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칼럼/국내여행

은행나무 가을을 찾아서 ~ 경주 도리마을

by 영숙이 2023. 11. 5.
728x90
반응형

 

< 은행나무 가을을 찾아서 ~ 경주 도리마을 >  

 

 금요일, 토요일 일주일치 티스토리를 쓰느라 노트북 앞에 앉아 필요한 내용을 인터넷 AI에 물어보는데 울산, 부산에서 가봐야할 곳 경주 도리마을 은행나무가 보였다.

 우리집에서 한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였는데 아버님을 모신 영천 호국원 가는 길에 있었다.

 그동안 해마다 여러번 다녔었는데도 그곳에 그런 곳이 있는줄 몰랐다.

 관심이 없으면 눈앞에 있어도 알수가 없다.

 

 오늘 예배 드리고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는데 교회 건물 뒷쪽에 아파트가 보였다.

 그 아파트를 지을 때 저 아파트로 이사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에 너무 오래 살았는데 새로 지은 아파트로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물론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보다는 교통편이나 마트등이 좀 불편하지만 이사하는 것도 필요하였기 때문이다.

 지금 살고 있는 집 인테리어도 다시해야 하고 물건도 너무 많아서 버려야 하기 때문에 가장 쉬운 것은 새집으로 이사하면 되기 때문이다.

 

 아파트를 보면서 '저 아파트로 이사 가야지.' 그런 생각을 했지만 결국은 실천하지 않았다.   한번인가 두번인가 갔었지만 그때마다 사람을 못만났었다.

 아직 다 짓지 않았다고 했고 그후 다 지었을 때 노크를 하지 않았다.

 정말 가고 싶었다면 가서 노크를 했어야 했었다.

 

 그렇다.

 알고만 있으면 소용이 없다.

 실천을 해야 한다.

 

주일예배를 마치고 천천히 걸어서 집으로 오는데 가로수로 쓰고 있는 은행나무들이 절반 정도는 노오랗게  물이 들어서 나폴거리며 떨어지고 있었다.


"오메 단풍 들었넹."

집에 와서 점심을 먹으면서 경주 도리마을의 은행나무 이야기를 했다.

 
점심먹고 준비해서 3시쯤 출발.

 한시간 걸리는데 1키로 남겨두고 여전히 한시간이 걸린다고 네비에 떴다.

 도리마을이 보이는 곳인데 그곳에서 부터 차들이 도로를 메우고 있어서 마을까지 들어가는데 한시간이 걸리는 것이었다.

 

 거의 한시간이 걸려서 마을 입구로 들어갔는데 다행히 마을에 주차장이 준비되어 있었다.

 농협 마당이 상당히 커서 그곳에 차를 세우고 걸어 들어갔는데 마을 안에도 주차장이 있었고 화장실도 있었다.

 주차장 앞에 자그마한 임시 시장이 열려있었고 카페도 두세군대가 있었다.

 

 은행나무가 있는 곳에서 이런 저런 사진을 찍고 또 다른 은행나무 숲을 찾아가는데 마을에 있는 집 담장마다 좋은 글귀를 써놓고 있었다.

 요란하지 않는 적당한 환대를 받는 느낌이었다.

 은행나무 입구에 있는 가을 꽃들과 작은 하천 변에 길게 길게  서있는 코스모스 꽃들도 도리마을의 환영을 보여준다. 

 

은행나무 숲으로 들어갔다.

 우리도 다른 사람들처럼 이리 저리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찍고 쭉쭉 뻗은 은행나무 아래 가득 깔린 은행잎을 밟으며 가을을 마음껏 만끽.

 모두들 기쁘게 사진들을 찍고 노오란 은행잎을 밟으며 가을을 온전히 느끼고 있었다.

 

 원래는 은행 묘목을 판매할 목적으로 심었는데 판매가 되지 않은채 그대로 자라서 빽빽한 은행나무 숲을 이룬 것.

