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28x90
반응형

다방6

영숙이의 결혼 생활 2 ~ 길들이기 1. 퇴근해서 앉더니 발을 쑥 내밀었다. "양말 벗겨줘." "???" 남편 얼굴을 표정없이 바라 보다가 손가락을 양말 목에 걸어 쓱 잡아다녔다. 두짝을 다 벗길때까지 발을 내밀고 있었다. "회사에서 마누라 길들여야 한다고 퇴근하면 양말 벗겨 달라고 말해보라 잖여. 벗겨주나 안 벗겨주나 해보라해서." "엥? 왠?" 그날 양말을 처음이면서 마지막으로 벗겨 주고 지금까지 벗겨준 적이 없다. 본인이 깔끔 하기도 하거니와 부지런해서 남의 손을 빌리는 사람이 아니다. 그냥 재미로 벗겨주나 안벗겨주나 시험해 본 것이다. 주변에서 새신랑이라고 이러니 저러니 말들을 해주었었나 부다. 동갑내기이니까 아무래도 28살짜리 새신랑에게 해줄 말이 많았을 것이다. 2. 새벽마다 일어나면 꼭 창문을 열었다. 일찍 일어 나야 한다고... 2021. 5. 8.
편지글 11 1. 선생님께 창가에 그어놓은 물줄기에 모든 것들이 맑고 영롱하게 어른 거립니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저는 조용한 멜로디의 음악과 따뜻한 마음과 한잔의 커피속에 저의 정열을 태우고 싶습니다. 가끔씩 거리에 고목을 보며 나의 푸르름을 생각하고 검은 아스팔트 위에 저의 발자취를 남기고 싶습니다. 저는 이제 17년이란 세월을 많은 친구 속에서, 수많은 이들 중의 하나로 살았습니다. 이제 제 나이 17 선생님과의 빗물같은 추억들이 창가에 흘러 내리는 물방울처럼 나의 마음속에 깊이 깊이 흘러 내리고 있습니다. 편지를 쓰는 제 마음 한구석에 희미한 반항이 생기는 이윤 뭘까요? 강제 아마도 그런 기분에서 일겁니다. 하지만 편지를 쓰는 것이 제가 생각하고 있는 것 저의 진실을 더 확실히 하는 것 같습니다. 나의 .. 2020. 3. 7.
< 홀로 선 버드나무 > 39. 배려 사무실 바닥에 물을 뿌린 후 빗자루로 쓸고 밖의 청소도 마치고 면사무소에서 가져온 허브차는 난로 위에서 기분 좋게 끓고 있었다. 창 밖에는 부드럽게 버드나무 가지가 춤을 추고 있었다. 영숙이는 창문 앞에 서서 창밖을 보았다. 부드럽게 춤추는 버드나무 가지들. 윤선생님과 영숙이는 헤어져야 한다. 날씨가 풀리면서 환절기 때문인지 아침부터 환자가 계속 이어졌다. 영숙이는 건너가서 선생님을 도와주기도 하고 또 환자 진료하는 것도 지켜보았다. 오전에 올 환자들이 다 다녀 갔는지 진료실이 조금 한가 해졌다. 영숙이는 진료실 난로 연통을 슬쩍슬쩍 만지면서 난로 옆에 서 있었다. 선생님은 다녀간 환자들의 진료 카드를 정리하면서 영숙이한테 말을 걸었다. " 김양 내 비서 할래? 나중에 내 비서 하면 어떨까? " " 비서.. 2020. 1. 25.
< 홀로 선 버드나무 > 30.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캐럴 송이 다방 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영숙은 친구 보영이와 함께 음악 소리에 장단을 맞추고 있었다. 오늘 올 나이트를 할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한참 보영이와 수경이와 함께 입방아를 찧던 영숙이는 문득 시선을 느끼고 다방 저쪽을 바라보니 그곳에는 목 전체에 상의 깃을 높이 세우고 의자 깊숙이 몸을 파묻은 사람이 이쪽을 건너다보고 있었다. 털목도리와 모자를 쓴 그는 바로 황정두 씨였다. 우울함 자체 인듯한 그의 시선을 망연히 쳐다보았다. 사실 그는 딱히 이쪽을 향한 것 같지도 않고 이쪽을 바라보는지 어떤지도 잘 모르겠지만, 다만 어두운 실루엣처럼 검은색 복장으로 코와 눈 부분만 내놓은 채 혼자 팔짱을 끼고 시간 속으로 가라앉고 있는 것 같았다. 영숙은 가슴이 아팠다. 그의 고독과 .. 2020. 1. 16.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