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칼럼/국내여행

기장 2021 바다 미술제

by 영숙이 2021. 11. 2.
728x90
반응형

 

 

<기장 2021 바다 미술제>


존경하는 교장 샘이 퇴직하시고 여기저기 바쁘게 돌아 다니고 계신다.

 가끔 톡을 보내신다.

" 제천 레스트리 리솜입니다~~^^ "

그러곤 멋진 사진을 보내신다.


"좋으네요. 행복한 여행 축복합니다."

 "울릉도 잘 다녀 오셨나요??"

 "네 잘다녀왔습니다. 정말 좋았습니다. 한번쯤 다녀오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울릉도 갈 때에는 날씨를 꼭 확인해야 한답니다."

"앞으로는 바람불고 추운날이 많아지겠지요 ~ ~ 11월이 좀 바빠서 올해는 힘들듯 ~ 세월이 참 빠릅니다^^ㅎㅎ"

 멋진 사진들이 톡에 날아들었다. 

 

 "멋있네요. 어디지요? "

 "가보시라고~~일광 해수욕장 바다미술제 ~2주쯤 남았습니다~^^"

 "넹. 나사리에 좋은 카페가 많아서 자주 가는편 입니다. "


 나사리 옆에 일광 그다음 기장이고 바닷가 쪽으로는 기장 대변 해수욕장이 있다.

 아침에 새벽기도 갔다가 어중간한 시간에 주차장으로 들어 왔더니 주차 공간이 1도 없었다.

 새벽 예배가 끝나자 마자 오면 영숙이가 차를 빼낸 자리가 그대로 있어서 거기에다 주차하면 된다.

 아니면 사람들이 출근하고 난 뒤 아예 9시 가까이 오면 주차할 공간이 있다.

 7시 쯤 들어왔더니 주차할 공간이 전혀 없어서 아파트 뒤쪽으로 들어 갔더니
거기도  없다.

 후진해서 차를 빼내려 하니 너무 비몽사몽이라 일내지 말고 '출근 하는 사람들이 차 빼라 하면 빼주지' 하고 아예 깊숙이 이중 주차를 하였더랬다.

 CCM을 들으면서 막 곤히 잠들었는데 전화가 왔었나보다.

 철희가 대신 바쁘게 차를 빼러 나갔는데 기다리던 사람이 화를 냈는지 들어오면서 차키를 바닥에 팽개친다.

 그 소리를 듣고 큰 방 화장실로 가서 화장실 문을 쾅 닫고 사라졌다.

 똥낀놈이 화낸다고 ~ 화를 받아 줘야 하는 상황이 되어서 먼저 화를 낸 것이다.

 한참 있으니 조용해져서 나가서 아침 반찬을 했다.

 어제 사온 연어 스테이크

 인터넷을 보고 구웠는데 처음 한 것치고는 제대로 구워졌다.

 단 호박 썬것도 올리고 소스 만드는 것은 어떻게 안될 것 같아 어제 산 카레에서 소스만 빼내서 후라이펜에 넣고 물하고 와사비하고 고기 소스를 좀 넣어서 만들었는데 괜찮았다.

 아침 상을 차리는데 화가 나서 내다 보지 않는다.

 영숙이도 잘못한게 있으니까 암말 안하고 다 차린 다음 말했다.

 "식사하세요."

 맛있는거 먹으면 화가 풀린다.

 정말 맛있다.

 같이 구운 새우도 맛이 있었다. 손질이 된 새우라서 따로 손질을 안해도 되니까 좋다아.

 "그러니까 차를 제대로 대고 들어왔어야지. 전화도 안받는다고 화내잖아."

 "아침한다고 어중간한 시간에 들어와서 자리가 없길래 괜히 후진한다고 일 낼까봐 무서워서 그냥 두고 왔어요."

 

 "다음 부터는 식자재 골목에다 대고 들어와."

 

 "알았어요. 그럴께요."

 

 아침 먹고 티스토리 좀 쓰다가 대공원으로 운동을 갔다.

