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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박1. ~ 출발>
지난번에는 차를 사고 바닷가를 찾아가서 맛뵈기 기분을 내었다.
토요일을 기다렸다.
기다리니까 자주 돌아오던 토요일도 더디게 온다.
아침 메뉴.
전기밥솥에 검은 콩을 잔뜩 넣고 밥을 앉혀서 셋팅 해 놓고 6시에 누르라고 말하고 새벽기도를 갔다가 사우나를 다녀왔다.
사우나.
이번 달에는 일주일에 한번씩 밖에 가지 않았다.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았는데 한달 회비에 영 못미치는 횟수라서 다음주에는 좀 자주 가야겠다.
수요일 날 사우나를 갔을 때
사봉 사해소금 스크럽을 안쓰다가 유리 병이라서 덜어서 쓴다고 프라스틱 용기에 담아서 갔더니 프라스틱이 녹아서 좋은 냄새나는 오일은 다 휘발되어 버리고 소금만 목욕가방에 남아 있었다.
피부가 안좋아서 피부에 도움이 되고 부드려워져서 욕실에 있던 스크럽을 병째 들고 다니며 쓰기 시작했더니 금방 동이 났다.
5만 8000원이나 줘야 하는 꽤 고가의 스크럽이라서 선물로 받아서 아끼고 안쓰고 있었는데 피부가 안좋아져서 쓴 것이다.
목욕가방에 조금 남아 있던 소금을 달달 긁어서 스크럽 병에 담아 가지고 사우나로 갔었다.
요즘 사우나에 들고 다니는 가방이 욕탕에 들고 들어가면 안되는 가방이라서 탈의실에 넣어 놓고 사우나 수건에 싸서 들어가려고 일어서다가 스크럽 병이 바닥에 떨어졌다.
다행히 유리병이 튼튼하거 였는지 병뚜껑만 열리고 병은 깨어지지 않았다.
유리 병이 깨지면 혹시 다른 사람이 다칠까봐 걱정이 되는데 다행히 병이 나뒹굴기만 하고 뚜껑이 열려서 그나마 얼마 있지 않은 소금 알갱이가 흩어졌다.
소금이라서 바닥에 있는지 잘보이지도 않고 손바닥으로 쓸어 모아서 담은다음 발바닥으로 쓱 문지를 정도밖에 없었기 때문에 쓱 문지르고 탕으로 들어갔다.
소금 좀 발바닥에 묻는다고 문제가 될 것도 아닐테니까.
한참 씻고 있는데 여탕 탈의실에 매점겸 관리를 하고 있는 여자분이 오시더니 소금 쏱아놓고 갔다고 크게 화를 내면서 퍼붓고 갔다.
소금을 쏱은 것은 맞으니까
"아, 맞아요. 미안해요. 소금 흘린거 맞아요. 미안해요. 제가 얼른 나가서 닦을게요."
대충 물기를 닦고 나가서 밀대를 끌고 소금 흘린 곳으로 갔다.
탈의실 여자분이 벌써 닦고 나오다가 다시 만났다.
더 크게 미친듯이 고함치면서 소리를 지른다.
"화 푸셔요. 미안해요. 얼마 없는줄 알았어요. 발바닥에 별로 묻지 않아서요."
판매대에 냉장고에서 포카리스웨터를 꺼내면서
"이거 하나 먹을께요."
하고 다시 탕에 들어가서 마져 하고 나왔다.
소리지르는 여자나, 옆에서 장단을 맞추면서 비웃는 여자나, 소금 있다고 고자질한 여자나,
기분은 나빴지만 소금을 흘린 것은 사실이니까 나와서 차에 가서 음료수 값을 주고 집에 왔다.
울산에 요즘 코로나 환자가 많이 발생해서 사우나도 출입금지 구역이 되어 있기도 했지만,
한달 회비 내고 4번 밖에 안간데다, 이핑게 저핑게 대고 사우나를 안다녔더니 다리가 너무 아팠다.
혈액 순환이 잘 안되는 탓이다.
운동이라도 열심히 했으면 좋으련만 그렇지도 않으니 아플 수 밖에.
토욜 새벽기도 갔다가 사우나 가면 관리여자분이 안계시겠지?
왠걸 새벽부터 있었다.
지난번 아주머니는 내가 사우나를 자주 다닐 때였는데 머리만 감고 물로만 휑군다고 들어와서 샤워하고 있는데 비누칠 하라고 말을 하였다.
여자들이랑 수다 떠는게 싫어서 샤워기 밑에서 하고 나가는데 아마도 누군가 보고 가서 일러 바친 모양이다.
그때는 당분간 안갔더니 아주머니가 무슨 암이 걸렸다면서 바뀐 것이다.
새벽이나 늦은 밤에는 안계셨던 분이다.
이번에는 새벽에 갔더니 딱 걸린 것.
머리 감고 샤워하고 혈액 순환을 위해 열탕 한번 냉탕 한번 하고 나와서 머리 말리고 옷을 입는데 어떤 여자가 들어오더니 말한다.
"아니, 그 난리를 쳤는데도 오늘 왔네?"
그 말을 듣는데도 화가 안 났다.
확실히 내가 변하기는 변했나부다.
예전 같으면 불같이 화를 내면서 머라고 했을 것이다.
