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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irement life of JINNSSAM

정자바닷가 22년 첫 나드리

by 영숙이 2022.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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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바닷가 22년 첫나드리>

 친정에 가서 엄마랑 동생둘이랑 전주 한옥 마을에 1박 2일 ~ 짧고도 긴 여행을 다녀왔다.

 어디 외국에 일주일 동 안 다녀온 것처럼 지친다.

 집에 밤늦게 도착하여 자고있는 철희에게 인사한다.

 처음엔 모르더니 베게를 다리 사이에 끼워주니까 퍼뜩 눈을 뜬다.

 "어? 왔네? 언제왔어? 도착한다는 시간이 지났는데 안와서 전화했
지."

 "잘했어요. 어서자요"

 

 아침.

 혼자서 떡만두국 끓여 먹고 핼스장에 운동하러 간다.

 올 시간에 맞춰 묵은지 돼지찌개 끓이고 똬리고추 찌고 양념하고 기다리다 전화하니까 곧 온다고 한다.

 "왜 이렇게 늦게 왔어?"
 "빨리오면 뭐해?"

 할말이 없어서

 "밥 먹어야지. 찌개 너무 쫄까봐 불껐는데 식었네"

 부지런히 챙겨먹고 나니 또 할일이 없다.

 어제 밤 늦게 도착했지만 일주일 동안 회사 다니느라 피곤했을 철희를 생각해서 말한
다.

 "바람 쐬러 가려면 가"

 컴앞에 앉아서 티스토리 정리 하려는데 나가자 한다.

 세수.양치.옷갈아 입기.물건챙기기 ~ 눈이 아파 선그라스는 필수.
이어폰. 화장 안하니까 모자필수. 안약. 메모지 조금. 볼펜. 재래시장상품권 등등

 나가다가 다시 들어와 안전밸브 잠갔나 확인하고 전기 콘센트 켜져 있나 확인한다.

 엄지 발톱에 오래 된 무좀이 있다.

 무좀약을 찾으니 어디 있는지 안보인다.

 영숙이가 쓰는 거실에 있는 책상 아래에 두었는데 ......어디갔지?

 더 지체하면 화가 날텐데 ... 대전 엄마네 갈때 책상 아래가 복잡해서 몽땅 치운 것이 생각난다.

 다녀와서 바르기로 하고 나갔다.

 아파트 뒷쪽 주차장에 얼굴을 보여주니  차안에서 기다리고 있던 철희가 시동을 건다.

 "어디갈까?"
 "자기 가고 싶은데 가"

처음으로 무료 동영상에 무료 음악과 글씨를 넣어 보았다. 와! ~ 우! ~ 이제 된다. 클라식을 좋아하니까 마음껏 넣어 봐야지. 때때로 못부르는 영숙이의 ccm이지만 금요철야에서 부르는 것을 가져와서 넣어봐야겠다.  ~ 화이팅 ~ 

 

 차가 출발하면서 잠이 들었다.

 도착해서 일어나니

 

 ~ 많이 와본 곳인데 어딘지 모르겄네. ~

 차를 바다쪽으로 앞으로 대어 놓고 의자에 앉아서 놀려고 한다.

 "오늘 차박할까? 차 뒤로 대고 바닥 펼치자"
"이불도 없고 추워서 안돼"
" 차 뒤라도 펼쳐서 누워도 좋고 그렇게 하자."

 마음이 흔들리는게 보인다.

 한번만 더 말하면 귀찮아도 의자 젖히고 이불 깔아 줄것 같다.

 

 드뎌 의자를 당기고 젖히고 바닥 낮추고 ...고마워서 얼릉 얼릉 알아서 도와 준다.

 "콜라 사올까?"
 "아니?"
 "물은?"
 "아무것도 안마셔"
 "화장실에 가면서 사오려고 했는데..."
 "그럼 콜라"

 화장실에 갔다가 마트를 찾는데 어디까지 가도 보이지 않는다.

 서서히 여기가 어디쯤 인지 짐작이 된다.

 너무 멀리 왔지만 ~ 그래서 리턴을 못하고 직진.

 드디어 편의점을 찾았다.

 다이어트 콜라. 우엉차1+1=3에 홀려서 3개 구입. 얼음 1컵. 스위트 아메리카노1개. 합계 10350원.

 꽤 무겁다.

 다시 돌아갈 일이 꿈만 같다.
 이 무거운걸 들고.

 

 바닷가로 내려가서 운동화를 벗어 들고 맨발로 모래를 걷는다.

 촉감이 좋지만 걷기가 쉽지 않다.

"바스락 ~  바스락."

 갈길이 너무 멀다.

 

 언제 저기까지 간댜?

 "아고 힘드러. 힘드네. 언제 다 간댜?"

 구시렁 구시렁 중얼거리면 확실히 덜 힘들다.

 끝까지 모래와 작은 돌 해변으로 해서 못가고 1/3 남은 지점에서 바닷가 모래 사장을 벗어난다.

 "하도 안와서 화장실에 빠진줄 알았네"
 "반대쪽으로 가면 정자 회센타네.

  거기가 더 가까울 뻔 했어.

  엄청 멀더라고.

  겨우 편의점가서 사왔네"

 "화장실은 반대쪽 가는게 가깝겠다."

 옮기기 싫어서 근처 식당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계산대에서 계산을 하면서 후회를 한다.

 

 식당에서 다 먹고 계산대에서 계산을 할 때 아까우면 다시는 그 식당에 안가고 흡족하면 다음에 또 그 식당에 간다.

 

 오늘은 다니던 단골집으로 안간 것을 조금 후회 한다.

 

 가성비가 별루다. ~ 회도 시원찮고 맛도 그저 그렇다.

 다시 차에 돌아 오니 40대 후반이나 50대 초반 쯤 되는 남자 셋이서 바닷가 모래 사장에서 폭죽을 터트리며 미친듯이 환호한다.

 청소년 시절에 못해본 것을 해보려고,

 힘든삶에 울분을 토해내고 있다.

 

 폭죽이 올라가서 터질 때마다 영숙이도 함께 환호성을 낸다.

 

 옆 차는 자는지 조용하다.

 

 아까 밥먹으러 가면서 옆집을 들여다 보다가 쌀국수를 나무 젓가락으로 떠서 입에 넣던 남자하고 눈이 마주쳤었다.

 

 "옆집은 어떤가 구경하고 있어요."

 "아, 예"

 "혼자 오셨나봐요."

 "이따 집 사람이 올거예요."

 "아. 네. 꽃까지 있네요."

 

 남자가 쌀국수를 올려 놓고 먹고 있는 탁자 위에 미나리 아재비의 하얀 꽃이 풍성하게 꽃병에 꽂혀 있었다.

 

 차 앞 유리를 보일까봐 물건으로 막아 놓고  있다.

 

 "글 다 썼어."

 

 영숙이도 철희 옆에 눕는다.

 비발디의 사계를 틀어놓고 자고 있던 철희가 부스럭거리며 일어난다.

 

 "왜 일어나? 더 자지."

 "다 잤어. 이제 집에 가자."

 "잠이 깨어야지."

 

 철희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깔아 놓은 이불과 매트를 다시 개켜서 제자리에 넣어 놓고 의자를 편다.

 

 다 정리한 다음에 집으로 출발 !~ .

 

 

 오늘은 토요일이고 내일은 주일이다.

 

 이렇게 오랬만에 온 22년도 첫 차박 흉내 나드리가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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