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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City life of JINNSSAM

Marriage life of JINNSSAM 7

by 영혼의 닻을 찾아서 2020.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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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시편 23 : 6) - 내가 변하지 않으면 내 삶은 변하지 않는다. 나의 시야. 관점. 가치관. 생각을 변화시킬 분은 오직 예수님 뿐이시다.

 

 

1. 하이힐을 신고   ~   < 1996년 10월 2일 39살 가을에 ~ 예수 믿기 전 >

 

  높은 하이힐을 신고 교문을 흔들거리면서 들어오다 보니까 아침에 그야말로 팔딱 뛸 정도로 바빴던 것을 잊어버린다.   

  오늘 아침에 현아는 일찍 일어나서 아빠 차로 데려다 달라고 한 번쯤 보채 본다.

  안 되는 줄 번연히 알면서도 한번 그래 보는 것이다.

  어제 그제 아빠가 데려다주었더니 어제는 많이 그리고 아빠가 회사 간다는 것을 알면서도 오늘은 한 번쯤 웅얼거리는 것이다.

 

  그리고 우유 달라고 웅얼거리고 사실은 많이 먹지도 않으면서 저를 알아봐 달라고 그러는 것이다.

  오빠도 아침 일찍 일어나더니 엊저녁에 동생에게 빼앗긴 안테나를 얼른 찾아든다.

  사실 덩치만 커다랗지 아직 어린이는 어린이다.

  자신은 시시때때로 청소년임을 강조하지만 동생을 시샘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일부러 이제는 동생 보라는 듯 그 앞에 펼쳐 들고 흔들어서, 주의를 주었더니 감추면서도 사실은 감추면 재미없다는 표정이다.

 

  현아는 엊저녁에 오빠가 만든 배를 운전해 보고 싶어 한다.

  좁은 목욕탕이 초만원이 된다.

 

  아빠는 목욕하고 오빠는 큰 것 본다고 목욕탕 문을 잠그고 현아는 잠갔다고 목욕탕 문 앞에서 칭칭 거리며 진쌤한테 일러 주고 있다.

 

  "동하야 문열어 줘라."

  "나 큰거 보고 있단 말이야."

  "현아가 울고 있잖아."

  "아빠 목욕한단 말이야."

  "현아야. 아빠 목욕 끝나고 배 띄워 봐. 응? 조금만 참아. 응?"

 

  그래도 목욕탕 문 앞에서 잉잉 칭칭.

  드디어 오빠가 빨리빨리 볼일을 끝내고 밖으로 나오고 아빠도 쫓기듯이 밖으로 머리를 털면서 나온다.

  진쌤은 화상 입은 곳에 약 바르고 거즈 붕대 대고 혼자서 반창고를 붙이자니 와서 도와준다.

 

  드디어 현아와 동하는 배를 가지고 목욕탕으로 들어가서 욕조에 물을 받고 배를 띄우고 현아의 감탄 소리가 들린다.

  진쌤도 들어가서 보니 엊저녁에 애써 칠한 페인트가 균형감각이 없어 보인다.

 

  배 밑창을 흰색으로 배 선창은 파란색으로 배위는 진한 초록색으로 칠했으니 날렵해 보이는 대신에 무거워 보인다.

  세수를 하면서 거실에 있는 아이를 부른다.

  지금 안부르면 잊어버리고 이야기하지 않게 되니까.

 

  "배 밑창은 어두운 색으로 칠하고 선창을 흰색으로 필해야 산뜻하지. 무게 중심이 아래로 보이지 않겠니? 색칠을 거꾸로 한 것 아닌가?"

 

  동하는 생각하는 얼굴로 듣고 있더니

 

  "알았어."

 

  한마디 하고는 거실로 간다.

  현아

 

  "엄마, 난 오늘 뭐 입고 가지?"

  "이모가 입혀 줄 거야. 큰방에 옷 있어. 원복 입고 가는 날이잖아."

  "응. 알았어."

  "얼른 세수하고 이빨 닦아라."

  "싫어. 싫어. 이빨 안 닦을 거야."

  "그럼 벌레 생겨. 아 해봐. 벌레 생겼나 보게."

 

  현아는 있는대로 크게 입을 벌린다.

  가만히 생각하니 시댁에서 어린이 치약 가지고는 두세 번 닦던 기억이 난다.

 

  "어린이 치약 저녁때 사줄게. 그럼 그때 닦을래?"

  "어린이 치약 사줘. 지금 사줘."

