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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나타났다.

by 영숙이 2023.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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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가 나타났다.>

 

 평소에 다니던 사우나가 아니라 순환도로 쪽에 있는 사우나를 갔다.

 그 사우나는 수치료가 많아서 물속에 물줄기가 굉장히 세게 나오는 곳이었다.

 얼마나 세게 물줄기가 나오는지 물속에 들어가는 계단이 잘안보일 정도였다.

 한달에 한번쯤 찾아서 가는 사우나로 일부러 찾아서 가는 곳이었다.

 

 오랫만에 갔던 그곳에 4살이나 5살짜리 어린아이들이 3명이나 있었다.

 코로나 이후로 아이들 보기 힘들어졌고 손님 대부분이 젊어야 40대이고 50대, 60대, 70대까지 보통은 연세 드신 분이 오는 사우나다.

 그런 사우나에 젊은? 어린? 아이가 나타났다.

 코로나 이후로 처음 본 것 같다.

 

 할머니들의 눈길이 그 어린아이들을 향하여 모인다.

 오랫만에 보는 아이들이 신기하기까지 하다.

 샤워를 하고 수치료를 들어가려는데 5살짜리 아이 한애가 구명조끼를 입고 수치료 앞을 오락가락

 jinnssam은 아이를 향하여 빙긋 웃고 한쪽에 있는 수치료를 받으려고 탕안으로 들어갔다.

 

 한창 물을 허리며 다리에 쏘이고 있는데 맞은편에 구명조끼를 입은 아이가 둥둥 떠서 맞은편 손잡이를 잡고 있었다.

 아이가 어떻게 거기까지 갔는지는 모르지만 아이는 잡고 있던 손잡이를 놓고 다시 이쪽으로 건너 오려고 다리를 부지런히 버둥거렸다.

 손잡이를 놓고 조금 떨어져 나와서 열심히 다리를 버둥 거렸지만 물살이 그쪽으로 세게 흘러서 쉽게 건네지지 않았다.

 들어 갈 때에는 흘러가는 물살 때문에 쉽게 들어 가졌는데 나올 때는 그 물살 때문에 나와지지 않는 것이다.

 

 아이는 얼굴이 빨갛게 되어 열심히 다리를 버둥 거렸다.

 물이 깊어서 아이의 발은 땅에 닿지 않고 둥둥 떠서 버둥 거렸는데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아무도 그 아이한테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누구도 바라보지 않고 있었고 아이는 열심히 다리를 버둥거리고 있었다.

 바로 앞에 어떤 연세 드신 분이 탕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천천히 아이 앞으로 헤엄쳐 가니까 그 나이드신 분이 자기한테 오는가 싶어서 바라보았다.

 

 아이 앞에 손가락을 내밀었다.

 아이가 jinnssam의 손가락을 꽉 잡았다.

 아주 작고 갸냘픈 손이 jinnssam의 손가락을 잡더니 고개를 들고 얼굴을 쳐다 보았다.

 천천히 손가락을 끌었더니 아이가 순순하게 손가락에 끌려서 밖으로 나와졌다.

 
"이녀석아, 깊은데서 놀지말구 여기 얕은데에서 놀아야지."

 

 아이는 욕탕가를 손으로 붙잡더니 밖으로 재빨리 나갔다.

 얼른 엄마한테 가는데 보니까 연년생 동생이 있었다.

 엄마가 말했다.

 
"이제 그만 놀고 때 빼끼자."   

 
아이 엄마는 아이가 물에 빠졌었는지, 위험했었는지도 모른채 아이의 구명조끼를 벗기더니 앞에 앉혀서 팔을 이태리 타올로 문대기 시작하였다.

 

 물속에서 아이를 바라보았다.

 아이는 엄마가 이태리 타올로 팔을 벅벅 문대니 아프다고 징징 거린다.

 징징 거리는 그 모습이 귀여워서 한참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때를 벗기고 엄마가 두 아이들 모두에게 타올로 허리를 둘러 매어서 치마를 만들어 주었다.

 둘째는 얌젼히 그대로 있었고 아까 물에 빠졌던 아이는 신기한지 앞뒤로 돌아보며 엄마가 갈무리 해준 곳을 들여다 본다.

 나가려고 목욕탕 문 가까이 갔는데 먼저 나갔던 다른 엄마가 문을 열고 들어와서 밖이 많이 추우니까 물기를 다 닦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엄마가 아이들 물기를 닦아 주기 시작했다.

 물기를 닦고 있던 큰 아이와 온수 욕조에서 아이를 바라보고 있던 jinnssam의 눈이 마주쳐서 jinnssam이 윙크를 하였다.

 갑자기 물기를 다 닦은 아이가 허리에 둘러 치마로 만든 타올을 휘이익 걷어 내더니 목욕탕 입구쪽을 마구 뛰어 다녔다.

 ㅎㅎㅎ

 

 냉수탕으로 들어갔다.

 냉탕을 걸어서 왔다 갔다 하면서 반신욕을 하다가 쏱아지는 찬물을 머리에 맞고 있는데 문득 탕밖을 내다보니 아이가 우유 한통을 들고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이가 엄마한테 말은 안했지만 손가락을 내밀어줘서 무사히 욕조 밖으로 나온 것 때문에 수치료 탕에서 온수 탕으로 온수 탕에서 냉수탕으로 옮기는 걸 보고 있었나보다.

 

 아이가 나타났다.

 아이와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되었다.

 

 "하나님. 그 아이가 예수 믿는 구원의 백성으로 긍휼과 은혜를 베풀어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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