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온몸으로 포악한 볕살을 견디며 서 있던 나무들이, 이제는 마치 실눈 뜨고 볕바라기라도 하는 것처럼 여유 있고 부드러워 보입니다. 대립하던 만물과 햇살이 어느 사이 화해의 손을 잡았을까요. 보내주신 글이며 책들, 너무나 감사히 받았습니다. 무엇에선가 받은 감명을 그렇게 금방 글로 써 내릴 수 있다니 정말 부럽습니다. 보내주신 시 뿐 아니라 동서 커피 문학상에 응모하신 거며, 처용 수필에 내실 글을 써 놓으셨다는 것 등, 어쨌든 부담 없이 자꾸만 쓰는 버릇을 들여야 하는 건데 저는 잘 안되네요. 쓴다는 자체가 우선 부담으로 다가오니... 쓸려고 하면 우선 두려워져요. 저 자신이 정말 글쟁주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될까 봐서요. 참 우습죠? 해보지도 않고 지레 겁주터 내고 앉았으니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