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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4

쓸쓸한 가을 탓인가 이메일주소 펼치기보낸사람서은 Mon, 09 Oct 2000 21:23:45 언니... 요사이 교회 다니는게 부담스럽네... 아니 그냥 모른척 한다고 해도 눈에 거슬리고 자꾸 나 자신이 미움으로 가득해지고 모든 생활이 그 사람이 한 말만 생각나고 아이들을 가르칠 때도 자꾸만 귀에서 그말만 반복이 되는거야. 무시하려고 하면 할수록 더해가니까, 속병만 생기는 것 같아. 내가 참 어리석다는 것을 알면서도 극복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 자존심 때문일까? 좋은 대학을 못 나온 것에 대한 열등감인 것 같애.. 그래도 그 사람에 대해 용서를 할수가 없어. 언니 괴롭다... 반주를 그만 둘까? 그러면 그럴수록 더 열심히 하라고 할거지? 어떻하면 좋을까? 언니 아무리 신앙으로 이긴다고 해도 안되는데 어떻하지? 진실은 언젠가.. 2021. 8. 31.
책을 보냈습니다. 이메일 보낸사람 HAKERNEO 2000.09.18 09:57 방금 책을 주문해서 보냈습니다. 다른 곳으로 보내는 것은 처음이라 얼떨떨하게 주소, 이름 입력했는데, 다 해 놓고 보니 형님 이름 곁에 선생님이란 단어를 빼먹었습니다. 혹시 배달부가 받을 사람이 학생인지 선생님인지 몰라서 헤매지는 않을지 걱정입니다. 내일쯤 도착할 것입니다. 강원도 갔다가 어제 내려왔습니다. 아직 쬐금 피곤이 덜 풀려서인지 종아리가 아픈데, 주위를 둘러보니 할 일이 말도 못하게 널려있군요. 이 방 저 방 껍데기 벗어놓은 것들 하며, 집에 없던 며칠간 쌓인 빨래감들, 빨리 쓸고 닦으라고 발바닥엔 뭐가 잔뜩 밟히네요. 모여있는 쓰레기 처리해야지, 은행도 가봐야 하고 시장도 보고 반찬도 좀 만들어야지... 참 롬아빠가 시월 초에 내.. 2021. 8. 30.
롬이 엄마가 보낸 이메일 편지 세번째 보낸 편지 2000. 6. 17 방금 약수터엘 다녀와 이 글을 씁니다. 약수터 뒷편, 두 군데에 무더기를 이루며 피어있던 노랑붓꽃들이 어느 사이 다 져버려 꽃이 피어있던 흔적조차 없이 무성한 줄기만 혹은 서 있고, 혹은 땅바닥에 늘어져 있었습니다. 고랑을 따라 이어진 고마리 덤불도 제법 키가 크고 무성해져 뒷산 오솔길 근처 쇠뜨기 군락까지 침범했더군요. 이제 장마철이 되면 고마리가 자라난 고랑을 따라 졸졸 물이 흘러내리리란 상상을 하며 잠시 더위를 식혀보았습니다. 산으로 이어지는 왼쪽 경사면에는 키 작은 잡초더미들 속에서 보랏빛 꿀풀 무리가 한창 꽃을 피워올리고, 하얀 개망초도 드문드문 서 있었습니다. 찔레꽃이 한창이던 때에는 산으로 들어서면 갑자기 눈 앞이 환해져 마치 찔레꽃 덤불이 하얗게 불을.. 2021. 7. 13.
< 홀로 선 버드나무 > 5. 바그너에의 환상 영숙이는 책상 앞에 붙어 있다가, 창 밖을 바라보다가, 심심해서 이란 글을 썼다. 바그너의 사랑을 읽고 현실에서는 이루어지지 않겠지만, 또 이렇게 써서 보낼 곳도 없지만, 소설 연습이라 생각하고 써 보았다. 굳이 바그너라고 이름 붙인 것은 실제 음악가 바그너는 남다른 사랑을 하였고 또 바그너라고 이름 붙이면 왠지 멋있어 보여서다. 바그너의 부드러운 음률 속에 민스터는 파고들었다. 바그너가 민스터를 처음 본 것은 그녀 남편인 백작의 초청을 받아들여 별장에 오던 날이었다. 백작의 별장은 그리 크지 않았지만 아담하고 견고 했다. 장식이 고풍스러운 응접실에 들어섰을 때 바그너를 향해 걸어오는 백작과 그의 부인 민스터를 보는 순간 가슴이 뛰는 소리를 들었다. 아름다운 .. 2019.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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