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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탐구 생활/부부탐구생활

아내와 귤

by 영숙이 2023.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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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와 귤 >

         행복편지에서 가져옴(박시호)

 저는 결혼 8년차에 접어드는 남자입니다.

 우리 부부는 3년 전쯤 이혼의 위기를 심각하게 겪었습니다.

 그 심적 고통은 경험해보지 않으면 절대 모를 겁니다.

 

 사실 저는 딱히 이혼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아내는 이혼하자는 말을 심심찮게 내뱉곤 했습니다.

 그날도 무슨 일 때문에 짜증이 났는지 또이혼하자고 하더군요.

 당시 저도 여러 일로 지쳐 있던 때라 맞받아쳤습니다.

 

 그날부터 순식간에 각방을 쓰고 말도 안학 시작했습니다.

 대화가 없으니 서로에 대한 불신은 갈수록 커졌고 사소한 일에도 서로가 밉게만 보이기 시작했죠.

 그래서 암묵적으로 이혼의 타이밍만 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린 아들도 눈치가 있었는지 언젱부턴가 시무룩해지고 짜증도 잘 내며 툭하면 울음을 터트리곤 했습니다.

 아내는 그런 아이에게 불같이 화를 내며 혼을 냈죠.

 저도 마찬가지였고요.

 계속 싸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아이가 그러는 것이 우리 때문이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말이죠.

 

 저는 가끔 외박도 했습니다.

 그런데 바가지 긁을 때가 좋은 거라고 저에 대해 정나미가 떨어졌는지 외박을 하고 들어가도 신겨도 안쓰더군요.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기를 몇달.

 하루는 늦은 퇴근길에 과일 파는 아주머니가 떨이라고 하면서 귤을 사달라고 간곡히 부탁하기에 남은 귤을 다 사서 집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식탁에 올려놓고 욕실에 들어가 씻고 나옸는데, 와이프가 귤을 먹고 있었습니다.

 몇 개를 까먹더니 .

  "귤이 참 맛있네."

 하고 방으로 쏙 들어가더군요.

 

 순간 제 머릴를 쾅 치듯이  예전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아내는 결혼 전부터 귤을 무척 좋아했는데 결혼하고 8년이 지나도록 내 손으로 귤을 사온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겁니다.

 알고는 있었지만 미처 생각지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연애할 때 아내는 길을 가다가 귤을 파는 좌판이 보이면 천 원어치라도 사서 핸드백에 넣고 저와 사이좋게 하나씩 까먹곤 했습니다.

 그때 생각이 나서 저도 모르게 마음이 울적해져 방으로 들어가 한참을 울었습니다.

 부모님 댁에 갈 때는 귤을 박스채로 사 들고 가는 제가 아내에게는 8년간 몇 천원도 안 하는 귤 하나 사주지 않았다니 그렇게 미안할 수 없었습니다.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아 기르다보니 어느덧 나는 아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회사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말입니다.

 반면 아내는 저를 위해 철마다 보약에, 반찬 한 가지를 만들어도 제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신경 써서 만들어줬는데 말이죠.

 

 며칠 후 늦은 퇴근길에 과일 아주머니를 다시 만났습니다.

 그래서 또 남은 귤을 사가지고 들어갔습니다.

 집에 가는 길에 하나 까먹어보니 며칠 전 아내의 혼잣말처럼 정말 달고 맛있더군요.

 집에 들어와 식탁에 살짝 올려놓았습니다.

 씻고 나오니 아내는 이미 귤을 몇개나 까먹었더군요.

 내가 묻지 않으면 말도 꺼내지 않던 아내가 물었습니다.

 "이 귤 어디서 샀어요?"

 "응. 전철 입구 길가에서."
 "귤이 참 맛있네."

 

 몇 달 만에 아내가 미소를 지었습니다.

 아직 잠들지 않은 아이의 입에도 몇 알 넣어주고요.

 그리고 아이를 시켜 직접 깐 귤을 저에게도 건네주는 아내를 보면서 식탁 위에 무심히 귤을 던져 놓은 내 모습과 또 한 번 비교하게 되었고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뭔가 잃어버린 것을 되찾은 듯 지반에 온기가 생겨났습니다.

 

 다음날 아침 오랜만에 아내가 주방에서 아침을 준비하고 있더군요.

 사이가 안 좋아진 후로는 제가 출근하기 전에 아침을 차린 적이 없었는데 말이죠.

 그렇지만 멋쩍기도 해서 못 본체 현관문을 나서려는데 아내가 저를 불렀습니다.

 한 술만 뜨고 가라고요.

 마지못한 척 앉아서 첫 술을 뜨는데 목이 매여 밥이 안 넘어가더군요.

 갑자기 추체할 수 없이 눈물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아내도 같이 울고요.

 부끄럽기도 해서 그 동안 미안했다는 말을 한마디하고 집을 나왔습니다.

 

 이런 작은 일로도 감동을 주어 아내의 마음을 열 수 있다는 것을 지금껏 모르고 살았던 제가 정말 바보였습니다.

 그간 아내에게 냉정하게 굴었던 자신이 후회스러워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그 이후, 시간은 조금 걸렸지만 우리 부부의 위기는 잘 해결되었습니다.

