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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닷가 풍경 ~ 차박 >
24년도 여름 차박은 주로 경주 바닷가 관성 솔밭에서 하게 될 것 같다,
여기 저기 다녀봐도 관성 솔밭처럼 좋은 곳이 없다. 잘 관리도 되어 있고 주변환경도 깨끗하고 무엇보다 화장실에 대한 불편이 없다. 깨끗하게 관리 하는 편인데 워낙이 사람이 많다보니 사용하는 사람들이 깨끗하게 사용하지 않는다.
금요일 저녁 퇴근하면서 돼지족발을 사들고 와서 바로 출바알 ~ 경주 솔밭에 도착하니 아직 7시도 안되어서 여름 날 저녁이 아직 환하였다.
금요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아직 많이 오지 않아서 늘 북적대는 곳을 보다가 헐빈한게 한가하게 느껴질 지경.
울산 시내에서는 땀을 뻘뻘 흘렸는데 바닷바람이 시릴 정도로 차갑다.우선 모기장부터 차에 있는 창문에 다 뒤집어 씌우고 뒷문에도 모기장을 친 다음 간이 의자와 간이 테이블을 내어놓고 족발을 뜯기 시작했다.
맛있는 족발 ~ 족발 ~
쫀득한 족발 ~ 족발 ~
맛있네 맛있어.
정말 맛있네 맛있어.
쨥쨥 ~ 쨥쨥쨥 ~ .
어깨와 팔이 춥다 못해 시리다. 바다에서 찬바람이 쉬이이잉 ~
작은 담요를 꺼내서 어깨에 두르고 먹는다 ~ 먹는다 ~
남편 철희는 소주를 마신다.
최근에는 술을 잘 안마시는데 지난번 강릉 갔을 때 차박하면서 잠이 안온다고 투덜 투더얼 하더니 오늘은 아예 소주를 준비해왔다.
바다 한가운데 빨갛고 파란 불꽃이 켜졌다 꺼졌다 한다.
저게 뭘까?
눈앞에 낛시를 좋아하는 젊은 부부가 낛시를 펼쳐놓고 하고 있는데 빨갛고 파란 불이 깜박 깜박한다.
추측성 추리 남발 1. 낛시줄이 끊어져서 흔들리고 있다. 2. 무언가를 조사하는 모양이다.
3. 무슨 신호인가보다.
젊은 부부에게는 6살 정도의 이쁜 딸도 있던데 차안에서 자나? 아무튼 젊은 여성이 고기를 낚았다. 그것도 무려 장어를 ~ 바다 장어를 ~
낛시대를 들어 올리고 사진을 찍기 바쁘다. 와우 ~ 바다 장어를 잡았으니 오늘 하루 일당은 충분히 되시겠습니다.
파도 소리가 끊임없이 울린다.
모래사장을 불도저가 왔다갔다 잘 밀어서 깔아놓았다.
모래 사장 끝에는 자갈들이 있어서 모래 사장의 모래를 끌어 내리지 않는다.
여기는 정말 바닷가 차박지로는 끝내준다.
바로 눈 앞에 파도가 쏴아 ~ 쏴아 ~
산속 골바람이 불어서인지 바람은 세게 불지만 오늘은 좀 춥지만 다른 날은 정말 기분좋은 바람이 볼을 쓰다듬어 준다.
알뜰 살뜰하게 족발을 깨끗하게 훝어 먹고 편의점에 가서 물 사고 내일 아침 라면 2개 사고 jinnssam의 디저트 비비빅을 한개 샀다.
디저트 먹으면서 관성 솔밭 차박지를 한바퀴 돈다.
동네 한바퀴 돌듯이 ~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
전부들 바다 쪽으로 문을 열고 텐트이던지, 차박이던지, 캠핑카에서 파도 삼매경이거나 저녁 삼매경에 빠져 있다.
장비 빨이 충만해서 설겆이를 한 그릇을 말리거나 마른 음식을 넣어두는 작은 이단 모기장 같은 것도 걸려 있다.
모래해변 끝에 도착하니 야생 들개(유기견)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세요란 현수막이 걸려있고 전에는 끝까지 걸어 들어갈 수 있는 작은 산까지의 길이 막혀있다.
