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은퇴 후 만 3년 햇수로는 4년.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일요일처럼 느껴진다. 예전에는 일요일이면 모두들 모여 있어서 시끄러웠는데 지금은 조용하다는 게 다르다. 조용하다가 학교에서 수업 시작과 끝을 알리는 차임벨소리가 들리면 오늘이 일요일이 아니고 학교 가야 하는 날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젊었을 때처럼 계산기를 두드리면서 절약할 궁리는 안하지만 몸에 밴 습관이라서 절약을 쉽게 버리지는 못한다. 나쁜 건 아니지만 또 그렇게 칭찬 할만한 것도 아니다. 쓸 때 쓸 줄 모르는 것도 바보. 그렇지만 절약해야 함에도 제대로 절약이 안 되는 게 있다. 바로 시간이다. 젊었을 때는 늘 시간에 쫓기어서 어떻게 빨랑빨리 빨리 마치고 쉴까 궁리를 했다면 지금은 어떻게 하면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을까를 궁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