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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양 상경기 ~ 단맛 중독 >
한양 도착.
수서역이다.
수서역에 도착할 때마다 이곳이 낯선 것은 이방인이기 때문 일 것이다.
늘상 다니는 울산 근교 바닷가에서는 푸근하다. 고향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일게다. 고향이라는 것은 아무리 오래 떠돌다가 와도 푸근하게 느껴진다.
초등학교를 다녔던 옥천군 군서면 상지리에 갔을 때에는? 서먹 서먹. 초등학교 5학년과 6학년을 보내고 이후로 떠나왔는데 세월이 너무 많이 흘러서 일게다. 집들은 학교 다닐 때 보았었던 그대로인 집도 있고 양옥으로 완전히 바뀌 집도 있었다.
울산에서 살아 온 시간은 45년.
수서역에 다닌지는 수서역 개통 이후 아주 가끔이니까 아직 수서역의 이방인이다.
오늘은 점심을 집에서 먹고 나왔다. 어제 아침으로 쇠고기국을 끓였는데 무우를 넣고(남편 님이 무우를 얇게 썰라고 신신당부. 하필이면 바람이 잔뜩 든 무우를 사와서 겉은 진짜 완전 멀쩡했는데 쓸만한데만 자르느라 얇게 얇게 저미는 수준으로 썰었음) 양파 잔뜩, 대파 잔뜩, 마른 표고 버섯 쬐께. 푹푹 끓였는데 온 동네에 냄새가 진동했나부다. 아랫 집에서 오늘 아침에 같은 쇠고기 국 냄새가 올라 왔다. 언젠가는 청국장을 자주 끓여 먹을 때가 있었는데 우리 집에서 청국장을 끓이면 반드시 다음 날에는 아랫 집에서 청국장 냄새가 올라 왔다. ㅋㅋㅋ 그 냄새를 맡고 우리도 또 청국장을 끓이고 그러면 그 다음 날에는 아랫집에서 청국장을 끓이고 ~ 외식하는 바람에 쇠고기 국이 엄청 남았다. 남편님이 "제발 쬐끔만 끓여라." 말하고 또 말했는데도 작은 솥이기는 하지만 한솥 가득 끓였으니 아침에도 먹고 점심에도 먹어야 했다.
예전에는 정말 들통 절반 크기의 커다란 솥단지에 가득 끓여서 온식구가 사흘은 먹어야 했엇다. 그에 비하면 세발에 피이기는 하지만 ㅋㅋㅋ
베란다에 톳나물을 정리해서 작은 스텐 그릇에 잔뜩 담았다. 세번 씻고 식초물에 10분 담그고 야채 탈수기로 수분을 탈탈 털어서 발사믹 식초를 넣고 간장 조금 그리고 올리브 유를 넣었다. 원래 초장으로 무쳐야 제대로 인데 매운걸 못먹으니 대안책으로 셀러드를 만들었다. 넘 맛있었다. 진심 맛있었다. 그렇게 맛있을 수가 ㅋㅋㅋ 굳이 수확의 기쁨이라고 표현하면 머라 하겠지.
기차 시간이 1시 30분인줄 알고 거기에 맞춰서 움직였는데 혹시나 다시 확인해봐야지 하고 봤더니 아뿔사 1시 30분이 아니라 1시 3분 기차다. 으아아 ~ 빨랑 점심 먹고 달려야지 ~ 달리고 달리고 (어쩔 수 없이 주방에 서서 먹었다. 제일 싫어하는 밥 먹는 방법이다.)
어짜피 시간 널널하겠다. 밥은 테레비랑 같이 먹는다. 보고 싶은 영화나 유튜브를 틀어 놓고 천천히 씹고 꼭꼭 씹으면서 먹는다. 서서 그것도 대충대충 씹어 삼키면서 그 와중에도 맛있었으니까 ㅋㅋㅋ. 톳나물 한 젓가락에 현미 햇반 한 젓가락. 와중에 양파 한조각 된장에 찍어 먹고 그렇게 해치우고 쇠고기 국은 따로 훌훌 마시면서 와그작와그작.
