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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붐 세대97

또순이 어렸을 적에 32 - 군서 초등 학교 가는 길 86. 군서 초등 학교 가는 길 새벽 6시에 학교 가기 위해 신작로를 걸어가면 산 기슭을 따라 안개가 신작로까지 내려와 있다가 새벽 빛에 쫓기듯 밀려 나기 시작했다. 또순이는 아무도 없는 신작로를 부지런히 걸어서 아래 동네 영순이와 차숙이를 만나서 함께 학교를 갔었다. 야트막한 산 기슭 끝을 돌아서면 아래 동네가 보이는데 그곳에 신작로 아래 쪽으로 강을 막은 보가 시멘트로 사람이 다닐 수 있을 정도의 넓이로 만들어져 있어서 종종 그리로 다녔었다. 어느 날 아침 역시 그리로 가다가 혼자 생각에 ' 이길로 가는 게 편하지만 중학교 합격할 때 까지 안 다녀야지. 중학교 합격하면 다닐래! ' 중학교 합격 발표가 나고 드디어 그길로 가면서 생각했다. ' 중학교 합격 했구나! 합격해서 이길로 가니까 참 좋다 . '.. 2019. 9. 5.
또순이 어렸을 적에 17 - 주인 집 50. 행려병사자 또순이 어렸을 적에는 길에 가끔가끔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다. 시장이나 골목이나 이런 곳에 저녁에는 술 취한 아저씨들이 쓰러져 있었고 새벽에는 길에서 자던 사람들이 의식이 없이 누워 있기도 하였다. 보릿고개에는 먹을 게 없어서 사람들이 부황 떠서 굶어 죽던 시절이었다. 지금 아이들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 왜? 라면 먹으면 되지? ' 그 시절에는 아직 라면이 나오던 시절이 아니다. 혹여 나왔더라도 삼양라면은 서민의 음식이 아니라 여유 있는 집의 먹기 어려운 식품이었다. 콩나물을 사려고 추운 새벽에 집을 나섰는데 가게가 있는 도로 옆에 나이 지긋한 뚱뚱한 할머니 한 분이 누워 계셨다. ' 아줌마 저기 할머니가 누워 계셔요! ' 가게 주인에게 이야기했지만 아주머니는 내다보는 .. 2019. 8. 25.
또순이 어렸을 적에 16 - 담양 엄마 집 47. 담양 엄마 집 여름 방학이 되어 막내 이모랑 담양 엄마네 집에 갔다. 집은 나무로 만든 집이었고 높다란 누마루에 마당에는 맨드라미와 봉선화가 피어 있었고 양철 대문에 담벼락은 호박이 열리는 호박 넝쿨이 무성한 잎사귀를 달고 덮여 있었다. 저녁 해 질 무렵 막내 이모랑 석양이, 분홍빛이 가득 채워진 너르디너른 들판 한가운데로 난 길을 따라 석양 속으로 들어 갔었다. 한참을 가다가 뒤돌아보면 동네가 옹기종기 모여 저녁 짓는 연기를 내고 있었고 또순이는 눈에 들어오는 풍경을 두 번은 볼 것 같지 않아 열심히 눈에 담았다. 호박 잎을 따오라 해서 담에 붙어 있는 호박 잎을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것으로 골라 껍질을 벗겨 갖다 주면 엄마는 밥 위에 얹어 쪄서 밥상 위에 반찬으로 올려놓았다. 호박잎에 밥을.. 2019. 8. 25.
또순이 어렸을 적에 15 - 창호지 유리창과 꽃 44. 연못 마름 캐기 가뭄으로 연못 물이 빠져서 바닥에 진흙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연못으로 몰려 갔고 또순이도 아이들을 따라 진흙이 드러난 연못으로 들어갔다. 흙탕물이 허리 까지 오는 연못 바닥에서 까만 마름 열매를 건져내었다. 양쪽에 뿔같은 것이 달린 까만 마름 열매를 까면 하얀 가루가 맛있었다. 배꼽까지 차는 흙탕물 속에서 첨벙 거리며 많은 동네 아이들이 진흙을 파헤치고 마름열매를 캐고 헤엄치면서 놀았다. 한참을 놀고 있는데 동네 어른이 지나가면서 연못에서 다 나오라고 소리소리를 질렀다. 또순이도 아이들과 같이 연못 진흙탕 물 속에서 나와 연못 옆에 우물이 있는 집으로 씻으러 갔다. 또순이는 아래 쪽이 가려워서 걸어가면서 손가락을 집어 넣어 긁었는데 거기에서 까만 거머리가 잡혀 나왔다. ‘.. 2019.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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