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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릉 다녀 왔어요. >
매화 꽃이 필 무렵에 매화 꽃 축제에 다녀왔다.
그러면서 순천에도 다녀오고 순천에 있는 국가정원이 수리 중이라서 들어가 보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순천만과 순천 여기 저기에 지리산 입구까지 다녀와서 좋았다.
6일이 목요일이래서 금요일 하루 연차내고 관광 겸 충청도 청주와 괴산까지 들려서 강릉까지 올라갔다.
오랫만에 강릉을 간다.
강릉은 이상하게 포근한 느낌을 주는 좋은 도시다.
경주는 천년 고도이기는 하지만 경주에 발을 디디면 이상하게 다운 되는 느낌이 든다.
왜일까?
왕릉도 많고 사람들도 많고 관광객도 많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년 고도라서 천년 고도라는 단어에 눌려서 일까?
올해에도 벚꽃이 한창일 때 경주를 갔는데도 명랑한 기분이 들지를 않았다.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느낌이고 생각 일 것이다.
23살에 울산에 았는 직장을 찾아 대전을 떠나 지금까지 살면서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 절 중 안가본 계절이 없는 경주인데도 왜 그럴까?
새로운 건물도 많이 들어서고 아파트도 많고 좋은 음식점도 많고 카페도 많고 그런데도 왜 그렇지?
왜?
양기니 음기니 이런 것을 믿는 사람이 아닌데도 그늘이라 생각이 드는 것은 jinnssam의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일 것이다.
강릉은?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이다.
바닷가에 바람이 많이 불고 연휴를 낸 사람들이 잔뜩 몰려 있는데도 왠지 따뜻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왠일일까?
경포대에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새로 오픈한 호텔도 많았다.
경포대 근처에 스카이 베이뿐만 아니라 좋은 호텔도 많고 좋은 경치도 많고 거기에 단오제라서 사람도 정말 많았다.
강변을 따라 단오제를 준비하고 행사를 많이 준비하고 있었다.
바로 경포대로 가서 차박 할 장소를 물색하다가 남항진 해수욕장을 찾았다.
차를 세워 놓은 바로 앞에 있는 동치미 막국수 집에 들어가서 동치미 국물을 잔뜩 넣은 막국수를 한그릇씩하고 주변을 한바퀴 산책하고 차박 준비를 해서 테블릿으로 넷플릭스를 찾아 한편 뗐다.
영화는 우리나라에서 오래 전에 나왔던 "괴물" 속편 같은 내용이었다.
그렇게 바닷가 앞에서 하룻밤을 잤다.
차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새벽에 일찍 일어난 옆집 노부부가 꼬시랑 꼬시랑 떠드는 소리가 다 들렸다.
자면서 꼬시랑 꼬시랑 거렸다. "새벽같이 일어났으면 좀 배려 좀 하지. 왜 저렇게 시끄럽게 떠들어 잠도 못자게."
그 소리를 들었는지 어땠는지 모르지만 조용해 졌다.
다시 잠이 들어서 7시쯤 일어났는데 밖에 모래사장과 바닷물이 넘치게 마음 속으로 흘러 들어온다.
기분이 좋다.
제대로 차박을 한 느낌이다.
그래 이 느낌이지.
전날 청주에서 잘 때에는 호텔에서 잤는데 이불이 눅눅해서 깊이 잠들 수가 없었다. 커버들이 깨끗해도 속통을 햇볕에 한번씩 말려서 뽀송 뽀송 가벼워야 하는데 습기를 잔뜩 머금어서 무거웠다.
자꾸 뒤척이다가 새벽이나 되어서 겨우 잠들었다.
대신 샤워를 열심히 해서 뽀독뽀독 소리가 나게 씻었다. 그런데 욕실에 세면대에서 물이 줄줄이 새었다. ㅋㅋㅋ
새로 리모델링을 한 것 같은데 신경을 안쓰면 어디에선가 표가 난다.
강릉 올 때 운전하는 옆에서 실컷 잤는데도 밤에도 잘만 잤다.
원래 차박할 때는 잘 못자는데 이동식 변기를 갖추고 나서는 잘만 잤다. 화장실 때문에 차박 못하겠다고 투덜 투덜 거렸더니 이동식 간이 변기를 인터넷에서 사주었다.
자다가 서너번은 깨어서 화장실을 가야 한다. 가는 것 까지는 괜찮은데 그 넓은 차박 장소에 화장실이 한 칸인 경우가 많아서 사용할 때마다 기분이 나빠진다. 그런 상태로 차속으로 들어오면 잠이 백리나 천리로 달아나 버린다.
이동식 간이 변기는 참 신기하다.
플라스틱으로 접게 되어 있는 벽을 세우고 바닥은 둥근 걸 벽 안쪽으로 집어 넣은 다음 탁탁 때리면 딱 고정이 된다. 뚜껑에는 가에 쪽으로 홈이 있어서 벽에 올려 놓고 돌리면 딱 들어가 맞는다.
가운데 뚜껑을 열고 볼일을 보고 딱 닫으면 된다. 안쪽으로 이중으로 비닐을 집어 넣은 채 고정 시켜 볼일을 보고 나중에 한겹 들어내서 버리면 된다. 뚜껑은 씻어야 된다. 김이 서려서 방울이 맺혀 있기 때문이다. 잘 닦고 말려서 보관하고 있다가 다음 차박에 쓰면 된다.