설겆이를 모아놨다가 한꺼번에 하는 게으른 여자지만 어디인가 외출한다던지 어딘가를 갈 때에는 항상 설겆이를 깨끗하게 해 놓고 뒷 정리까지 말끔하게 해놓고 나간다. 그래야 들어올 때 기분이 좋기 때문이다. 오늘은 어쩔 수 없었다. 서서 먹고 설겆이 생략하고 그릇을 주방 설겆이 통에 담가놓고 여행가방을 들들들 끌고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서 여기 저기 점검 할데를 쳐다 본다. 아무리 바빠도 미심쩍은 것 보다는 낫다. 한번은 남편하고 택시 타고 가다가 택시를 돌려서 집에 와 선풍기를 켜 놓고 나갔나 확인하러 온 적도 있었다. 선풍기는 켜져 있지 않았지만 휴가 내내 불안한 것 보다는 확인하는게 더 나으니까. 대문 밖으로 나섰다가 다시 들어와서 확인하는 건 이제 습관이 된 것 같다.
후다닥 후다닥 정류장으로 뛰었는데 ㅋ 평일 점심 때에는 울산 역으로 가는 리무진이 한 시간에 한번만 있는가부다. 평소 지나갈 시간에 맞추어 뛰어 왔는데 12시 35분에 출발지에서 출발한다. 그럼 완전 늦는다. 언양인 울산 역으로 가는 버스가? 리무진 때문인지 많이 없어져서 타기가 힘들다. 그래도 무거동까지 가보자. 시내 버스 타고 울대 근처까지 와서 확인 했는데 언양 가는 버스가 없다. 있다 해도 일반 버스는 이리 저리 돌아 다녀서 한번은 시내 어디에서 일반버스를 탔는데 1시간 30분이나 걸려서 울산역에 도착한 적도 있다. 12시 10분. 그냥 택시 타자. 왠만하면 택시 안타고 버스 타고 다닐려고 했는데 이번에는 안 된다. 기차 놓치면 표가 매진이라서 기차표 사기도 힘들다. 옥동에서 택시를 탈걸 버스비 내고 시외라서 택시비 15000원. 경로라서 할인 받은 기차표 값이 전부 나갔네.
기차 타고 정신없이 쿨쿨하고 일어나서 "하루의 마무리는 사우나" 어제 제목만 적어 놓았던 티스토리를 쓰고 수서역에 도착. 단게 자꾸 생각난다. 아무래도 단맛 중독인거 같다. 울산역에서 보통 던킨 도너츠를 한통 사서 기차에서 먹으면서 오는데 점심을 먹은 탓에 오늘은 도너츠 생각이 안났다. 수서역에서 던킨을 찾아 가는데 크리스피 도너츠 가게가 있다. 그냥 지나갔다. 던킨이 안보인다. 더 가면 지하철 표 끊는 입구다. 하아 ~ 그냥 단맛 음료에 도너츠 한개면 되는데 다시 돌아와서 크리스피 도너츠에서 셋투로 6개를 샀다. 같이 붙어 있는 엔젤리너스에서 따뜻한 단맛 레몬차를 사서 도너츠를 3개나 먹어 치웠다. 전두통이 온다. ㅋㅋㅋ 식용유로 튀긴 음식을 먹으면 전두통이 온다. 혈압이 오른다는 신호다. 도너츠 한개면 딱인데 그럼 혈압 안올라도 되는데 이미 3개나 먹어 버렸다. 집에 가서 물이나 잔뜩 마셔서 소변으로 배출을 시켜야 겠다.