 은행나무는 가지가 참 넓게 펼쳐지는데 이곳의 은행나무는 햇볕을 보려고 서로 경쟁적으로 자라느라 가지가 없이 쭉 ~ 쭉 ~ 쭉 ~ 날씬한 몸매로 햇볕이 비치는 가지끝에만 은행잎이 달려있다. 

 이제 은행 잎들이 떨어져 바닥에 가득 깔려있고 꼭대기에는 아직도 남아 있는 은행잎들이 손을 흔들어 준다.

 밖에서 보면 은행잎들이 풍성히 남아있는 은행나무 숲인데 숲안으로 들어가면 날씬하게 쭉뻗은 은행나무 기둥들이 일렬로 줄을 서 있다.

 

 아이들을 데리고 온 아빠들도 아이들과 함께 가을 꽃 사이로 사진을 찍는 모습이 보기 좋다.

 아베크 족들이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는 모습이 정말 보기에 좋다.

 해맑은 아이들의 웃음이 노오란 은행잎처럼 밝고 환하다.

 

숲을 빠져나와 카페 앞으로 갔다.

 아이들을 데리고 온 엄마들이 아이들이 먹고 싶다고 은행 나무 숲에서부터 칭얼 칭얼 노래부르는 떡뽁이에 오뎅에 간식들을 함께 먹고 있었다.

 서서히 하루의 해가 사라져 가고 있다.

 jinnssam도 오뎅도 먹고 떡뽁이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싶었지만 해가 뉘엿뉘엿하는 걸 보니 주저 앉으면 바로 캄캄한 어둠의 커텐이 쳐질 것 같아서 망설여진다.

 일찍 왔다면 여유있게 은행나무 숲을 바라보며,

 은행나무 숲속의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커피도 마시고 간식도 먹고 참 좋을 것 같은데 ~ ~ ~ 아쉽다...

 

 옆에 있는 다른 은행나무 숲으로 갔다.

 논가운데를 가로 질러서 작은 하천에 코스모스도 보러 갔다.

 논을 가로 지르면서 지푸라기 몇개를 주어서 주머니에 넣었다.

 이제 노오란 콩이 나올 시즌이다.

 23년도에 나온 햇노랑콩을 사서 잘씻어서 물에 충분히 불린다음 커다란 들통에 푹 쪄서 아직 뜨거울 때 대나무로 만든 사각 통에 넣고 콩위에 잘 씻은 볏집 즉 지푸라기를 얹고 맨 처음은 커다란 면타올로 감싸고 그 다음은 작은 담요로 똘똘 싸고 아파트라 아랫목이 없으니 적당한 곳에 자리잡아서 그 위에 커다란 담요로 푹 덮어준다.

 집에 보일러를 적당히 4시간에 30분정도롤 틀어줘도 충분하다.

 집을 따뜻하게 해주고 3 ~ 4일 지나면 밖에서 집안으로 들어올 때 온 집안에 좋은 청국장 냄새가 가득 찬다.

 그러면 꺼내서 작은 나무 절구통에 콩콩 찧으면서 소금과 마늘 그리고 고춧가루를 적당히 넣어준다.

 너무 찧지말고 콩알갱이가 적당하게 있도록 찧어서 유리병에 담아 꼭꼭 눌러서 냉장고에 넣어놓고 청국장 끓일 때 꺼내서 맛있게 끓인다.

 끓일 때 청국장에 집된장을 조금 섞어도 되고 두부와 시금치나 입맛대로 김치도 조금 넣어도 좋다.

 

 "지푸라기를 뭐하려고?"

 "청국장 만들 때 넣으려고 ~ 집된장도 넣어보고 이것 저것 해봐도 햇노란콩에 햇지푸라기를 넣는게 제일 맛있더라고 ~ "

 

 지푸라기를 챙기는 것도 쉽지가 않다.

 그래서 지푸라기 대신 집에 있는 집된장을 넣었는데 맛있는 햇냄새가 아니라 집된장 냄새가 나서 맛이 별루였었다.

 


"하천을 따라서 코스모스를 심어놨네. 요즘은 코스모스 보는 것도 쉽지가 않더라고."

 

 도리 마을 담장에 있는 글귀들을 전부 사진으로 찍었다.

