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요양원6 발톱무좀이야기 발톱 무좀이 언제 걸렸을까? 대학 때 영등포에 있는 한강 성심 병원에서 병원 실습을 했었다. 말은 제주도로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시절이니까 대전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서울로 실습을 간 것은 대단한 거였다. 영등포 뿐만이 아니라 서울에 있는 주요 거리나 장소 주요 건물을 많이도 찾아 다녔었다. 1번은? 당연 남산 타워. 2번은? 경복궁. 고등학교 동창 2명이랑 세명이 대구로 놀러갔다가 "팔공산 가려면 어디서 버스를 타야 하나요?" "예서 버스를 타기는 하는데 지금 버스타고 가면 못나와예. 우리하고 근처에 공원이 있는데 거기 가입시다." 군인 아저씨와 나이가 들어보이는 양복을 쫙 빼입은 영남 대학 졸업생하고 우리 셋은 그렇게 어울리게 되었다. 사과밭도 가고 ~ 지금도 기억이 난다. .. 2023. 11. 20. 용서 쉬운가요? 네. 쉽습니다. 치매로 요양원에 계시는 어머니는 전혀 우리를 몰라보신다. 엘리베이터를 내려서 마주친 어머니는 침대에 누운채로 우리를 보시는데 아무런 표정의 변화를 보이지 않으신다. "내영혼이 은총입어 중한죄중 벗고보니 슬픔많은 이세상도 천국으로 화하도다. 할렐루야 찬양하세 내 모든죄 사함받고 주예수와 동행하니 그어디나 하늘나라." 토요일 10시 40분 치매이신 어머니를 요양원으로 만나러 가서 부른 찬양이다. "엄마. 나야. 나 누군지 알아보겠어?" 남편의 안타까운 물음에도 반응이 없으셨다. 하루종일 입을 다물고 계시니 목소리도 잃으신듯. "엄마. 나 아들." 남편은 몇번이나 안타까이 부르고는 할말이 없는지 그저 어머니를 바라만 본다. 피부를 긁는다고 손에 장갑을 끼워 놓아서 대신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했다. "찬양 부를.. 2023. 9. 17. 가계부를 적으며 (이종화씀. 전 화정실업고등학교 교사. 처용수필 제2호. 1996년 겨울 ) 연초에 시작하는 가계부 적기, 쓰윽 훑어 넘기면 내 가계부는 콩나물, 풋고추, 마늘, 대파 따위의 기본 반찬거리로부터 낙지, 쇠고기, 인삼들에 이르는 값비싼 항복들고 간혹 적혀 있다. 서너 달이면 벌써 가계부는 닳은 표지에 온갖 영수증이 덕지덕지 붙여져 있어 배가 불룩하다. 가계부를 적을 때 나는 가급적이면 생각나는 모든 항목을 옮겨 적는다. 시내 버스 요금에서 빨래집게 사고 남은 거스름돈까지, 간혹, 한 두 가지가 생각이 안나, 어디다 썼을까 한동안 고민하기도 한다. 그래도 생각이 안날 때 적은 돈이면 콩나물에 덧붙이고 제법 돈이 비면 쇠고기나 인삼을 한 근 더 산 걸로 적기도 한다. 책임 없는 행위긴 하지만 사소한 몇 푼에 .. 2020. 12. 29. < 요양원 이야기 > 3 남편이 요양원 간다고 말을 건다. 살포시 잠이 들었었나 부다. 놀라 깨어서 잠결에 말한다. ㅡ 나도 같이 가 ㅡ 주차장이 협소했었는데 앞에 있는 밭떼기를 주차장으로 쓰기로 계약했나 보다. 좀 쉽게 주차시킬 수 있어 좋다. 현관에서 슬리퍼로 갈아 신고 엘리베이터에서 4층을 누른다. 4층에 내리면 바로 보이는 간호사 실 ㅡ 안녕하셔요? ㅡ 누군지 잘 모르지만 얼굴도 안 보고 꾸벅 인사부터 한다. 병실은 간호사실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나뉘어 있다. 어머니가 계신 곳은 오른쪽 복도이다. 첫째 병실에 할머니들 5분. 둘째 병실 할머니 6분. 세 번째 어머니 계신 병실에 할머니 5분. 안녕하셔요? 응 어서 와? 어떻게 알고 왔어? 고마워? 매번 똑같은 말씀이다. 침대에 있는 이불을 치우며 침대에 올라앉으라 하신다. .. 2020. 2. 2. 이전 1 2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