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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스물세살의 수채화

by 영숙이 2022.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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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세살의 수채화>

28. 탄생과 전매청

용인 아저씨가 간 밤에 무릎까지 빠지도록 쌓인 눈을 쓸고 있다.

선생님은 서울에서 아직 안 내려오셨고 영숙이는 사무실 청소를 마치고 창문 앞에서 용인 아저씨가 눈 쓰는 것을 구경했다.

겨우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길을 내었을 때 눈만 내놓고는 모자까지 푹 뒤집어쓴 사람이 면사무소 문을 지나 곧바로 보건지소를 향해 걸어왔다.

"어떻게 오셨어요?"

"저 여기 안양 있지유?"

보건지소 현관 앞에서 모자를 벗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서는 아저씨를 보고 안양이 반가운 소리를 한다.

"아니, 웬일이세요?"

"안녕하세요?"

"그래, 신양은 잘 있어요?"

"아, 예, 실은 아기 낳았어유."

"아기 낳았어요? 딸? 아들?"

"아들이에유."

"아유 잘됐네요. 이제 아들 낳고 소원 성취했으니 좋겠어요."

"아, 예."

아저씨는 싱글벙글 ~ 싱글벙글 ~

창 밖에 한껏 쌓여 있는 하얀 눈보다 더 밝은 얼굴에 추위때문에 빨갛게 된 얼굴에 웃음이 하나 가득이다.

"언제 낳았어요?"

"금요일 날 배 아프다고 해서 병원 갔는데 토요일 날 낳았어유."

"지금 병원에 있어요?"

"퇴원해서 처가에 있어유. 출생 신고하러 왔어유. 보름 내에 안 하면 벌금 물잖아유."

저 푸짐하게 쌓인 눈처럼 기쁜 소식을 아름안고 찾아온 아저씨.

"면사무소에 가봐야겠어유."

"차 한잔 하고 가요."

"출생신고하고 처가에 가봐야 해서 다음에 할게유."

싱글벙글 ~ 싱글벙글 ~

기쁨이 충만한 모습으로 면사무소로 향한다.

싱글벙글 웃은 모습이 너무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것처럼 보이고 차분히 앉아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

마냥 행복하고 기쁘고 즐겁다.

안양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회상에 잠긴다.

"신양은 군북에 있을 때 병원에서 무료봉사 지원 나온 보건 요원이었거든."

"29살인가?"

"재 작년인가?"

"저 아저씨하고 선보고 결혼했는데, 저 아저씨는 부인이 죽은 홀아비야."

"딸아이가 두 명이나 있고 33살이나 되는데."

"우리가 얼마나 반대했는 줄 알아?"

"처녀가 말이야 재취 자리에 시집간다고."

"글쎄 하루는 방 안에서 얘기를 나누다가 방문을 딱 걸어 잠그고는 키스하면서 안 놓아주더래."

"그렇게 당하고는 훌쩍훌쩍 울면서 얘기하는데 어쩔 수 없지 뭐."

"일은 끝났겠다."

"하는 수 없이 결혼했는데."

"아들 낳았다니 참 잘됐네."

여름에 곽 양과 안양과 저 집에 놀러 간 적이 있었다.

아저씨는 전매청 일을 하고 있었다.

전매청은 담배. 홍삼 및 홍삼제품의 전매와 인삼 행정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였던 재무부의 외청.

1987년 한국 전매공사로 설립 1988년 한국 담배 인삼공사로 개명 2002년 주식회사 케이티앤지로 변경

KT & G의 기원은 조선 후기 1883년 설립된 국영 연초 제조소 순화 국이며 1952년 전매청으로 개편 1987년 4월 정부투자기관인 한국 전매공사로 창립한 후, 1989년 4월 (주)한국 담배 인삼공사로 개칭 2002년 12월 민영화 (주)케이티앤지로 변경 세계 60여 국에 담배를 수출. 세계 5위의 담배 기업이다.(여담으로 배당금은 높지만 가격변동이 없는 기업임)

밭에는 담배를 만들기 위한 담뱃잎이 마치 야자수처럼 잎사귀를 휘휘 늘어뜨리고 실하게 자라 있었다.

영숙이는 그렇게 가까이에서 담뱃잎사귀를 본적도 드물고 또 그렇게 실하게 키워진 담뱃잎사귀를 보기도 처음이었다.

보통은 자그마하고 노리끼리한 키 작은 담뱃잎이었는데 마치 야자수처럼 노랗고 커다란 담배 잎사귀가 휘휘 늘어져서 밭을 빼곡히 메운 것이 진짜 신기하였다.

우리는 빼곡히 심긴 키가 웃자란 담배 나무 옆을 지나 커다란 건물 있는 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아저씨는 커다란 담배나무가 가득 심겨 있는 끝에서 끝이 안 보이는 커다란 밭 한쪽 옆에 있는 전매지청의 매매창고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다.

투박하게 생긴 그냥 시골 아저씨였다.

시골 사랑방에 가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보통 아저씨.

우리가 방문 하자 처음엔 놀라는 거 같더니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웬일이냐고 ~

청성 보건지소로 발령받아서 놀러 왔다니까 고개를 끄덕인다.

