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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순이 어렸을 적에 15 - 창호지 유리창과 꽃 44. 연못 마름 캐기 가뭄으로 연못 물이 빠져서 바닥에 진흙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연못으로 몰려 갔고 또순이도 아이들을 따라 진흙이 드러난 연못으로 들어갔다. 흙탕물이 허리 까지 오는 연못 바닥에서 까만 마름 열매를 건져내었다. 양쪽에 뿔같은 것이 달린 까만 마름 열매를 까면 하얀 가루가 맛있었다. 배꼽까지 차는 흙탕물 속에서 첨벙 거리며 많은 동네 아이들이 진흙을 파헤치고 마름열매를 캐고 헤엄치면서 놀았다. 한참을 놀고 있는데 동네 어른이 지나가면서 연못에서 다 나오라고 소리소리를 질렀다. 또순이도 아이들과 같이 연못 진흙탕 물 속에서 나와 연못 옆에 우물이 있는 집으로 씻으러 갔다. 또순이는 아래 쪽이 가려워서 걸어가면서 손가락을 집어 넣어 긁었는데 거기에서 까만 거머리가 잡혀 나왔다. ‘.. 2019. 8. 25.
또순이 어렸을 적에 14 - 과수원 40. 소시장 외할아버지가 암소를 팔고 송아지로 바꾼다 하여 똑순이도 따라 갔다. 옥천 장에는 소를 사고 파는 꽤 큰 소 시장이 따로 있었다. 커다란 황소, 암소들 사이사이에 송아지들까지 100여마리 넘게 커다란 눈망울로 이리저리 둘러보며 불안한 모습으로 말뚝에 매여 있었다. 외할아버지는 암소를 가까운 빈 말뚝에 매어 놓고, 모여서 담배를 피우며 잡담하는 아저씨들 옆으로 갔다. 똑순이는 이렇게 많은 소들을 처음 봤다. 좋은 가격을 받으려고 깨끗하게 단장하고 팔려가길 기다리고 있었다. 책에서만 보았던 노예들의 모습이 저랬을까? 외할아버지 뒤를 따라 오면서 슬퍼 보이는 암소의 눈망울 때문 에 외할아버지네 암소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를 내내 생각했었다. ‘ 할아버지 소는 무슨 생각을 해요? ’ ‘ 소는 생.. 2019. 8. 25.
또순이 어렸을 적에 13 - 명돌이 오빠 결혼식 37. 명돌이 오빠 결혼식 마을 회관 옆 아이들 놀이터 무덤 위에 있는 명순이네 명돌이 오빠가 장가를 간다고 한다. 동네에서 구식 결혼식을 하기 때문에 동네 관심사가 되었다. 결혼식 전날 명돌이 오빠가 술에 취해 온 동네를 미친 듯이 뛰어다녔다. 작은 키에 까무잡잡한 작은 얼굴의 명돌이 오빠가 동네 길을 전속력으로 달리고 무너진 담을 훌쩍훌쩍 뛰어넘으며 괴성을 질러대자 마을 어른들이 한마디씩 했다. "아비 없이 커서 그래!" "내일 장가간다고 하니까 싱숭생숭 한가부네!" 결혼식은 새 색시 집에서 구식으로 했다. 외갓집 맞은편 골목으로 들어가서 막다른 집이다. 온 동네 사람들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다 모여 있었다. 결혼식에 참석한 어른 들은 아래 위로 하얀 무명 한복을 떨쳐 입고 간밤에 온 비 때문에.. 2019. 8. 25.
또순이 어렸을 적에 12 - 대보름 농악대 34. 암소 외 할아버지가 송아지를 샀는데 암소였다. 정말 지극정성으로 돌보아서 커다란 암소가 되었다. 당시 시골에서 유일하게 쉽게 현금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소였고 그만큼 큰 재산이어서 애지중지. 사실 암소는 송아지를 낳는다는 거 외에는 고랑을 판다든지 논에 써래질을 한다든지 하는 것이 황소보다 못하기 때문에 큰 모험이었다. 드뎌 송아지를 낳기 위하여 동네 마을 회관 마당에서 황소와 만나기로 하였다. 날짜와 시간을 잡아 사람들이 모여들고 똑순이 눈에는 태산같이 커다란 부리부리 황소와 크기만 하지 여리여리 꿈벅꿈벅한 외 할아버지네 암소가 회관 마당에 서 있었다. 지금은 다 가축병원에서 해결하겠지만 그 당시는 정말 소들의 구식 결혼식이었다. 모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커다란 부리부리 황소가 도망만 다니던 여.. 2019.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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