 

  한번 떼쓰기 시작하면 못 말리는 작은 아이.

 

  "슈퍼 문 안열었는데 어떻게 사?"

  "싫어 싫어 지금 사줘."

  "동하야. 네 동생 어린이 치약 좀 사줘. 현아 데리고 가서. 돈은 서랍장 위에 있다. 응?"

 

  큰아이는 왠지 심술이 가득.

  무엇인가 불만이 있고 귀찮기도 하다.

  오늘 개교 기념일이라고 학교에 안 간다기에 이불을 개 놓으라고  아빠가 이야기하니 후딱 개고 앉아서 시선이 텔레비전에 고정되어 있다.

 

  "재가 왜 저리 말을 안 듣고 그러지. 무슨 말 하면 대꾸하고 싫다고 소리 지르고. 엄마 바쁜 것 안보이니?"

 

  그쯤해서 엄마 사정을 봐준다.

 

  "알았어. 혼자 가서 사 오라고 해."

  "길건너 슈퍼인데 어떻게 그러니?"

 

  드디어는 데리고 나간다.

  갔다와서 작은 아이는 치약 자랑을 하고 오빠가 가면서 몇 번이나 때렸다고 이른다.

 

  "왜 동생을 때리니. 사이좋게 놀아야지. 너 자꾸 동생 때릴래."

 

  큰애 손에 안테나가 쥐어져 있다.

  가지 전에는 유치원에 안 가지고 간다는 조건으로 작은 애에게 주었었는데 갔다 오면서 아마도 치약과 바꾸었는지 큰애의 손에서 흔들거린다.

 

  아직도 식탁은 깨끗하다.

  얼른 식탁을 차리고 선채로 순식간에 밥 한술 뚝딱.

  후다닥 대문 밖으로 쫓기어 나가면서

 

  "얘들아, 엄마한테 뽀뽀해야지."

 

  동하는 시일 웃으면서 현아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엄마 볼에다 뽀뽀.

 

  "현아. 이 닦았어? 착하네. 유치원 잘 갔다 와."

 

  차에 타고나서 생각하니 차 타기 전에 회사 옷 긴소매를 가지고 오라는 것을 깜박했다.

  오늘도 짧은 소매를 입고 다니겠지?

  제법 날씨가 쌀쌀해서 엊저녁에 긴소매를 다려서 눈에 띄도록 작은 방 옷장 앞 옷걸이에 걸어 놓았는데 말이다.

 

  로터리에 내려서 차가 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마음이 약간 느긋해지면서 교통순경 아저씨들이 도로 한가운데 서서 수고하고 계시는 횡단보도를 건너간다.

 

  오늘은 하이힐을 신었다.

  대문을 나서기 전에 급히 꺼내서 손질은 되어 잇지 않았지만 굽 높은 하이힐에 흔들거리면서 다행히 다리가 적당히 긴 것과 바지와 블라우스와 조끼를 입으려고 엊저녁에 잠을 덜자고 수고하면서 준비한 대가를 즐긴다.

  한 번씩 새로운 기분을 만끽하는 것은 기분이 좋다.

  아무도 없는 교문 길을 혼자서 건들거리면서 팔도 벌리고 흔들어도 보다가 다리도 붙여서 걷다가 리듬을 줘 보기도 한다.

  어찌 됐건 한 번씩 하이힐을 신고 기분도 낼만 하다.

 

 

2. 올케의 편지에 대한 답장

 

  올케의 편지 너무나 반가웠어.

  어제 아침 녘엔 정말 맑고 밝은 가을 날씨였는데 오랜만에 교정을 산책하니까 너무너무 기분이 좋았어.

  밝을 햇볕과 따뜻한 대기 속을 걸으면서

 

  '사는 건 이런 거야. 내가 너무 오랫동안 산책을 해보지 않았어.'

 

  그러면서 이런 햇볕과 날씨를 즐길 수 있는 우리의 가을을, 사계절에 대해 감사했어.

  2교시에 교실에 들어가서 아이들에게 그런 기분 그대로의 느낌을 이야기했었어.

  아이들에게 감정이 전이되는지 아이들이 그대로 느끼는 기분을 느꼈어.

  그렇지만 그 후부터는 더 이상 그런 기분을 낼 수가 없더군.

  기분 좋은 밝은 가을 햇볕에서 얻은 영감이 피곤에 밀려나는 거지.

 

  엊저녁의 편지.

  처음 편지함에서 올케의 편지를 받고 잠시 망연했어.

  생각이 안 나는 거야.

