가 안보인다.

 어디있을까 ~
 몇군데 있을만한 곳을 찾다가

 다음에 챙기자 ~
 어디 있겠지.~

 버려야 할 음식쓰레기를 들고 내려 간다.

 먼저 내려가서 시동 켜고 한참을 기다렸을텐데 ~
 넘 늦어서 화낼까봐 종종걸음을 친다.

 정자항으로 오는 동안 잠을 안자고 있다가 자리를 잡을 때 영숙이가 원하는 곳으로 정했다.

 평일 점심때라서 그런지 다행히 사람들이 별로 없다.

 레일 연장 후 처음하는 차박.

 훨씬 편하기는 편하다.

 

 집 근처는 도시답게 엄청 더웠었는데 바닷가라 그런지 바람이 꽤 쌀쌀하다.

 좀 지나니까 춥기까지하다.

 으시시 ~
 쌀쌀 ~

 한참을 내다보던 바다와 파도소리가 차단되는 차문을 닫은채 참외를 먹고
차승원이 나오는 한국영화를 한편 찾아 내었다.

 

"힘내요. 미스터리"

넷플릭스에서 찾아서 끝까지 보고 저녁을 먹으러 나섰다.

 6시가 조금 안된 시간이다.

 근처 메밀국수집을 가려다 자주 가는 횟집으로 고고싱 ~

 "너무 먼데?"
 "30분 밖에 안걸릴거야."
 "운동화로 바꾸어 신어야 하는데 슬리퍼는 힘들어서 못걸어."
 "조금밖에 안 걸을건데 뭘 그래."

 그렇게 강제 도보 시작.

 걷고 또 걷고 ~

 "바닷가로 가자"
 "도로로 걸어가"
 "바닷가는 직선인데 도로는 빙돌아가잖아"
 "조금더가면 바닷가 나와"

 "바닷가로 갈거지. 난 도로로 갈께. 저쪽에서 만나."

 철희는 도로로 가고 직선거리라 고집한 영숙이는 해변으로 걸었다.

 우왕 다리 아파 ~

 어디 오는 중이냐고 전화 오길레 횟집에 먼저 가서 자리 잡으라고 했다.

 전화가 왔다.

 "마감했대요"
 "7시까지라 마감했대요. 빈자리 있다고 좋아서 들어갔더니 마감했대요."
 "넘 힘드러.도착하면 이야기 해요."

 허덕  ~ 허덕 ~ .

 눈앞에 보여서 금방 도착할거 같은데도 발밑에 모래와 자갈이 잡아당기는 것
같다.

 

 파도소리.
 태평양 어디에서 부터인가 달려왔을 푸른 바다 물결.

 마지막 저녁햇볕에 얼굴 탈까봐 꼭 눌러 쓴 모자가 자꾸 날아 가려구 한다.

 한번씩 날아가서 잡아다가 다시 머리 위로 꾹꾹 눌러 쓴다.

 

 '철희가 기를 쓰고 빨리 걸을텐데. 자기가 빨리 도착하려고, 영숙이가 틀렸다는걸 보여주려고.있는 힘껏 걸을텐데".

 손으로 꼭꼭 누르면서 걷는 모자 밑으로 모래보다 굵고 지갈보다 작은 돌들을 밟으며 열심히 걷는데도 끝없이 이어지는 것 같다.

 

 저벅 ~
 저벅 ~.

 

 발밑의 해변 자갈들만 보인다.

 파도 소리도 안들리고 태평양에서 왔을 물결도 안보이고,

 멀리까지 내다볼 엄두도 못내고 눈앞에 잔잔바리 돌모래에 햔발한발 내딛기 바쁘다.

 우선 눈앞의 이길을 다 지나가야 도로 위로 올라갈수 있다.

 

 서울에 사는 20대들도 눈앞에 길을 걷느라 더 멀리 바라볼 엄두를 못내는게
아닐까.

 우선은 눈앞의 어려운 길을 지나가야 멀리 바라볼 수 있을테니까.

 저벅 ~ 

 저벅 ~ .

 

 드뎌 허덕 ~ 허덕 ~ 한발자욱씩 옮겼지만 마침내 가기루했던 식당 앞에 도착.

 너무 다리가 아파서 식당 앞에 앉아 좀 쉬었다가 다시 밀면 집으로 가기로 하고 또 걸었다.

 강제 도보.
 강제 운동.

 이렇게 안하면 운동 할 엄두를 안낸다.

 한시간 걸려서 도착했으니 또 한시간 걸려서 가야한다.

 그래도 직장생활 할 때에 비하면 1/3수준 밖에 안된다..

 중간에 추어탕 집이 있었지만 역쉬 7시 마감.

 으이구 다리 아파 ~

 아무리 운동도 좋다지만 배가 고프니 먹을 것만 눈에 보인다.

 해물칼국수?

 간판에 딸려들어 갔는데 생각외로 시원하고 짜지 않고 맛이 있다.

 해운대 31cm 칼국수는 조개가 많이 들어가는 칼국수로 유명한데 시원하기는 하지만 짜고 칼칼하다.(31cm는 그릇 크기가 31cm 라고 한다.)

 오늘 정자항 칼국수는 홍합이 많이 들어갔는데 부드럽게 시원하다.

 바닷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추웠는데 따끈한 칼국수 한그릇이 정말 조타.

 찬바람이 불었다가 훈풍이 불었다가 오락가락하는 바람을 맞으며 오늘의 집인 차박으로 간다.(찬바람은 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고 훈풍은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일까? 아님 훈풍은 중국내륙에서 불어오는 바람?)

 

 저녁 먹느라 2시간 걸었더니 차속에 눕자마자 숙면 ~

 

 쿨쿨쿨 ~

 옆에서 자는 철희의 코고는 소리가 자동차 천정을 뚫을듯 요란하지만 끄덕
없이 자장가 삼아서 정말 잘잤다.

역쉬 운동 최고 ~ .

 

 잠이 잘 안온다고?

 나가서 2시간만 걸으면 된다.

 몸이 고단하면 불면하고 거리가 멀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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