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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촌진료12

스물세살의 수채화 10. 서울의대 무의촌 진료 8월. 청성보건지소에 근무한지 얼마지나지 않았을 때. 보건지소에 출근하니 서울의대 학생들이 무의촌 진료를 위하여 와 있었다. 학생들은 면사무소 옆에 있는 청성 초등학교에 진료텐트를 치고 있었다. 학생들이 진료를 하는 기간 동안 올해 봄인 4월에 무의촌 의사로 와 계셨던 이 선생님은 휴가를 가셨다. 뒤뜰에 상추를 심어 가끔 상추를 뜯으러 오던 부인과 함께 여름휴가라는 것을 갔다. 영숙이는 초등학교로 안양 언니와 함께 가족계획 홍보하러 갔었다. 무의촌 진료를 하는 곳에서 초라하게 보이 는 자신을 어쩔수없이 대면해야 해야 했다. 수재형의 하얀 얼굴들. 명문대...... 교실마다 들어가서 이를 뽑는 치과도 돌아보고 접수처에서 사람들에게 가족계획도 권유 하였다. 학생들은 기생충 검사를.. 2022. 8. 18.
< 홀로 선 버드나무 > 42. 대단원 마지막 음악. 선생님은 얼굴이 많이 상해 있었다. 침울한 얼굴로 진료실에서 마지막 사무 정리를 하고 계시는가 부다. ㅡ 선생님 마지막 음악 소리가 들리죠? 우리는 어차피 이별을 전제로 한 만남이 아니었나요? ㅡ ㅡ 언젠인가는 헤어져야 할 사람들이기에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는 지금 이대로 헤어져 가야 해요. ㅡ 마음의 한구석에 손가락에 찔린 아주 작은 가시랭이처럼 남아 있어서 문득 느끼면 아프고 없애려 하면 잘 없어지지 않고 애먹이는 가시. 영숙이는 달뜬 모습으로 제자리를 맴도는 연못 위에 작은 물방개처럼 서류를 들고 빙글빙글 돌아가는 환상 속에 해방감을 느끼고 있었다. 서류 더미를 있는 대로 끌어 내놓고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없애 버릴 것은 없애 버리고 그러다가 갑작스러운 충동에 못 이겨 서류를 든 체 .. 2020. 1. 28.
< 홀로 선 버드나무 > 40. 연애세포 극장을 가기 위해 대전 역 앞을 지나가는데 토요일 오후라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서로 부딪힐 것처럼 많았다. 윤선생님과 영숙이는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도록 이리 저리 비껴 걸으면서 너무 멀리도, 너무 가까이도 아닌 적당한 간격을 띄우고 걷고 있었다. 선생님이 혼자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 사람들이 우리를 쳐다 보고 있는 것 같아도 그렇지 않아. 다른 사람한테 관심이 없어서, 우리를 보고 있는 것 같아도 실은 보고 있는 게 아냐. 우리를 쳐다본다고 느끼는 건 그냥 우리 생각일 뿐이지. " 윤선생님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 스러웠었나 부다. 우리를 바라 본다고 생각해서. 하긴 윤선생님이 처음 오시던 날 생각해보면 사람들이 선생님한테 집중해서 바라보고 있었고 또 그렇게 사람들이 집중해서 바라보는 것을 회피하던.. 2020. 1. 26.
< 홀로 선 버드나무 >38. 나목이야기 잠을 청하려 하였지만 벽 하나로 잇 닿아 옆으로 2칸짜리로 된 신혼부부 방에서 새어 나오는 소리 때문에 신경이 쓰여서 잠이 오지 않았다. 읽다가 접어 둔 박완서 씨의 " 나목 "을 펼쳐 들었다. 전쟁으로 인한 주인공들의 삶의 변화, 주인공의 사랑, 안방 유다 락으로 피하게 한 두 오빠의 폭격으로 인한 죽음 등이 영숙이의 가슴을, 젊은 가슴을, 잠못 이루고 서성이는 가슴을 환상으로 적셨다. " 나도 언젠가는 박완서 씨처럼 이런 소설을 쓸 수 있게 될 거야! "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면에는 도움을 받지 못했다. 영숙이는 일어나 옷을 걸치고 밖으로 나갔다. 가게에 가서 맥주 3병과 안주로 땅콩을 사 가지고 왔다. 삼단요에 엎드려 맥주와 땅콩과 나목을 펴 놓고 책과 맥주와 신혼부부의 신음 소리에 취했다. .. 2020.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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