남편이 들고 다니는 모습이 보기 싫었던지 안에 집어 넣으면 고체가 되어 쓰레기통에 버리도록 하는 것을 인터넷에서 구입해 주었는데 아직 한번도 써보지는 않았다.
감사해요.
배려해 주셔서 감사해요.
밤새 잠들었던 잠자리를 정리하고 아침으로는 집에서 가지고 온 색갈 방울 토마토와 견과류와 어제 24시 무인 떡집에서 샀던 쑥떡과 검은 깨 떡 그리고 바나나를 먹었다.
아침 식사를 하는데 가지고 다니는 의자와 테이블을 펴서 먹자고 했더니 좀 짜증이 나나 보다. 만들어져 있는 바닷가 밴치에서 먹으면 되는데 굳이 의자와 테이블을 편다고 짜증짜증이 나지만 꾹 참고 속으로 삼키면서 의자와 테이블을 펴 준다.
아침에 일어 났는데 어떤 사람이 바다 바로 앞에 의자를 펴고 앉아 있는데 좋아 보여서 꼭 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속으로 짜증을 삼키면서 준비해주는 줄은 알지만 모르는척 테이블과 의자를 펼쳐 놓고 먹는데 좋았다. jinnssam만 좋았다. 딱 20분 동안. 그 20분은 기억에 저장될 것이다.
바로 접고 해야 할일을 하러 강릉 시내로 들어갔다. 강릉 시내에서 볼일은 30분 만에 끝나서 10시 였는데 다시 바다로 가자고도 못하고 울산 집으로 출발했다.
12시까지는 바다 앞에 앉아 있고도 싶었고 안되면 단오 축제 장소라도 들여다 보고 싶었는데 바로 출발하자고 해서 이번에는 jinnssam이 양보해서 속으로 차를 6시간이나 몰고
이 멀리까지 와서 또 6시간 동안 차 타고 가야하는데 일부러라도 구경하러 오는데 좀 천천히 구경하다가 축제도 좀 보다가 늦으면 또 어디선가 자구 가면 되지. 하면서 속으로 구시렁 구시렁하다가 포기하고 출발하면서 그대로 잠을 잤다. 한참 자는데 동해라고 한다. 자는 사이에 한식 집도 찾아서 바로 식당 앞까지 데리고 온 것이다.
동해 어달 해수욕장 앞에 가서 한숨 잤다.
해수욕장 주변에는 관광객이 넘쳐났다.
코로나가 끝나고 나서 이제 제대로 관광을 하는 관광객들이 동해에 가득 가득 넘쳐 났다.
아까 한정식에도 우리가 도착 할 때 관광객들을 잔뜩 실은 버스가 와서 사람들을 한차 부려 놓더니 우리가 밥 먹는 사이에 다 떠나고 나올 때 쯤에는 써핑하는 젊은 관광객을 한차 싣고 와서 부려 놓고 갔다.
열심히 일한 당신 쉴 때 쉴줄 아는 멋진 당신들.
비만 안오면 자동차 전용 도로를 따라가지 않고 예전 구도로 가면 정말 멋지다.
쉬엄 쉬엄 바닷가를 따라 바다를 구경하면서 쉬엄 쉬엄 해수욕장 입구에서 군것질도 하면서 그렇게 가면 정말 멋진데 ~ "날씨만 좋았으면 구도로로 가고 싶었는데" 이렇게 구시렁 거리는 걸로 의사 표현을 하고 끝났다.
전에 같이 근무하던 교장 샘이 미술 교사 출신인데 강릉의 단오제에 가셨을까? 심사위원이나 지방 행사에 많이 다니시는 분이시다. 잠시 생각해본다.
비가 하루종일 온다.
차박하면서 비 내리는 소리를 듣는게 너무 좋다.
언젠가 비오는 소리를 듣고 싶어서 저녁을 먹고 일부러 대공원에 있는 이디야 카페에 간적이 있었다. 간이 건물이라서 비가 지붕에 떨어지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한참 앉아서 그냥 비 내리는 소리를 들었는데 정말 듣기가 좋았던 기억이 난다. 남편이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만족해?" "응" .
그런데 남편은 비 내리는 날에는 운전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이해가 된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에는 운전하기가 상그럽다.
영덕을 지나면서 포항으로 오면서 경주를 지나오면서 옛날 추억들을 두런 두런.
울산에 도착해서 "언제 울산까지 오나 했는데 드디어 도착했네."
울산에 있는 바다나 강릉에 있는 바다나 다 같은 바다인데 그래도 강릉까지 가서 본 바다가 정말 좋았다.
고속도로를 벗어나는데 커다란 입간판에 써 있었던 글.
"아시아의 힐링 수도 강릉."
정말 맞는 말이다.
울산에 있는 바다나 강릉에 있는 바다나 다 같은 바다이지만 강릉에 있는 바다가 더 힐링 스러운 것은 생각 탓일까?
마음 탓일까?
풍경 탓일까?
이미지 탓일까?
추억 탓일까?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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