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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스물세살의 수채화

by 영숙이 2022.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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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세살의 수채화>   

 

20. 초록색 원피스

 

   초록색 원피스를 입은 가슴속으로 찬바람이 소리를 내며 불어가고 영숙이가 안고 뒹구는 나뭇잎은 외로움이라는 낙엽.

 

   영숙이의 마음에서 떨어져 나온 그리하여 온몸을 싸고도는 흐름 그러면서도 이 순결한 매 순간순간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영숙이에게 주어지는 외로움을 언제나 그랬듯 사랑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항상 마음속의 목표와 함께 앞을 바로보며 똑바로 걸어간다는 생각,

   

   아니 걸어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고 무엇인가가 되어 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 정말 좋다. 

 

       ~ 그래.

          난 주위를 사랑하며 열심히 살고 또한 반듯하게 걸어갈 거야.

          이것이 나에게 가장 큰 재산이지. ~

 

   희망을 갖는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좋은 일이다. 

   

   조용히 나 자신을 쌓아가노라면 나도 언제인가는 무엇인가를 갖는 여성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때로 자신이 초라해 보이고 부끄럽게 느껴질 때가 있지만 그것을 이겨내야 하는 것도 스스로의 몫인 것을.

 

   어떠한 말로 꾸며대도 보건지소장님의 매력은 지울 수가 없었고 그 매력에 저항하기에는 영숙이는 너무 가까이에서 근무한다.

   

   한편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에 기대어 여유를 가지게 된다.

 

        ~ 그래.

           난 아직 젊고 그리고 백지인 상태이며 그 백지에 함부로 그림을 그릴 수가 없지.

           한번뿐인 인생인 것을.

           한번뿐인 인생 위에 마음에 안 드는 그림을 그릴 수 없어.

           아무 그림이나 그릴 수는 도저히 없지. ~

 

       ~ 어쩌면 난 너무 이기주의자이기 때문에 절대 빠져들지 않겠지.

          아니 그보다는 계산을 너무 열심히 하기 때문인지도.

          자신에게 마이너스되는 일을 할리가 없어. ~

 

   차갑고 쓸쓸한 보건 지소장님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정말 어쩌면 천성적으로 의사로 아니 전생에서부터 의사로 태어났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옆길로 새지 않고 자신의 길을 말없이 가는 분.

 

         ~ 우린 어쩌면 옆길로 한 눈을 팔기엔 너무 힘들게들 성장했는지도 모르지. ~

 

   초저녁이 또 조용히 지나간다.

   

   고즈넉한 저녁시간.

   

   창 밖으로 바람소리가 버드나무를  쓸고 지나가는 소리를 듣노라면 때때로 친구들이 보고 싶어 진다.

 

   모든 것은 잊혀지게 되어 있다.

   

   가끔은 마음 한 구석이 아플 때도 있고 때로는 즐거움과 기쁨의 추억으로 간직될 때도 있지만 지나가면 그만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지나가는 그 순간을 붙잡아 매어 놓는 것이다.

 

   청성에 온지도 벌써 6개월 째 접어든다.

 

   그동안 한 일이 너무 없다.

   

   책상 머리에서의 잡담.

   자신에 대한 열등감.

   

   점점 더 이불속이 추워져 가고......   

 

   퇴근 후에 다 같이 버스를 타기 위해 청산으로 나가는 길이었다.

   안양 언니가 자취하는 집에 들러 김치 통을 챙겨 간다고 들어가서 선생님하고 영숙이는 안양 언니가 자취하는 집 대문 앞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김양 뽕이라도 좀 큰 것 좀 하지."

     

   윤선생님은 놀리는 말투로 웃으면서 말하고 있었다. 

 

      "네?

       무슨?

       저 뽕 같은 거 싫어해요."

 

   윤선생님은 객관적으로 영숙이를 아래 위로 훑어보고 있었나 보다.

   

   23살

   163 센티

   47 키로

   

   살이 없는 마른 몸매

   특히 가슴이 빈약하다. 

 

   초록색 원피스를 입고 있는 빈약한 가슴

   

   가슴이 아팠었다는 것은 알고 있을까?

 

      "뭐하러 그런 걸 해요?

       있는 그대로가 좋잖아요."

      "그래도 뽕을 하면 보기 좋잖아?"

      "다른 사람 보기 좋으라고 그런 거 하는 거 정말 싫어해요."

      "있는 그대로가 좋아요."

     

   영숙이는 쌀쌀맞은 어투로 대꾸하였다.

   의외의 반응이라 생각했는지 윤선생님이 놀리던 어투를 멈추고 웃음기를 거둔다.

   

  ♣

   대전에 가서 선아랑 학교 다닐 때 자주 다니던 레스토랑에 정말 오랫 만에 갔다.

   

   처음에는 수경이와 수경이 친구들이 늘 만나서 놀던 레스토랑이었다.

   수경이가 영숙이와 보영이를 그 레스토랑에서 만나자고 하면서부터 들락이기 시작하였다.

   그 후에는 선아 취미가 DJ여서 레스토랑 뮤직박스에서 잠시 무보수로 DJ를 했고 손님이 많은 날에는 카운터를 좀 봐주기도 하고 음식도 나르면서 놀았다.

   

   그 레스토랑에 다니면서 읽었던 책이 그때 당시 한창 유행하였던 소설

 

   "모모"(1973년 미하엘 엔데의 동화소설, 독일 청소년 문학상 수상)

 

  였다.

  그 책이 한창 유행 할 때여서

 

  "모모"

 

  란 유행가도 있었다.

 

   "모모"

 

  란 유행가는 소설 모모와는 전혀 상관없는 내용으로 제목만 따다 붙인 유행가였다.