젊었을 때의 나는 정말 부끄러운 여자였다.
성격적으로 남한테 듣기 싫은 소리는 1도 들으려고 하지 않는 여자였고,
상대편이 화를 내면 그보다 더 큰 소리로 소리 소리 지르던 여자였다.
그런 내가 저렇게 화를 내고 소리소리 지르고 그러는데도 듣고 있고 사우나 전체에 바락바락 울리는 큰 소리를 참고 있다니
내가 생각해도 참 신기하다.
이런 상황을 참을 수 있고 이겨 낼 수 있게 하시는 예수님은 정말 좋은 분이시다.
부끄럽기만 하던 나의 성품을 이렇게 바꾸어 주시다니.
한편 그런 생각도 들었다.
그래, 저렇게 살려면 얼마나 힘들까?
힘든 사람 갈봐봐야 그렇고 차라리 내가 당하는 게 낫지.
저렇게 살았기 때문에 저 나이에 저렇게 힘들게 살겠지.
불쌍하다.
하나님이 우리를 향한 긍휼이 이런 것이 아닐까. .
오늘 아침 반찬은 참가자미 3마리를 후라이펜에 굽고 사다놓은 취나물을 데쳐서 무쳤는데 맛없게 무쳐서 혼자 실컷 먹었다.
회사를 다녀오는 동안 티스토리를 하나 쓰고 잠깐 잔 다음 설겆이를 하는데 평소처럼 12시에 대문이 열리는 들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설겆이를 하고 세탁기에 돌린 빨래 널고 그동안 토스트기에 식빵을 구어 준다.
준비 끝.
출발.
나가려고 대문을 여는데 어제 사다놓은 대추방울토마토가 생각난다.
다시 들어와 싱크대로 가서 씻은 다음 야채의 물기를 터는 통에 넣어 돌려서 식자재에서 살때 대추방울토마토가 담겨져 있던 플라스틱 투명 통에 씻어서 담았다.
아까 9시에 지인을 잠깐 만나고 오면서 사온 군고구마를 간식으로 한개 먹었는데 남은 2개를 먹었으니까 배는 안고프겠지만 이럭저럭 밥때가 훨 넘었으니까 얼른 움직여야겠다.
배고프게 먹어야 건강에 좋은 나이가 됐으니 참 적게 먹는게 쉽지 않다.
감사헌금 주면 캠핑 용품을 사주기로 했으니까 먼저 코스트코에 가서 캠핑 용품을 사기로 했다.(어짜피 사줄 캠핑 용품인데 기분 좋게 감사헌금 내도록 하기 위해 약간의 방법을 쓴 것이다).
토요일이라서 코스트코에 사람이 많아서 마스크를 좀 톡톡한거로 필터링이 단단한 것을 찾아서 꼭 맞게 썼다.
보관통을 산다음 바닥에 깔 것을 찾아 샀는데 에어 매트도 있지만 사이즈가 안맞아서 좀 톡톡하게 생긴 바닥재를 사고 그위에 천으로 된 것을 사려고 했는데 마땅한게 없어서 이리기웃 저리기웃 하다가 방수포 깔개를 샀다.
식품코너에 가서 바베큐로 만든 폭립을 산다음 얼른 계산대로 가는데 가다보니까 천으로 만든 딱 원하던 깔개가 보여서 아까 산 방수포 깔개를 다시 가져다 놓았다.
계산하고 빨리 빨리 움직였는데도 벌써 3시 30분.
사람없는 해안가를 생각하면서 앞에 가는 차들을 따라가다가 전에 갔던 정자항의 지경리를 찾았다.
바닷가 쪽으로 파도 때문에 도로쪽이 무너져 내려서 공사 중.
그 길을 끝까지 따라 갔더니 평상을 쌓아 둔 곳 앞쪽이라 차를 안댄 곳이 남아 있어서 그 앞에 차를 댔다.
뒷쪽으로 댄 차의 뒷문을 열고 의자 눕히고 바닥재를 깔고 깔개를 덮고 그위에 보관통을 조립하여 테이블을 만들고 폭립과 토스트 그리고 블루베리 잼을 얹었다.
이럭저럭 4시 30분이다.
칼로 썰어가면서 순식간에 헤치웠는데, 배가 불러서 다 못먹었다.
치우고 집에서 정수기의 찬물로 집에 사다놓은 생레몬을 짜넣고 꿀을 조금 넣어서 만들어온 허니 레몬 음료수를 홀짝거리고 마셨다.
티스토리 쓰려고 사진을 몇장 찍고 앉아 있으려니 살살 바닷 바람이 차갑게 느껴진다.
뒷문을 닫고 테블릿을 꺼내어 다운 받아온 영화를 튼다.
영화는 얼마전 나온 범털.
화장실 갔다가 주변을 한바퀴 돌고 무서운 영화는 못보는데 슬쩍 봐도 기분이 나빠진다.
다음 영화는 잭 라이언 : 코드네임 쉐도우.
조금 보다가 잠이 들었다.
파도소리가 들린다.
자다가 눈을 뜨니까 차 뒷문 유리창으로 하늘의 달이 보인다.
아파트에 살면 파도소리는 커녕 달을 올려다 보는 일도 없다.
파도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달을 올려다 볼 수 있어서,
오늘도 이렇게 차박 ~ 행복한 출발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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