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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관련/경제관련

당근마켓 입성

by 영숙이 2020.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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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마켓 입성>>

 당근 마켓 사이트가 있는 건 알았어도 그걸 이용해 본 적이 없었다. 

 팔 물건도 없고 사야할 물건이 있을 때에도 필요한 때 원하는 가격으로 뜨지 않기 때문이다.   

 

 카페 폐업 후 

 카페가 잘 되는 상태에서 그만둔다면 권리금을 받고 넘길 수 있지만 코로나로 힘든 상황에 모두들 개업도 늦추고 있는데 이왕 폐업을 하는 거라면 속히 카페에 있는 물건을 처분하고 빈 가게에 시설비 조금 받고 임대를 주는 게 낫다는 생각이다.

 

 3년 동안 안에 들인 물건이 참 많이도 있었다.

 

 미니블럭만 해도 처음 개업할 때 산 미니블록을 포함해서 중간에 추가 구입한 것까지 꺼내놓으니까 산더미이다.

 집에 파란 비닐봉지에 봉다리 봉다리 담아와서 꺼내 놓으니까 작은방 한벽을 다 채울 정도다.

 

 카페이다 보니 컵은 왜 그렇게 많은지,

 와플을 구웠으니 와플 관련 물건들과 음료 만드는 관련 기계들과 식품들.

 꺼내도 꺼내도 나오고 나온다.

 

 테이블 냉장, 냉동고에 제빙기, 핫워터, 정수기, 원두 그라인더, 파워 믹서기, 전자레인지, 전기오븐, 와플로 햄버거를 만들던 커다란 전기 프라이팬

 이태리제 사브 커피 머신

 카페를 채우고 있던 의자와 테이블, 개업할 때 마음에 안 들어서 샀던 테이블과 의자를 교체했는데 한 세트는 못 버리고 가지고 있었던 것 까지

 

 식품은 모두 유통기한이 지났다.

 컵라면, 각종 사발면, 진라면, 냉장고에 있던 개봉하지 않은 각종 시럽들과 각종 파우더들과 냉동실에 가득 들어있는 냉동딸기, 냉동파 인애들, 냉동 블루베리 등등 

 와플 만들던 밀가루, 개봉 안 한 인스턴트 와플 밀가루, 20킬로짜리 고구마 전분에 소소한 필요 식품들... 들... 들

 

 혼자 치우니 한꺼번에 치울 수 없을 터

 한 종류씩 벗겨 나갔다.

 

 제일 먼저 파란 비닐 봉지에 미니블록을 담기 시작하니까 커디란 비닐봉지가 20개쯤 된다.

 한여름의 무더위 때문에 2시간만 일하려고 했는데 담고 있던 미니블록은 다 담아야 할 것 같아서 부지런히 담았는데도 결국 11시에 시작해서 사위가 캄캄해진 8시에 끝났다.

 땀으로 온통 다 젖었다.

 헬스장에 안 간 헬스를 한셈.   

카페를 차리는 것도 만만치 않았지만 치우는 것도 만만찮다.

 

 모든 것에는 흔적이 남는 법.

 

 파아란 비닐봉지를 차에 태울 수 있는 대로 태워 놓고 사우나로 갔다.

 훌훌 털기 위해서 ~

 

 마침 주말 이래서 차에 태운체 주말을 거쳤다.

 남편이 집에 있는데 북적 거리며 물건들을 집안에 들이기 싫었고 폐업한다고는 했지만 패배자의 모습을 보이고 싶지도 않아서이다.

 물론 남편은 반색을 했다.

 

 "돈도 안되는데 가게 문 닫는 게 좋지."

 

 그 말 뿐이었었다.

 

 월요일.

 아파트 밖 개인 주차장에 세워 두었던 차를 집 앞 주차장으로 끌고 와서 커다란 파란 비닐 봉다리를 6개쯤 꺼내 놓았다.

 아파트 입구와 엘리베이터에서 같은 라인의 아이들을 만난 김에 광고를 했다.

 

 "아줌마 미니블록 카페 하다가 문 닫았어. 한 개 500원에 팔께"

 

 작은 방에 끌어다 놓은 파란 비닐 봉지에서 미니블록들을 꺼내 벽에 기대어 다 정리 해 놓을 때쯤 동네 아이와 엄마가 찾아왔다.

 

작은 방 벽을 체우고 있는 미니블럭들

 

 "미니 블럭 마니아여요. 나중 크면 전시회도 연다고 했어요. 필리핀 가서 얼마나 샀는지."

 

 한참을 골라 담아 갔다.

 저녁에는 광고했던 여자애가 오빠랑 찾아왔다.

 

 '당근 마켓에 올려야지.'

 

 사진 찍어서 한 개에 800원에 올렸더니 채팅이 쏟아진다. 

 사고 싶은 것을 체크해서 스크린 샷으로 올려놓으면 골라서 쌓아 놓고 사진 찍어서 보내면 추가라던지 빼라던지 연락이 온다.

 찾아 올 주소를 알려 주고 도착하면 전화하라고 하면 전화받고 내려가서 물건을 돈 받고 주면 된다.

 

 

교객이 주문한 미니블럭을 쌓아 놓고 사진을 찍어서 보낸다. 

 

 잘 팔려서 단가를 1000원으로 올렸다. 

 가격 상관없이 잘 팔린다.

 오히려 카페에 잠겨 있을 때보다 잘 팔린다. 

 광고가 되어서 그런가 보다.

 사실 카페에서 할인가인 1000원과 2000원에 일부를 판 적이 있었지만 광고가 안되어 있는 탓인지, 매일 지나다니는 사람만 지나다니는 골목 상권이라 그런지 잘 팔리지 않았었다. 

 

 광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이번에 서울에 올 일이 있어서 일부 캐릭터를 들고 와서 6개 ~8개 만원에 팔았다.   
개당 1500원 이상. 

 가격에 상관없이 팔린다.

 본인들이 선호하는 캐릭터인 경우 가격을 따지지 않는 것 같다.

 

 이제 경제적 능력이 생기고 생활에 여유가 있는 주로 30대 중반에서 많이 찾는다. 아마도 30대 중반이 성장할 때 나온 피카추나 원피스 등의 만화 캐릭터가 많아서 인 것 같다.

 

 오늘 아침에 크리스마스 미키와 미니 원피스 배 이 자몽? 그리고 스파이더맨, 캡틴 아메리카, 타이거, 미니 변신 로봇 7개를 만원에 팔았다.

 이쁜 30대 중후반의 아가씨가 누구에게  선물한다면서 사갔다.

 

서울에서 판매하는 미니블럭들

 

 인생이 참 아이러니하다.

 가게가 안되어서 폐업신고하고 가게에 있던 물건을 당근 마켓에 올렸는데 더  잘 팔린다니 ~ 이게 바로 코로나 때문에 비대면이  활성화된 탓이 아닌가?

 

 그럼 이 시대에 ~ 비대면이 일상화가 된 시대에 살아남을 방법은?

 당분간 당근 마켓에서 이 물건 저 물건을 계속 팔 생각이다. 

 

 새로운 시도로 우리가 앞으로 달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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