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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irement life of JINNSSAM

고양이 육아 (또이와 또삼이) ~ 또삼이 구조

by 영숙이 2021.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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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집 애완견 보똘이는 아침마다 마당에 있는 자기 집 문 앞에서 두발을 모으고 현관을 바라보면서 기다린다.
 우리가 일어나 현관문을 열고 나오기를.
 벌판을 산책하고 볼일을 보기 위해.

 모심기가 끝나서 그나마 왕래한던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졌다.
 집 주위는 온통 막  심은 모들이 가득한  논들로 뺑 둘러 쳐져 있다.

  몇몇일 비가 오는 바람에 산책을 못해서 보똘이가 너무 힘들어 한다.
  아침에 산책을 못하고 저녁 5시쯤에 늘상 다니는 산책로를 가는데  갑자기 우리 발자욱 소리에 반응하듯 날카로운 고양이 소리가 고막을 찢었다.

~ 살려 달라고 ~

 아우성치듯이

 그곳은 한쪽은 깍아지른 산이고 한쪽은 축대를 쌓아 올린 움푹 파여진 곳이라 사람도 접근을 할 수 없는 곳.

 어쩌다 고양이가 그 곳으로 들어 갔는지 빠져 나오지 못하고 울고 있었다.

 그날은 그대로 보똘이와 산책을 마치고 귀가를 하였다.
 밤에 자는데 고양이 우는 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결국은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자마자,
 보똘이를 데리고 어제 저녁에 고양이 우는 소리가 들리던 산끝자락을 갔더니 우리 발자욱 소리에 반응하듯이 조용하던 골짜기에 울려 퍼지는  미친듯이 우는 고양이 소리.

 긴 작대기로 남편이 휘저었더니 생쥐만큼 작은 고양이 한마리가 깍아지른듯이 잘린 축대 반대쪽 산 벼랑길로 달아나는 모습이 보였다.

 축대 높이도 3미터가 넘어서 그냥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아니었다.

 "에미 고양이가 구출하겠지."


 그냥 집으로 돌아 왔다.

 

 남편이 그날 오후 자전거를 타고 갔다.

 

 자전거를 저만큼 세워 놓고 중무장한 작업복 차림으로 커다란 양파망으로 만든 채집망을 들고 축대위에 엎드려 그 골짜기에 넣고 휘저었는데도 소리만 들릴뿐 고양이 새끼가 걸려 나오지 않았다.

 저녁 때.
 남편이 역시 작업복으로 중무장을 하고 채집망을 들고 사람 발자욱 소리만 나면 애절하게 우는 고양 소리를 따라갔다.

 어른키를 훌쩍 넘는 한쪽 방파제를 어찌 올라 왔는지 2미터 가량을 올라온 고양이를 양파망에 넣지 못하고 다시 놓쳤다.

 지켜보고 있는데서 조심스럽게 남편이 축대를 내려갔다.
 양파망을 휘저어 새끼 고양이를 담았는데 얼마나 말랐는지 등이 U자형으로 굽어 있었다.

 구조한 고양이를 수건에 싸서 품에 안았더니  울음을 그치고 가슴에 포옥 안겼다.

 보통은 야생고양이를 사람들이 안으면 발톱을 날카롭게 세우고 긁으면서 울음을 그치지 않는데 얼마나 오래 있었는지 뼈만 앙상한 아이가 가만히 안겼다.

 고양이 육아 돌입.

 

 고양이 용품을 사들였다.

 

 애완견이나 애완 고양이를 기르려면 돈이 든다.

 돈이 없으면 애완견이나 애완 고양이를 기를 수가 없다.

 

 돈은 들지만 애완견이나 애완 고양이는 돈으로 살 수 없는 사랑을 준다.

 그 누구의 말도 안듣고 그 누구도 변화 시킬 수 없었던 나이들고 고집이 센 사나운 사람의 성격도 온순하게 바꾸어 주는 사랑꾼들이다.

 

 집에 데리고 와서 일반 우유를 먹였더니 고양이들은 사람이 먹는 일반 우유를 먹으면 안된다 한다.

 고양이 우유를 먹어야 한단다.

 목욕을 시키고 예방접종.
 

 집에 있는 또이의 양식을 불려 먹였다.

 또삼이.
 새로 만난 아이의 이름.

 보똘이 ~ 맨 처음 우리 집에 온 애완견.
 또이 ~ 온순하고 착하기만 한 우리 집 애완 고양이
 또삼이. ~ 이번에 인연이 되어 구조하게 된 애완 고양이. 노오랗고 호동그란 눈이 너무나도 예쁜 꼬꼬마.

 우리집 식구들.

 앙상했던 또삼이가 딱 사흘이 지나니까 U자로 굽었던 등이 일자로 펴졌다.

 아직 어려서 털이 꼿꼿이 세워진 또삼이가 캣타워에 올라가니까 정말 작아 보인다.

 이틀만 늦었어도 이 꼬꼬마 또삼이는 이세상에 머물러 있지 못했을거란다.

 요 꼬꼬마 또삼이를 보러 매일매일이 전쟁처럼 바쁜 아이들이 논가운데 있는 우리 시골집을 찾아 방문했다.

 

 꼬꼬마 또삼이.

 우리 집 새로운 식구.

 가족들이 모이면 모두 또삼이를 둘러싸고, 또삼이는 우리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 와서 주인공이 된다.

또이와 또삼이
보똘이의 눈이 웃는 것처럼 보인다. ~ 애완견의 행복한 표정이다. (보똘이는 낚시할 때 매다는 귀여운 돌이라는 뜻의 경상도 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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