   

  소설 " 모모 "는 시간을 훔치는 도둑과 그 도둑이 훔쳐간 시간을 찾아주는 한 소녀에 대한 이상한 이야기라는 부제의 동화소설.

   

   작가인 엔데는 이 이야기를 들은 대로 기억에 따라 썼다고 고백하였다.

   

   읽을 당시만 해도 그렇게될까 하였지만 지금 우리는 시간을 훔쳐간 시간의 저축은행 사원들인 회색 일당과 관련을 맺고 그들의 원칙에 따라 살아가고 있다.   

   

   더빨리 더빨리 더많이 더많이 일하고도 항상 시간이 모자란다.

 

   졸업후에 선아는 성모병원에 취직이 되었고 영숙이 또한 교사자격증과 임용순위고사를 치르느라 그 레스토랑에 한 번도 가지 않았다.

   

   가보지 않은지 벌써 1년이 된 것이다. 

 

   한낮의 햇볕 속에 초라한 레스토랑은 이미 한물간 퇴기처럼 정이 뚝 떨어지는 장소가 되어 있었다.

   

   주인 노총각은 손님없는 그곳을 지키고 있으면서 종교적이 된 자신을 열심히 피알 하였다.

   

   선아와 영숙이는 그토록 들락이며 잘지냈던 그 레스토랑을 빨랑 빨랑 ~ 빨리 빨리 ~ 벗어나고 싶어 안달을 하다가

     

       "오늘은 바빠서 이만 가볼게요.

        다음에 시간 있을 때 또 놀러 올게요."

   

   그렇게 말하고 밖으로 나왔을 때에는 속이 다 후련하였다.

   

   추억과 현실이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일이었다. 

   

   추억은 추억인 채로 그냥 두었더라면 더 나았을 뻔했다고 선아랑 거리를 걸어가면서 이야기했다.

 

   출처: https://sjjtc1.tistory.com/207 [베이비 붐 세대 - 또순이:티스토리]

 

◐요즘 젊은이들은 내일이 없을 것처럼 생활한다. 

    눈앞에 있는 것이 전부인양 사는 경우가 많다.

 

   지금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옳은 것이지만, 그 최선이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는 간과하고 어떤 불의나 어떤 잘못된 일에도 이렇게 변명을 한다.

 

       "난 최선을 다했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진정한 최선이란 본인을 사랑하고 주위를 사랑하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단지 현재를 즐기는 것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할 수 있을까?

  그건 책임을 회피하려는 생각이다.

  우리가 매일 매일을 선택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이상 하나님이 보시기에 

 

      ~ 좋았더라고 ~

 

   말씀하실 수 있도록 선택하고 최선을 다하는 게 옳지 않을까?

   이것이 옳지 않다 생각이 드는 순간 STOP 하는 게 맞다.

 

   미련도 남고 후회도 남고 어떨 땐 가슴도 아프고 그리움이 넘쳐 날 때도 있지만

   먼 훗날

 

      ~ 그래, 옳은 선택이었어.~

 

   순간순간의 선택이지만 이것이 모여 개인의 역사가 된다고 생각한다면 옳은 길을 가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 그럴 수밖에 없었어. ~

   

   이렇게 말하지만 무엇이 옳고 무엇이 틀린지는 본인들이 제일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오랫동안

     

      ~  40년 동안 ~

 

   글을 쓰고 싶었다.

   

      " 홀로 선 버드나무 "

 

   를 쓰고 싶었다.

   

   이제 이렇게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글을 쓸 수 있는 기회.

   홀로 선 버드나무를 끝낼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하나님은 가장 완벽한 시간에

   가장 완벽하게

   

        "홀로 선 버드나무"

 

   를 마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셨다.

   

   윤선생님은 이제 74세.

   영숙이는 64세.

   건강하실까?

   

   영숙이가 이처럼 블로그 쓰고 있는 걸 아실까?

   

   선생님을 만난 것을 소재로 소설을 완성한 것을 아실까?

   

   꼭 한번 윤선생님이 이 소설 쓴 것을 읽어 보셨으면 좋겠다.

   그러면 청성 보건 지소에서 근무했었던 일들이 마냥 헛된 일이었던 것만은 아니었었다는 것을.

   쓸쓸했었던 일들이 그냥 쓸쓸한 것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아시게 될텐데.

 

   연락할 방법이 없다.

   

   인터넷에 들어가서 선생님 이름을 치니까 요양병원 진료원장님으로 계시는데 연락을 하는게 옳은 일일까?

   

   소설이 책으로 나오면 한권은 꼭 보내 드리고 싶다.

   

   희망사항.

 

   연락이 되더라도 무서운 할아버지가 되어 있음 어쩐담.

   이제 

     

      "홀로 선 버드나무"

   

   를 떠나보낼 것이다. 

   

    지금부터 누가 공부하라고 누가 무엇을 배우라고 안 할 테지만 글을 쓰기 위해 공부하고 배우고 쓸 것이다.

    여행을 다닐 것이다.

   

       ~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까요? ~

   

    학교 퇴직 전에 기도를 했었다.

    영숙이 안에 필링 보이스가 말했다.

   

       ~ 여행 칼럼니스트를 하라고. ~

   

    이제 하나님이 주신 글 쓰는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 기회를 주신 하나님을 위하여. ~

        ~ 사랑합니다. 하나님, 사랑합니다. 예수님, 사랑합니다. 내가 아는  모든 이들. 사랑합니다. ~

 
 

출처: https://sjjtc1.tistory.com/211 [베이비 붐 세대 - 또순이:티스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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