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28x90
반응형

전체 글1814

또순이 어렸을 적에 57 - 새색씨 123. 새색씨 상지리 마을 입구에 사는 영식이 형이 장가를 간다. 장가 가는 날 영식이네 집 마당에서 혼례식을 하는데 마을 사람들이 전부 모여 들었다. 윗방에서 새색씨가 단장을 하는데 이마와 볼 양쪽에 연지 곤지를 찍어야 하는데 빠알간 색종이를 동그랗게 오려 붙였다. 동네 아이들 모두 한번씩 신기한듯 들여다 본다. 새색씨는 사람들이 몰려 들어 들여다 보니까 부끄러워서 화장을 한 얼굴이 빠알갛게 상기 되어 고개를 들지 못한다. 마당에는 차일이 쳐져 있고 멍석을 깔고 다리가 높은 혼례상이 놓여지고 살아 있는 암닭을 상위에 올려 놓았다. 상 양쪽에서 신랑 신부가 절을 하고 절을 할 때 마다 사람들이 감탄을 하고 덕담들을 던진다. 곱디 고은 새색씨는 처음에는 집안에만 머물러서 집안 일을 하다가 차츰 차츰 수줍.. 2019. 10. 2.
또순이 어렸을 적에 56 - 타작 122. 타작 (1) 학교 갔다 와서 마당에 들어서니까 마당에 콩대를 뽑은 것이 깔려 있었다. 엄마는 도리깨를 들어서 바짝 마른 콩대를 두드려 댔다. 도리깨를 하늘 높이 치켜 들고 한바퀴 돌린 다음 마당에 깔려 오전내내 햇볕에 잘 마른 콩대를 향하여 내리치면 콩껍질이 터지면서 콩알이 사방으로 튀었다. 엄마는 도리깨질을 하느라 또순이가 "학교 다녀 왔습니다. " 인사하니까 한번 쳐댜볼 뿐 도리깨질에 여념이 없었다. 해지기 전에, 혹여 비가 내리기 전에 도리깨질을 다해서 콩대는 거두어 들이고 콩은 따로 자루에 쓸어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거기다 가족들 저녁 식사를 준비해야 하니 5명의 자녀를 가진 30대 초반의 엄마는 얼마나 바빴을까? 또순이 어렸을 때에 시골 아낙네들은 정말 바빴다. 그야말로 일구뎅이 속에.. 2019. 10. 1.
또순이 어렸을적에 55 - 장마와 가뭄 121 장마와 가뭄 (1) 군서면은 큰 강이 있어서 큰 강 옆으로 널다란 벌에 논농사를 지었다. 상지리는 산과 산 사이로 강이 있고 뒷산 가까이로 마을이 형성되어 있어서 논은 좀 더 하류 쪽 마을이 시작 되는 곳 건너편에 있었다. 큰 강을 끼고 있는 탓에 왠만한 가뭄에도 논에 물이 모자란 적이 없었다. 대신 장마 때에는 개울에도 논에도 물이 철철 흘러 넘쳤다. 도로를 가로 지르는 작은 냇물도 물이 넘쳐 나서 비가 많이 오면 선생님은 수업을 중단하고 아이들을 일찍 집으로 보냈다. 물이 넘쳐나는 길을 못 건널까봐서 또순이네는 논농사가 없었다. 농사 지을 손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당시 논은 비쌌기 때문에 아버지가 논 대신 산을 사셨기 때문이다. (2) 옥천군 마암리 외갓 집에는 조그마한 개울이랄 수 있는 개천.. 2019. 9. 30.
또순이 어렸을 적에 54 - 느티나무 120. 느티나무 마을 중간 쯤 강가 쪽으로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었다. 느티나무 아래로는 나이드신 어른들이 앉을 수 있도록 들마루가 있었고 들마루 앞쪽으로 땅이 다져져서 깨끗한 땅에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놀았다. 마을 어른과 아이들이 모여 드는 놀이터이다. 학교가 끝난 오후에나 일찍 저녁 먹고 나면 그곳에 모여 들었다. 땅바닥에 금을 그어놓고 칸을 깡총깡총 건너 뛰는 놀이도 하고 돌을 동그라미 안에 누가 더 가까이 던질 수 있는지 때로 딱지치기 하면서 놀았다. 종이로 만든 딱지가 뭐라고 그렇게 열심히 했는지 딱지를 빼앗기면 집에 가서 신문지로 두툼하게 만들어 와서 도전하고는 하였다. 어쨋든 딱지를 잔뜩 따야 기분이 좋아져서 집에 왔었다. 느티나무는 동네 소문을 알 수 있는 곳이 었다. 어느 집에 할머니.. 2019. 9. 30.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