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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의 사계>
아파트 앞 주차장에 커다란 느티나무 한그루가 있다.
일년 12달 느티나무를 바라다 본다.
영숙이네 주방 작은 창문으로 바로 보이기 때문이다.
티스토리를 쓰면서 느티나무의 사계에 대해서 기록해 봐야겠다고 생각하였다.
매일 매일 찍으면 좋겠지만 지나가다가 눈에 뜨이면, 또 느티나무의 모습이 급격히 변할 때마다, 생각날 때마다 찍었다.
그렇게 찍은 사진과 이야기를 한번 티스토리에 올렸다.
이제 두번째로 올리려고 한다.
이번에는 봄에 피어나는 느티나무를 중심으로 느티나무의 사계를 올려 본다.
누가 그러라고 하지 않았는데도 느티나무는 때가 되면 잎을 피어올리기 시작하다.
겨울철에는 그렇게 벌거벗은 나무가지만 보이는 듯 했었는데 소리없이 애기 손톱만한 잎사귀가 올라 오다가 어느날 연두연두해진다.
지난 주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몽우리로 올라오던 벚꽃이 화알짝 얼굴을 피어 올렸다.
더불어 느티나무도 어제 오늘 봄비가 적셔지더니 기다렸다는듯 조금 쌀쌀해진 꽃샘 추위에도 아랑곳 없이 감탄을 자아낼 만큼 연두 빛깔로 피어오른다.
조그만 주방 창문으로 내다 보다가 감탄을 뱉어낸다.
"아, 봄이구나. 느티나무 잎이 연두연기로 피어 올랐네."
그동안 왜 그렇게 느티나무가 안보였을까?
학교 다닐 때는 느티나무를 바라볼 생각을 한적이 없었던 것 같다.
바라보았다고 해도 아무 생각없이 무심코 보았었던 것 같다.
"왜 그랬을까?"
"왜 영숙이 눈에는 느티나무의 이파리가 보이지 않았던 거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저 나무 아래를 지나 다녔던거지?"
이제는 저 나무가 보인다.
날마다 조금씩 보이지 않는듯 보이는 듯 변하는 모습도 보인다.
누군가가 한말
"저 나무 진짜 멋있다. 저 나무 너무 좋아."
했던 말을 실감한다.
이렇게 또하나의 발견을 하는 날들이다.
아직도 영숙이가 모르는 일들이 많다.
늘 가까이 있으면서도 무심코 지나쳤던 일들도 많을 것이다.
조금씩이라도, 한가지라도 하나씩 하나씩 발견해 나갈 것이다.
마른나무처럼 보이지
만 때가 되면 겨우내 나무 속에 품고 숙성
시키고 있던 잎사귀가 피어 나는 것 처럼,
영숙이 속에도 숙성되
어가는 잎눈이 있을까?
때가 되면 누가 하라고
말 안해도 저 혼자서 열
심히 잎사귀를 피어 올
리는 느티나무처럼,
그렇게 이쁘기만한 잎새를 영숙이도 피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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