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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순이 12

또순이 어렸을적에 62 - 송편

132. 송편 찹쌀을 불려서 방아간에 가져가면 송편을 만들 수 있도록 찹쌀가루로 빻아 준다. 집에 오면 엄마가 뭉쳐 주면 온 가족이 모여서 동그랗게 만들고 가운데 홈을 파서 콩가루나 동부콩 삶은 거를 넣어서 송편으로 만든다. 뒷산에서 소나무 잎을 따와서 솥에다 물을 넣고 그위로 구멍 뚫린 알미늄 판을 놓고 그위에 삼베나 무명을 깐 다음 솔잎을 펴고 또순이와 온가족이 빚은 송편을 얹어서 찐다. 너무 속을 많이 넣어서 터져 버린 송편도 생기고 예쁘고 얌전하게 빚은 송편은 시집 잘갈거라고 칭찬을 듣는다. 만들다 보면 지루해져서 남자 애들은 그냥 주먹으로 크게 뭉쳐 버린다. 예쁜 송편이 아니라 콩이 마구 섞인 못난이 콩떡을 만들어 버린다. 송편을 찐 다음에는 이건 누구거고 이건 누구거고 말하면서 먼저 자기가 빚..

또순이 어렸을 적에 41 - 추억

101 추억 - 40대에 서화동우회 까페에 올렸던 글임 신작로를 명숙이와 차순이하고 같이 걷고 있는데, 남자애들이 손에 손을 맞 잡고 한줄로 늘어 서서 앞길을 막는 것이었습니다. 상지리 아랫 동네에 사는 애들 이었는데, 그중에서 또순이랑 같은 동네 상지리에 사는 응현이가 제일 만만해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마침 제일 끝에서 다른 아이의 손을 잡고 있어서 얼른 그쪽으로 가서 밀치듯이 다가가니 그만 응현이가 뒤로 밀리면서 길을 열어 주는 것이었습니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운동장에 6학년 전체 아이들이 모이는 일이 있었습니다. 모임을 마치고 쓰레기를 주우라 하여 운동장 여기 저기 흩어져서 줍고 있는데 내 앞쪽에서 줍고 있던 순이가 얼굴을 감싸 쥐면서 외마디 소리를 지르고..

또순이 어렸을 적에 40 - 베이비 붐 세대

100 이땅의 베이비 붐 세대 - 2002/04/13/11:48 서화동우회 까페에 올렸던 글임 책 보자기 어깨에 질끈 각개 매고 동무들과 학교 가는 길에는 나뭇잎 동동 떠 있는 맑은 개울물이 흐르며, 강가에서는 민물새우와 송사리 떼가 검정 고무신으로 퍼 올려 주기를 유혹하고, 누런 학교 급식빵을 가져 가는 고아원 패거리 들이 가장 싸움을 잘하는 이유를 몰랐던, 어린 시절을 보낸 우리. 생일 날이나 되어야 도시락에 계란말이 하나 묻어 몰래 숨어서 먹고 소풍 가던 날 륙색 속에 누나가 싸준 사과 2개, 계란 3개, 사탕 한봉지 중 사탕 반 봉지는 집에서 기다리는 동생들을 생각하며 꼭 남겨 와야 하는 걸 이미 알았던, 어린 시절을 보낸 우리. 일본 식민지 시절과 6.25를 겪은 어른들이 너희처럼 행복한 세대가..

또순이 어렸을 적에 39 - 달걀두개

99. 달걀 두개(군서초등 동기 곽봉호글) 집을 지키느라 가끔른 심심해 하시는 어머니에게 닭을 키워 보는게 어떻겠느냐고 아버지께서 제안을 하셨고, 아버지의 권유대로 닭을 키우기 사작하면서 어머니의 얼굴에는 화색이 돌았다. 어머니는 산작로에 나와서 우리를 기다리는 것보다 시간마다 닭장에 들어가 달걀을 빼들고 나오는 일에 더 즐거움을 느끼시는 듯 했다. 처음에 세 마리 였던 닭은 다섯 마리, 열 마리, 스무 마리까지 늘어 갔다. 글쎄, 닭 때문에 우리 가족이 누리는 행복의 양이 늘어 간 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 우리는 어느 아이들보다 풍족하게 계란 음식을 먹을 수가 있었고 어머니 대신 닭장 안에 들어가 아직도 온기가 남아 있는 알을 두 손으로 소중히 받쳐 안고 나오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어..

또순이 어렸을 적에 38 - 구사일생

98. 구사일생 - 기남이 글임 유난히도 끈질기게 내리던 비가 그치면서 모처럼 청량하고 여유가 있는 휴일이다.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피래미( 피라미)와의 한판 머리싸움을 벌이기로 했다. 간단한 점심거리를 챙겨 냇가 물 맑은 여울을 찾았다. 1시간 정도를 달려간 냇가는 벌겋게 넘실대던 황톳물이 빠지고 아기자기한 자갈돌과 한가로이 입질을 하며 놀고 있는 피래미( 피라미)가 투명하다. 도착 하자 마자 그동안 쌓아 온 피래미 잡는 노하우를 발휘했다. 장비는 대낚에 파리낚시 바늘, 미끼는 구더기를 썼다. 이 ~~~히! 흘러가는 여울물에 낚시를 던지자 마자 낚시대가 휘청하며 한놈이 걸려 들었다. 옆면이 파랗고 빨간색을 띠어 보기에도 예쁜 간다리다.( 일명 ' 갈라리 ' 라고도 하며 표준말은 ' 불거지 ' 라 했다...