  진쌤에게 편지를 쓸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주소를 보곤 그때서야 "아." 했었지.

 

  올케의 편지는 정신의 황무지를 걷고 있는 진쌤에게 정말 가을 햇살처럼 가을 날씨처럼 청명한 공감과 정신세계를 느끼게 해 주었어.

  오래 잊고 있는 세계.

  혼자서 가는 길.

  결코 누구에게도 내 보일 수도 그리고 공감하는 이를 찾기가 지극히 어려운 길.

 

  누군가가 진쌤의 시를 읽어 주고 알아주고 분석해 줄이고 있다는 더 없는 기쁨.

  진쌤에게는 백만인의 독자 보다도 더 반가운 편지였어.

  사실 누군가의 지도가 필요했었어.

  글 쓰는 이의 지도 보다도  진쌤의 시를 애정을 가지고 들여다보아주고 분석과 배울 점 또 객관적으로 혹독한 비판을 해줄 사람이.

  사실은 누군가의 혹독한 비판이 필요했지만 아무도 진쌤에게 그런 관심을 주는 이는 없었지.

 

  시를 쓴다는 사실은 항상 고독하고 혼자 가는 어려운 길이지.

  그저 누가 알아주나 마나 그저 쓸 수밖에 없는 길이야.

  그렇다고 금방 쓴 것이 눈에 드러나는 것도 아니지.

  혼자 채찍질하고 잊지 않고 시간을 아껴가며 쓰고 생각하고 읽고 그러다가 조금 게을러지면 그냥 후퇴하는, 전진은 눈에 보이지 않고 후퇴는 확실하게 눈에 보이는 거야.

 

  물론 감동이 무르녹지 않았다는 것도 알아.

  그러나 글을 쓴다는 것은 감동만 기다리다가는 너무 늦어지게 돼.

  떠오른 영감은 지워지고 그곳에 일상의 잡사가 채워지게 되는 거지.

  어떤 면에서는 습관처럼 쓰는 것이 필요해.

  매일매일 정해 놓고 자꾸 쓰는 거야.

  그리고 좋은 영감이 떠오를 때면 더 좋고 그러다 보면 좋은 글도 써지지.

  매일 만나는 사람이 매일 할 말이 있듯이 글도 쓰는 이가 자꾸 쓸거리가 있고 감동도 받은 사람이 받는 거지.

  한번 건너뛰면 두 번, 두 번이 세 번 되고.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아.

 

  매년 되거나 말거나 항상 어느 곳엔가는 응모를 했었는데 올해는 준비를 일찍 하려고 해.

  이야기가 담긴 시를 응모해 보려고.

  이야기가 길어도 읽는데 지루하지만 않다면 괜찮을 것 같기도.

 

  어쨌든 쓴 시를 보낼 테니까, 읽고 되도록 혹독한 비평을 원해.

  그래야 좀 더 열심을 내서 쓸 테니까.

  실은 이 시들은 솔직히 말해서 할 수 있는 최대의 역량 이하고 할 수 있어.

  지금 이 순간으로선 말이지.

  그래도 앞으로 더 좋은 시를 쓸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면 좀 더 기분이 좋아지겠지.

  희망은 우리 모두들의 원동력이니까.

 

  누군가가 자신의 정신세계를 알아주고 인정해주고 그리고 서로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만큼 행복한 일도 없을 것 같아.

  모든 위대한 이의 곁에는 그를 격려해주고 용기와 열심을 내도록 하는 협조자가 있었지.

  그렇다고 진쌤이 위대하기까지 하려고 한다는 것은 결코 아니니까 ~~~ 부끄럽네.

 

  항상 건강하고 그리고 집안에 가호와 사랑이 사랑이 언제나처럼 가득가득 넘치길 빌면서 두서없는 글 여기에서 마칠게.

  그냥 그냥 쉽게 쓴 편지라서 말이 앞뒤가 안 맞기도 그리고 혹 예의에 어긋나고 그리고 불편한 것이 있을지라도 용서 하우.

  안녕.

                      1996. 10. 울산에서

 

추신 : 사실은 화상을 입어서 여러 날 글을 못썼거든. 

         10일쯤 되나?

         잘 안 써지지만 그 대신 쓰고 나니까 기분이 정말 좋다.

         글을 쓸 수 있는 기회에 감사.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시편 23 : 6) - 내가 변하지 않으면 내 삶은 변하지 않는다. 나의 시야. 관점. 가치관. 생각을 변화시킬 분은 오직 예수님 뿐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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