음 역쉬 세월이, 시간이 변하게 하는군.
다시 차에 돌아와서 옆집을 살핀다.
옆 집은 작은 차에 온갖 차박 시설을 다 갖추고 없는게 없는 만물상처럼 차려져 있다.
나이가 제법 든 것 같은 결혼과는 거리가 좀 먼 중년 가까운 남자가 티비를 켜놓고 있다.
뭘 먹는지는 못봤다.
그 사이 낛시를 하던 젊은 부부가 몰고 온 까만 세단이 낛시도구를 싣고 가버렸다.
다시 파도가 쏴 ~ 아 쏴 ~ 아. 왜 파도 소리를 철썩 철썩 한다고 하지? 정말 파도 소리를 적나라하게 표현할 방법이 없어서인가?
"파도 소리가 시끄럽네" 그러면서 소주발을 받았는지 테블릿을 꺼내서 영화를 본다던 사람이 다운로드도 못하고 잠이 든다. .
"파도 소리는 자연의 소리라서 시끄러울수록 힐링이 되요." 그러면서 옆에서 같이 쿨쿨쿨 힐링 스리프에 빠진다. 빠진다 ~
다음 날 당연히 새벽에 잠이 깨어서 더 이상 잠이 안온다. 동내 한바퀴 산책을 한다음에
편의점에서 우유를 사다 나누어 마시고 라면을 삶아 짭짭짭 ~
차박 올때 아침에만 먹는 라면이라서 정말 특별할 수 밖에 없다. 일년에 차박을 몇일 못하니 일년에 몇번 먹는게 전부. 특별히 더 맛있다.
라면을 다 먹고 났는데 7시 30분. 이럴 수가 ~ "너무 일찍 일어났어. 자야 돼."
한시간 더 잔다는게 햇볕에 눈이 부셔 눈을 떴더니 우아와 11시가 다 되어 있었다.
11시라니?
옆자리에 새로운 가족이 왔다. 5살짜리 딸아이 하나와 세살쯤 되어 보이는 아들아이를 가진 젊은 부부. 딸아이는 텐트에서 동그랗게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자고 있다. 아들아이는 엄마 아빠 아침 먹는데 같이 짭짭짭
온 동네에 차와 텐트로 가득하다.
점심을 먹으러 갔다. 열무 보리 비빔밥. 관성솔밭 근처에 막국수 집이 있는데 동네 맛집이다. 열무 보리 비빔밥 된장이 정말 맛이 있는데 음식접 집 주위로 커다란 옹기 항아리에 된장과 고추장과 간장을 담아 놓았다.
음식점 기본 맛이 되는 농사다.
오랫만에 워렌 버핏을 읽고 있는데 그동안 여러번 읽었었는데도 정말 재미있다. 예전에 읽었던 책들을 다시 읽는 맛도 괜찮다. 아마도 시각이 달라져서 일 것이다. 젊은 아이들 6명이 바다를 찾았는데 너무 차가워서 못들어간다. 동해안이라서 그럴 것이다.
바다위에 해수욕장 개장을 위한 안전지역 표지인 애드벌룬을 띄우느라 제법 어선 같은 배가 오고 자갈 주머니에 애드벌룬을 묶어서 바다에 띄운다. 관성 솔밭 해수욕장은 동해안에 속하다 보니 바닷속 경사가 심해서 해변가까이에 애드벌룬을 띄운다.
바람이 육지에서 불 때에는 따뜻한 바람이 불다가 바다쪽에서 불 때에는 서늘한 바람이 분다. 기분이 좋은 바람이다. 옆집에 텐트 속에서 자던 누나가 나와서 동생이랑 모래해변에서 모래 놀이를 하고 대신 엄마가 누워 잔다.
바닷가에 아이들이 많이 나와 논다고 하지만 10명이 안넘는다. 정말 아이들이 줄긴 줄었네. 45년전에는? 해변가에 아이들과사람들이 바글바글 했었는디 ㅋ 첫발령 받고 양호실 아이들 데리고 진하 해수욕장으로 놀러 갔던 생각이 난다.