또순이 어렸을 적에 37 - 아프리카 입술이 되었다.

97. 아프리카 입술이 되었다. 바야흐로 벌초 철 한가위 전까지 세 번의 휴일이 남아 있으니 9월 1일은 피크가 되리라. 그런데 제15호 태풍 루사가 훼방을 놓고 있어. 날 잡아 놓은 분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어쩌랴, 본인은 이틀 간은 해야하는 처지이니 비가 오더라도 강행해야 한다. 오늘의 이야기는 지난해 벌초 때의 땅벌 사건이다. 마침 집안 형제들과 일정이 맞지 않아 아내, 그리고 대학생인 큰애와 셋이서 하게 되었다. 그 날 해야 될 봉분은 모두 여섯 분상으로 아침 일찍부터 시작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관리해야 할 묘소는 늘어가고관리에 참여하는 자손들은 줄어 들고 ...... 불손하지만 어쩔 수 없이 우리도 기계(예취기)를 사용하고 있다 예취기는 매우 힘이 들고 위험하여 다뤄 보지 않은 ..

또순이 어렸을 적에 31 - 6학년이 되어

83. 6학년이 되어 군서초등학교 6학년은 1반, 2반, 3반이 있었다. 졸업 앨범을 보니 6학년 1반은 남자애들 14명 여자애들 28명 6학년 2반은 남자애 19명 여자애 37명 6학년 3반은 여자애 15명 남자애 33명 1반과 2반은 중학교 진학을 안하는 실업반이어서 여자애들이 월등히 많았고 3반은 중학교애 진학하는 진학 반 이라서 남자애들이 2배 이상 많았다. 진학반이 1개 반이어서 6학년 1반, 2반, 3반 담임 선생님들이 방과 후 과외를 요일마다 과목을 나누어서 돌아가면서 가르치셨다. 진학반은 학교에서 과외를 하는데 아침 7시부터 2시간 동안 아침 과외를 하고 6교시가 끝나고 청소 한 다음 7,8,9교시 3시간 오후 과외를 하였다. 상지리에서 군서 초등학교까지의 거리가 약 10키로 였기 때문에 ..

또순이 어렸을 적에 30 -여름 그리고 학질

81. 겨울 그리고 강 날씨가 쌀쌀해져서 모두들 웅쿠리고 다녔다. 선생님이 집에서 장작 5개씩 들고 오라고 하였다. 들고 온 장작을 교실 가운데에 있는 난로에 넣어 불이 활활 붙으면 진짜 따뜻 하였다. 난로가 달아 오르기 시작하고 2교시 쉬는 시간이 되면 노오란 알루미늄 도시락을 난로 얀통을 중심으로 동그랗게 쌓아 올려 놓는다. 3교시 끝나면 아래쪽에 있는 도시락을 위로 올리고 위에 있는 도시락을 아래로 내려 놓는다. 교실에는 식욕을 자극하는 난로에 익어가는 김치 냄새가 나고 ... 점심시간에 난로에서 도사락을 가져다 책상 위에 놓고 뚜껑을 열면 김이 모락모락 올라 오고 김치와 밥위에 올려져 있는 달걀후라이의 맛은 와우 WOW 어떤 애들은 김치를 섞어서 흔들면 김치 볶음밥. 고추장을 섞어서 흔들면 고추장..

또순이 어렸을 적에 27 - 불꽃 놀이

75. 불꽃 놀이 깡통에다 불을 담아 크게 빙빙 돌렸다. 강가에는 동네 아이들 전부가 모여서 깡통을 빙빙 돌리고 있었다. 불티만 일으키고 있는 아이, 불이 쏱아지는 아이, 제대로 또순이 처럼 빙빙 돌리는 아이등등 또순이도 다른 아이들처럼 빙글빙글 돌리는데 재미 있었다. 동그란 불고리가 공중에 그려졌다. 알 수 없는 짜릿함으로 열심히 돌리고 있는데 사촌 언니가 집에 가자고 이제 자야 하니까 집에 가자 하였다. 사촌 언니 ~ 봄에 배나무에 배를 종이로 싸는 일을 하였다. 다 싸면 아버지가 만원을 준다고 하여서 또순이는 또돌이와 아침부터 저녁때까지 하루종일 작은 배를 종이로 쌌다 도중에 또돌이는 힘들다고 그만두고 또순이는 끝까지 쌌다. 아버지는 또돌이한테는 안주고 또순이한테만 만원을 주었다. 그때는 만원이 큰..

또순이 어렸을 적에 26 -추석

74. 추석 여름이 지나면서 하늘에 달이 점점 더 크고 쟁반처럼 동그래졌다. 추석이 가끼워지자 집집마다 동네 처녀 총각이 밤늦게 연애한다는 방앗간에서 쌀가루 찧어서 송편 만들 준비를 하느라 바빴다. 우리 집도 쌀가루 찧어서 송편 만들 준비하느라 바쁘고 추석 때 입을 옷을 산다고 옥천 장날에 엄마를 따라 옥천까지 버스를 타고 나갔다. 엄마는 시장에서 장사하는 아줌마하고 무언가 기분 나빴는지 싸움이 붙었다. 또순이는 엄마가 그렇게 큰 소리를 내며 싸우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 어찌나 목소리가 크고 시장이 떠나갈 듯 고함을 쳐대는지 정말 우리 엄마가 맞을 까 싶을 정도였다. ' 항상 조용하시기만 해서 엄마는 큰 소리 낼 줄도 모르고, 싸울 줄도 모르는 줄 알았더니 우리 엄마도 씨울줄 아시는구나. ' 그렇게 입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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