 주차장 앞에 있는 작은 임시 시장에서 수박콩이라는 파란색 콩을 샀다.

 노랑콩을 사고 싶었는데 아직 다 노랗게 되지 않고 반쯤 노랗게 된 콩을 추수해서 팔고 있었다.

 

 그렇게 도리마을을 떠났다.

 오면서 보니까 논에 마시멜로가 많이 만들어져 있었다.

 항상 궁금했었다.

 저게 뭘까?

 어떤 아이가 말해 주었다.

 저거는요. 가축 사료인데요. 한개에 5만원 주고 사가요.

 몇년 전에 5만원이었으니 지금은 더 줄까?

 그 소리를 듣고 난 이후로는 마시맬로 갯수를 헤아리게 되었다. 

 몇개 있으니까 ~

 

 이젠 소키우는 근처에 마시맬로가 잔뜩 줄 맞춰 쌓여 있어도 저게 뭘까? 하고 궁금하지 않다.

 소먹이라는 걸 아니까 ~ 소먹이 대신 몇개 있으니까 얼마겠네 ~ ㅋㅋㅋ

 

 은행나무가 줄지어 서 있는 도리마을을 평일 오전 중에 갔었더라면 좋았을텐데 ~ 

 그러면 사람도 덜하고,

 길도 덜 막히고,

 은행나무도 실컷 보고,

 여유가 있어서 좋았을텐데 ~ 

 

 주왕산 단풍을 보러 평일에 갔다 온 것이 다행이었다. 

 만약 주말에 갔더라면 산이나 올라갔을까?

 사람이 너무 많아서 힘들었을 것이다. 

 

 주왕산 올라갔다 내려오는데 호떡을 파는 연세 드신 부부가 계시길레 

 "호떡 있어요?"
 "다 팔고 없어요. 내년에 오세요."

 "내일 오면 있어요."
 "내일 어떻게 와?"
 "왜 여기서 주무시면 되지."

 

 아까 도리마을 들어가는 길이 밀려서 차속에 있으면서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중에 눈군가 재빠른 사람이 있으면  호떡 장사하겠네 하고 말했었다. 

 수익을 내려면 마을에서 주차장을 만들어 주차비를 주왕산에서는 무조건 5000원을 받는데 너무 비싸니까 1000원씩만 받아도 충분히 수익이 되니까 주차비 받아서 마을을 위해 쓰면 되겠네. 
  

 아직까지는 야박스러운 상술이 가득하지 않아서 정말 좋은 푸근한 도리마을의 은행나무 숲이다.

 

아무리 시골이라도 도리마을의 은행나무처럼 특화된 관광요소만 있다면 전국 어디에서든 몰려 들 것이다.

 다만 일회성으로 만들어진 꽃이나 화훼단지등은 해마다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그런 것은 좀 배재했으면 좋겠다. 

 은행나무처럼 일부러 관리하지 않아도 되는 특화된 관광상품이 있고 비용이 들지 않는다면 굳이 동남아나 저렴한 숙소를 찾아서 외국으로 갈 필요가 있을까? 

 이정도도 충분히 행복하고 충분히 가을을 즐길 수 있는데  피곤하게 외국까지 나갈 이유가 없다.

 

 여름 휴가 때 숙소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충격적이었다.

 포항을 가다보니까 산속이나 들판이나 바닷가나 할 것 없이 풀빌라가 가득 가득한데 그런 곳을 체인점으로 엮어서 일년내내 저렴하게 이용할 수만 있다면 참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한국형 에어앤비가 없을까?

 이제 앞으로 점점더 저 많은 건물들이 쓸모없이 넘쳐 날텐데 ~ 건물 관리도 되고 이용객은 언제든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할 것 같다.

 

 오늘은 여기까지. 

728x90
반응형

'여행 칼럼 > 국내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맨발걷기  (1) 2023.11.23
경북 천년 숲 정원  (0) 2023.11.12
부소담악에서(추소정)  (3) 2023.09.08
관성솔밭 해수욕장 주변 맛집  (3) 2023.08.27
한양가는 기차  (0) 2023.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