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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칼럼/국내여행

꿈을 꾸는게 좋다.

by 영숙이 2023.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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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는게 좋다.>     

낯선 거리가 좋다.
낯선 냄새.
낯선 풍경.
낯설음이 꿈을 꾸게 한다.
꿈을 꾸게 하는게 좋다.

맨발의 축구란 영화에서 이렇게 말한다.

"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하게 꿔야하냐고."

그렇다.
누구나 꿈을 꿀수 있지만 누구나 꿈을 꾸지는 않는다.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은 부자가 되는 꿈을 꾼다.
아예 부자가 될 꿈조차 꾸지 않는다면 부자가 될 확률이 점점더 낮아진다.

백화점의 왕이 된 사람은 백화점의 엘리베이터 보이로 근무하면서 언제인가는 그 백화점의 주인이 될 꿈을 꾸었다.
그리고 백화점의 주인이 되었다.

오늘은 현대자동차 앞 서비스센타에 자동차 수리를 맡기러 갔다.

20년이 넘은 차다.
10년된 중고차를 사서 몬지 벌써 13년이 되었다.
그동안 차체가 두동강이 나서 다른 그랜저에서 차체를 가져와 연결하기도 했다.

태화강 다리 중간에서 차체가 떨어져 렉카를 불러서 서비스센타
로 끌고 갔었던 적도 있다.

차를 바꾸라고  ~ 폐차시키고 중고차를 사라고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동안 나름 정이 들었나보다.

일년동안 기도하고 얻은 차라서 남달리 여겨지는탓일게다.
내일 모레가 구정인 탓인지 서비스센터
도 뒤숭숭하다.

Jinnssam도 뒤숭숭해진 마음
으로 서비스센타를 떠났다.
하필이면 자동차 감사를 17일에 받았는데 불합격을 받았고 26일까지 재검을 받으라고 한다.

카센타에서 현대서비스센터에 간다고 하면 기겁을 한다.
돈많이 든다고.
그러거나 말거나
12월초에 서비스 신청을 했는데 가장 빠른 날이 1월 20일 이었다.
구정쇠러 간다고 하루 당겨서 차를 가져다 놓았으면 좋겠다고 신청해서 가져온 것인데 오래된 차라 부품이 없을 수 있으니까 밖에 있는 직영공장으로 가라고 한다.

"밖에서는 가지 말라고 난리고 안에서는 또 밖에서 하라고 해요? 시간이 걸려도 좋으니까 여기서 고칠께요."

서비스센타를 떠나 버스정류장에서  처음 도착하는 시내버스를 탓다.

덜컹 덜컹 ~ ~ ~
오랫만에 버스가 흔들리는데로 몸을 맡긴다.
좋다.
아무 생각없이 버스
가 흔들리는데로 목적지도 없이 간다.

차고지 전  버스 정류장에 내리라고 친절한 기사분이 세워준다.
예전에는 차고지에
서 내렸더랬다.
이젠 차고지에서 내리는게 없어졌나부다 .

아가씨때 심심한 날.
시내버스 타고 가장 멀리 갈수 있는 곳이 방어진 종점이었다.
방어진 입구가 차고
지였는데 거기서 내
려 꽃바위까지 걸어
가야 했다.

어슬렁 어슬렁 두리번 두리번 ~

지금은 꽃바위까지 간다.
차고지가 꽃바위에
있다.
종점정류장에서 내려 어슬렁 어슬렁 두리번 두리번 ~

우선 건물이 엄청 많다.
아파트도 많다.
예전에는 큰 도로
변에도 키낮은 하꼬방 건물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바닷가 쪽으로는 휑하니 아무것도 없었는데 ~
걷다가 바닷가 쪽으로 자그마한 주택이 매물로 나와있어서 가격을 물었다.

120평인데 13억 팔천?
ㅎㅎㅎ
그랬다.
이렇게 집이 많은데 또 이렇게 비쌌다.
ㅎㅎㅎ

오다가 찜질방이 있어서 들어가 물아보니 안한다고 했다.
빈가게도 많고 임대 내놓은 가게도 꽤 많다.

  경기는 안좋다고 하는데 부동산은 천정부지 ~

버스타고 오는데 창밖으로 중공업  건물벽에 써있는 글자가 보인다.

우리가 잘되면 나라가 잘되는 것이고 나라가 잘되면 우리가 잘되는 길이다.

10번 100번 옳은 말이다.
정주영씨가 말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정주영씨는 우리의 현대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우리는 어떤 세상을 살다가 가는거지?

오늘 서비스센타
에서 들은 말때문에 좀 슬프다.

"우리가 일을 더 많이하거나 적게 하거나 받는 월급은 똑같아요"

그말을 학교에서 근무하는 선생님이 한다면

"우리가 애들을 더 돌보던지 덜 돌보던지 받는 월급은 똑 같아요"

그렇다고 학급아이
들을 소홀히 하는 샘은 한사람도 없다.
  월급을 안주면 학교에 안나오겠
지만 월급때문에 학교에 오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이 좋아서 학교에 온다.
아이들이 싫으면 학교에 근무하는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왕하는 일 즐거운 마음으로 하면 어떨까하는 생각.
교실에서 아이들을 돌볼때 아이들의 얼굴을 돈으로 본다면 얼마나 슬플까.

그런 의미에서 오늘 서비스센타를 나오는 마음이 좀 슬펐다.

바닷가를 따라서 걷다가 앤젤리너스
와서 디카페인 커피와 몽블랑 빵을 시켰다.
주인이 생크림도 와인잔에 듬뿍 준다.
3층에 올라오니 사람들이 많아서 2층으로 내려 왔다.

밝은 바다물빛이 석양으로 반짝인다.

오랫만에 낯선 거리를 오니까 좋다.
낯선 냄새가 좋다.
낯선풍경.
낯설음이 꿈을 꾸게 하니까 좋다.

꿈을 꾸는데는 비용이 안들고
꿈을 꾸는데는 나이 제한이 없어서 좋다.

방어진 바닷강에서 한때 가난한 젊은 아가씨로 꿈을 꾸던 곳에서 여전히 꿈을 꿀수가 있어서 좋다.

Jinnssam이 꿈꾸던 자리를 떠나면 Jinnssam 대신 누군가가 꿈을 꾸겠지.
누군가가 또 꿈을 꿀 것이라 생각하고 오늘의 이 자리를 가볍게 훌훌 미련
없이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낯선 거리에서 만난 경고 글자가 웃겨서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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