 여전히 가끔씩 다투기도 하지만 걱정하지 않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그것이 무엇이든 우리 사이의 매신저가 되어줄 것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오늘 저녁, 집에 과일 한 봉지 사 들고 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 요즘 매일같이 비가 온다.

 울산은 다행히도 비와 햇볕이 번갈아 있는 장마철을 보내고 있다.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고 국지성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많은 사람들과 안타까운 소식들이 연이어 들려오고 있다.

 마음이 아프다.

 

 기상이변, 이상기후 등등 유럽, 미국, 인도등등에서도 집중호우로 무섭게 흘러가는 흙탕물들을 보면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도 가뭄과 홍수가 번갈아가면서 심각하던 나라였다.

 다행히 치산치수라는 말처럼 그동안 산에 나무를 많이 심고 조림도 잘된 덕분에 홍수나 가뭄의 영향을 덜 받는 것으로 알고있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힘든 상황에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 올때마다 마음이 좋지않다.

 

 오늘은 오랫만에 행복편지에서 이야기를 발췌해왔다.

 인테레어 작업하는라 마음이 바빴다.

 사실 Jjinnssam이 딱히 할일은 없었지만서도 마음이 복잡해서 쉬는 시간에는 영화요약이나 넷플릭스에 빠져 지냈었다.

 가끔 멍때리기가 필요하다.

 물멍이나 숲멍이나를 할 수 없으니 방안에서 아무생각없이 영화를 보는 것도 나름 괜찮다.

 

 오늘 가져온 이야기는 부부 싸움.

 원래 열전보다 냉전이 더 나쁘다고 했다.

 열전은 후다다닥 거리고 또 헤헤 거리고

 냉전은 끝없이 시간을 두고 씨루고 벼른다.

 

  jinnssam부모님은 사이가 좋았던 날보다 나빴던 날이 더 많지 않았을까?

 아버지가 조용해도 엄마는 끊임없이 아버지에 대해서 부정적인 이야기를 우리에게 말했었다.

 엄마가 악의를 가지고 아버지에 대해서 그렇게 말했다고는 생각 안한다.

 늘 집안에 계시면서 이야기할 상대가 우리 뿐이니까 평소 당신의 섭섭함을 우리에게 표현 한 것 뿐일 것이다.

 

 그렇지만 아버지의 따스함을 받아보지 못하고 성장한 우리 5남매는 남자에 대해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마음 속에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었을 것이다.

 엄마는 지금도 그렇지만 우리를 위해서 항상 기도를 해주셨고 우리를 향한 긍정적인 기대를 가지고 계셨다.

 엄마의 긍정적인 기대감이 우리가 사회 생활을 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모른다.

 

 사실 아내들은 남편들의 어마무시한 돈이나 물건이나 뭐 그런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그보다는 따뜻한 말한마디 그리고 따뜻한 배려나 작은 선물에 더 감격하고 기뻐한다.

 전통적인 유교 교육과 유교의 가풍속에서 자랐다 해도 또 그런 교육이라고는 전혀 받아본적이 없다 해도 인간적인 배려가 필요한 것이 부부가 아닐까?

 

 메몰차게 이야기 하기.

 무신경.

 자신은 모두 옳고 상대편은 틀렸다고 말하기.

 뉴우스나 다른 나라 유튜브는 잘 보면서 같이 사는 사람이 뭐하는지에 관심이 없는거.

 

 jinnssam이 예수 믿으면서 한 일이 있다.

벌써 27년.

성경책을 사서 사람들에게 준 것.

철희는 예수도 믿지 않고 교회도 다니지 않았지만 기독교 서점에 성경책을 사러 갈 때마다 데려다 주었고 그렇게 많이 사다 날라도 거기에 대해서 한번도 지적질을 하지 않았다.

 

 처음 교회를 안다니다 다닐 때는 성경책이 무슨 잘못이 있는 것도 아닌데 성경책을 베란다 밖으로 내던져 버리기도 하고 한번은 화장실 변기에 넣기도 했었다.

 그때 쯤 여동생이랑 작은 방에서 전화를 했었다.

 "성경책을 왜 저렇게 창문 밖으로 내버리는지 몰라? 그래봤자 또 사면 그만인데 ~ 성경책 사느라 돈만 더 들어가는데 ~ "

 그 소리를 화장실에서 들었는지 이후로는 성경책을 버리지 않았다.

 

 성경책을 사다주는 걸 뻔히 알면서 절대로 성경책 사주는 일에 대해서 가타부타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지금은 성경책이 눈에 띄면 성경책을 치우던 일도 하지 않는다.

 거실 책상위에 펼쳐져 있어도 읽지는 않지만 뭐라하지 않는다.

 

 처음 CTS를 틀때면 화를 내고 티비를 끄고 했었는데 지금은 예배를 드려도 뭐라하지 않는다.

 정말 감사하다.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자는 우리를 위하는 자니라 누구든지 너희를 그리스도에게 속한 자라 하여 물 한 그릇을 주면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저가 결단코 상을 잃지 않으리라.(마가복음 9: 40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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