 가볍게 산으로 다니는 코스로 갔는데 처음보다는 덜 헥헥 거린다.

 산에서 내려와 다시 주차장까지 왔는데도 만보가 다 안된다.

 아침을 너무 거하게 먹어서 점심 생각 없고 바다로 커피 마시러 가자고 하여 일광으로 왔다.


 평일 인데도 일광에는 사람이 많았다.

 일광에 아파트가 많이 생기고 부산부터 지하철이 생기면서 일광이 부산의 신도시로 빠르게 변신 중이다.

 교장샘이 톡으로 알려 주었던 설치 미술이 바닷가에 있었다.

 샘은 미술과 출신이고 그것도 조소과 전공으로 부군도 같은 과에서 만난 분이시라 미술 관련 된 곳을 많이 다니신다.

 그동안 못 가본 전시회를 다 다녀 보시는 듯. 

 

 

 샘에게서는 향기가 난다.

 

 뭐라 말할 수 없는.

 성경에 그리스도의 향기를 내는 삶을 살라고 하는데 교장샘은 삶의 향기가 우아하다.

 바닷가를 따라서 잘 볼줄 모르는 설치 미술을 따라 걷고 있는데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까만 옷으로 가린 수녀님 3분이 신발을 벗고 바닷가 물속으로 한발자욱 내딛고 있었다.

 

 마치 코스프레처럼 보인다.

 

 수녀님들도 다 일과가 있어서 평일에 저렇게 다니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

쏜살같이 안전요원이 달려가면서 소리친다.

"바다에 들어 가시면 안됩니다. 마스크 쓰시구요"

 마스크를 벗고 사진 한장 찍으려던 수녀님이 다시 마스크를 쓰고 신발을 들고 바닷가를 따라 걷는다.

 "오랫만에 나오신 것 같은데 그냥 사진 한장 찍게 두지."

 바라보는데 괜히 안스러운 마음이 든다.

 신을 벗고 양말을 벗은 발들이 하얗다.

 이렇게 바닷가에 나오는 것도 바닷가를 걷는 것도 오랫만이실 것이다.

 모래를 밟으며 기쁜 얼굴들로 걷고 계신다.

 포즈를 취해 사진 한장을 찍고는 소녀처럼 깔깔거린다.

 

 영숙이는 중학교 때 성당 사택에  세들어 살았었다.

 성당을 늘 지나 다녔고 자주 성당 마당을 어슬렁 거렸었다.

 그때 수녀님들이 숙소에서 나와 성당으로 향하는 모습을 자주 만나고는 했는데 깨끗하고 하얀 수녀복이 넘 ~ 넘 좋아 보였다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다 가리고 고개를 약간 숙인채 걷는 모습이 마치 마리아 상 같았다.

 

 화장을 하지 않은 깨끗하고 하얀 수녀님들의 얼굴은 항상 평안하고 고요하였다.

 잘은 모르지만 영숙이가 알 수 없는 고귀한 세상에 사시는 분들 같았다.

 현실이 아니라 그림 속에서 걸어 나오시는 분들 같았었다.

 


 어떻게 사느냐는 우리의 선택일까?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가운데 이끌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일까?

 분명한 거 하나는 우리 마음을 가꾸지 않고 그냥 방치 한다면 벌레 집이 되었던 유리병처럼 온갖 잡초가 자란다는 것이다.

 종종 성경 말씀으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고 정리해 줘야 한다.

 

 좋은 노래.
 좋은 말.
 좋은 책.

 마음을 정비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보이지 않는다고 마음을 함부로 쓰면 안된다.

 

 그 흔적이 남는다.

 일광 바닷가 카페 2층에서 바다를 바라 보면서 영숙이는 지금 영숙이의 삶의 어디메쯤 서 있는지를 가늠해 본다.

 앞으로 또 어떻게 걸어 가야 할지도 생각해본다.

 

 "오늘도 특별한 하루를 누리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오늘은 일광 바닷가에 바다 미술제에 다녀왔어요."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