바람이 세게 불어서 모래밭에 세워 놓은 비취 파라솔이 자꾸만 날아 다닌다. 이런 걸 숏컷으로 찍어야 하는데 ~ 놀러온 젊은 남녀 들 중에서 한 남자가 잡아 보겠다고 덤벼 들었는데 같이 날아갔다.
또 바다에서 놀고 있는 가족들 뒷편에 있는 비치 파라솔이 날아갔는데도 모르고 놀고 있다. 뒤를 돌아보면 없어진 것을 알텐데 한참 있다가 뒤돌아보더니 어리둥절한다.
"어디갔지?" 두리번 두리번 하는 모양이 보인다. 이쪽 저쪽을 돌아보길레 jinnssam이 팔로 바람때문에 날아간 방향을 알려 줬더니 그쪽 방향으로 걸어갔다가 한참이나 있다가 찾아서 들고 온다. .
미니 차박 차를 몰고 다니던 나이든 총각이 가고 난 자리에 베이비 붐 세대 부부가 왔는데 차에서 짐을 한트럭을 끌어내린다. "저걸 다 어쩐댜?" 여자는 의자에 가만히 앉아 있고 체격이 좋은 남자가 모기장 텐트 치고 그 곳에 작은 텐트 치고 또 간이 침대 놓고 식탁놓고 그릇들을 깔고 그러고 났는데도 아직 짐들이 한가득이나 남아 있다.
여자는 가만히 있다. 철희가 그 자리에서는 말하지 못하고 그 곳을 떠나면서 말한다. "여자가 치매인가 보네."
하루 만원. 엊저녁에 와서 하룻밤 잤으니까 아침에 만원을 받아가면서 저녁 4시쯤에는 철수하라고 말해서 4시에 몇가지 안되는 짐들을 정리하고 떠났다. 차 창문에 쳤던 모기장. 간이의자. 간이 테이블. 라면 끓이느라 썼던 냄비 말린 것 정리. 차속에 만들었던 잠자리 걷어내고 의자 제자리로 ~ 옆집 젊은 남자분이 섭하다는 듯이 말한다. "벌써 가세요?"
얼마전에 남편 철희가 밧데리를 사고 싶다고 하였다. 거금 이백만원이고 당근에 60만원이나 80만원에 나왔다고 말했다. 사는거 반대했다. 밧데리를 사다보면 여름에는 에어컨을 겨울에는 바닥에 난방까지 설치한다. 우선 여름에 바닷가에 나와서 에어컨 켜는 것도 싫고 겨울에 차박은 더 싫다.
얼마 전에 미국 여행을 다녀왔던 지인 왈 ~ 집이 제일 좋아. 이제 집 아닌데서는 안잘거야. 특히 겨울에는 나이든 사람은 집이 최고다 괜한 차박으로 건강을 헤치면 나이 든 연고로 회복이 훨씬 더디기 때문이다.
저녁을 먹고 바닷가를 한바퀴 돌면서 산책을 했다. "울산이 참 좋아. 30분만 나오면 바닷가고" "응 맞아. 울산에 바다가 없었다면 아는 사람 한사람도 없는 이 곳에 와서 견디기 힘들었을거야. 심심하고 힘들 때마다 버스를 타고 종점에 내려서 바닷가로 가고는 했었지. 한번은 방어진에서 내려서 꽃바위 쪽으로 바다 끝에 있는 바위 틈에 앉아서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면서 너르디 너른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소주를 한잔 했었지. 갑자기 왠 군인 아저씨 2명이 오더니 "아가씨 따라와." 놀래서 따라갔더니 군 막사로 데려 가는 거야. 갔더니 군인들이 막사에 양쪽으로 정자세를 하고 쫘악 앉아 있는거야. 얼마나 놀랬는지. 입구에 서 있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화를 내면서 말했지. "군인들이 민간인을 이렇게 막 데려와도 되요? " 즈들도 놀래서 보고 있었는데 막 소리치면서 가니까 아무말도 못하더라고. 45년전 23살 때 이야기네. 군인들도 막 21살이나 22살 먹은 어린 애들이었는데 ~ "
올 여름 첫 차박은 이렇게 추억팔이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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