외국은 아니지만 이렇게 낯선 기차역 카페에서 글을 쓴다는게 너무 해피하다.유치하지만 어쩔 수 없다. 해피 한 걸 ~
여기까지 쓰고 일어섰다. 그런데 저장이 안된다. 저장이 안되어서 스크린 샷을 해서 갤러리에 저장하고 지하철을 타러 갔다. 지하철에서 시를 찾아다니면서 사진으로 찍고 지하철을 탔다. 지하철 안에서 글의 마무리를 했다. 다 썼을 때 쯤 내릴 때가 되어서 버스를 타러 갔는데 버스를 잘못 타서 할 수 없이 엔씨 백화점 옆에 내렸다. 할인 하는 여름 옷을 뒤적 뒤적 한벌 골라내고 카카오 택시를 불렀다.
버스에서 내릴 때 지하철에서 쓴 것을 저장하려고 티스토리를 열었는데 뭔가를 잘 못 건디렸는지 쓴 것이 날라가서 스크린 샷도 못하고 제목만 남아 있었다. 으흐흐 ~
지금 스크린 샷 한 것을 옮겨 적으면서 지하철에서 마무리한 내용을 머릿 속을 이리 저리 뒤져서 찾아내어 비슷하게라도 마무리 해야 겠다.
낯선 곳.
서먹 서먹 한 곳에서 글쓰는 것을 유난히 좋아하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의 꿈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중학교 시절.
중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가출하였던 막내 이모가 외갓집에 와서 하룻 밤을 자고 등교하는 jinnssam을 따라 일하러 가면서 내 모자를 머리에 올려 놓고 이렇게 말했다. "중학교를 못 다녀서 중학교 가는 아이들이 그렇게 부러웠는데 ~ " 그 막내 이모가 어느 날은 텔레비젼을 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난 연예인은 하나도 안 부러운데 연예인이 세계 여행 다니면서 촬영하는 건 정말 부러워. 나도 외국 여행을 가고 싶다." 그때부터 였던 것 같다. 세계 여행이 jinnssam의 목적이 된 것은. 이모는 외국 여행을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 돼지 국밥 집을 하실 때 돈 버는게 너무 신나서 날아 다니면서 손님들에게 국밥을 날라 주다가 젊은 날에 병들어 돌아 가셨다.
세계 여행을 가려면 경제적으로 자유해야 한다. 세계 여행을 가고 싶어서 열심히 절약하고 한푼 두푼 모으려고 애를 썼다. 그 결과는? 돈을 모아 놓으면 누군가가 가져 갔다. 이유가 있었다. 지금은 자세히 생각은 안난다. 그냥 돈이 없어졌다는 것만 기억 난다. 그러다가 ~ 힘든 일이 생겼다. 그때 하나님 앞에 손들고 나왔다.
천부여 의지 없어서 손 들고 옵니다.
주 나를 외면 하시면 나 어디 가리까.
내 죄를 씻기 위하여 피 흘려 주시니
곧 회개하는 맘으로 주 앞에 옵니다.
제일 처음 하신 말씀은 십일조를 하라는 말씀 이셨다. 십일조를 했다. 그동안 떼어 먹은 십일조까지 정액제로 했다. 모든 것을 내려 놓았다. 나의 의지와 인생 목표와 글 쓰는 일. 돈을 모으려는 생각까지 내려 놓았다. 그동안 스스로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내려 놓고 예배와 기도에 전념했다. 이어폰으로 밤낮으로 찬송을 들어서 난청이 온 적도 있다.
그런데 여행 하려는 마음을 주셨다. 여유가 없으니 대출해서 다녀왔다. 대출해서 집도 마련했다. 하나님이 담대한 마음을 주셔서 대출을 할 수 있었다.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어느 낯선 카페에 앉아서 글을 쓰고 있다.
너무 좋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내가 아는 모든 이들을 예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원래 마무리 했던 내용과는 다른 내용으로 마무리 되었지만 이렇게 마무리 하라고 지워졌나 보다. 다행이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참 던킨 도너츠는 수서역 지하철 출입문 가까이에 가니까 있었다. 조금만 더 갔더라면 던킨 도너츠를 만나서 셋투로 안사고 한개 사 먹고 만족하고 건강에도 도움이 됐을텐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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