"아 ~ 맞다."

"이번에 청성 보건 지소로 발령받았다는 소리를 집사람한테 들었어유."

"집 사람은 지금 사택에 있을 거예유."

"사택으로 가보세유."

"사택이 조기 저쪽에 있는 집 보이지유?"

창고 겸 사무실로 쓰는 곳에서 나와서 집을 가르쳐 주더니 안 되겠다 싶은지 사무실 문을 잠그고 같이 사택 쪽으로 걸어가 아이 이름을 부르며 손님이 왔다고 일러 준다.

창호지 방문을 열고 마루로 나오던 여자 ~ 여자 ~ 하신 신양이라는 분이 깜짝 놀라며 반가워한다.

작은 방 2개에 부엌 한 칸.

신혼집이라서 그런지 참 예쁘게 꾸며 놓고 살고 있었다.

레이스로 짠 커튼이며 벽에 있는 결혼사진.

이쁜 꽃병 등이 신혼살림을 잘 나타내고 있었다.

사택으로 쓰고 있는 집 앞마당에는 담배가 심겨 있지 않았고 고추, 가지, 오이, 호박이랑 옥수수, 깻잎이 심겨 있었다.

전처가 낳은 두 딸은 같이 안 살고 큰 집 할머니가 키운다는데 방학 때면 놀러 온다고 했다.

신양이 낳은 돌 지난 딸아이가 새근새근 잠들어 있었다.

안양은 몇 번이나 말했다.

"아이고 꼭 강아지 집 같구나."

"사는 게 뭔지."

"옹기종기 사는군."

"아이고 꼭 강아지 집 같구나."

그런 말에도 개의치 않고 신양의 얼굴에서 알콩달콩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드디어 안양이 약간 엇나간 막말을 했다.

"이게 사람 사는 집이 아니고 말이지."

"개 집 같다니까니."

신양의 표정이 잠시 움츠러들더니 다시 본래의 행복한 표정으로 돌아갔다.

김양이 보기에는 안양이 샘이 나서 막말을 하는 거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표정이 떠나지 않았던 부부의 얼굴 모습이 영숙이가 보기엔 참 행복한 부부 같았다.

작은 행복에 만족할 줄 아는 사람들은 보기에 좋다.

과다한 욕심에 물들지 않은 사람들.

우리가 열심히 행복을 좇아 가면 갈수록 산 너머에 있는 행복은 한장의 회색기왓장 일지 모른다.

주어진 행복에 만족하고 감사하는 게 최고.

안양언니는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부러워하는 게 틀림없다.

질투라고 할까?

그날 신양 집에 다녀 온 후 재취 자리에 시집갔다 유산 때문에 죽은 사람 이야기를 하면서 절대로 재취 자리에는 갈게 못 된다고 몇 번이나 스스로를 위로하듯 이야기했다.

출처: https://sjjtc1.tistory.com/192 [베이비 붐 세대 - 또순이:티스토리].

💢 얼마 전에 오래사귄 친구가 부부싸움을 했다.

  베이비 붐 세대의 흔한 부부싸움 ~ 베이비 붐세대의 남자들은 남아선호 사상에 젖은 어른들에 의해 키워졌다.

  아들이라면 껌벅죽는 우리 어머니 세대다.

  반면 베이비 붐세대의 딸들은 교육을 받고 남녀 평등 사상과 직업을 기지고 살았다.

가정에 대한 기여도가 부부가 엇비슷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세대의 유교영향
으로 자기 주장을  잘못한다.

이제 은퇴해서 집에서 붙밖이로 살아야 사는
데 여전히 전성기의 태도로 살고 있다.

  지구는 남자를 중심
으로 돌아간다 하면서 손가락도 까닥하지 않는다.

우리 윗세대는그래도 되었다.

  남자는 하루종일 들녘에 나가서 힘겨운 노동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자는 안사람이거나 집사람이 되었었다.

지금은 안과 밖의 구분이 없다.

여자가 더 많이 활동하는 일도 많다.

  그러다보니 살림하는 주부남정네도 많다.

  은퇴하고 집에 들어 앉아 있으면 밖에 일이 따로 없으니 안에 일을 분담해서 하는게 맞다.

물론 예전에 젊은 시절
에는 집안일 따위는 직
장생활하면서 사소하게 하는 간단한 일에 불과했었다.

남자가 은퇴해서 집에 있어야 하는 것처럼 여자도 집안일에 은퇴를 해야 하지만 그럴수 없으니   ~

그렇다면 집안일을 분담해야 하는것이 맞다.

  남자가 나이 먹는 것처럼 여자도 나이를 먹는다.

  당연히 여자도 배려를 받아야한다.

  젊을 때랑 똑같은 품질의 집안일을 해내는수준을 기대하면 안된다.

  남자가 빨리 깨닫고 배우면 평화가 있지만  끝까지 고집하면 황혼이혼을 하게  되는 것이다.

  아무튼 몇몇일 안타까워서 신경이 쓰였는데 다행히 잘해결되었다.

평생 대장노릇하던 남편이 가출 하룻만에 꼬리 내리고 돌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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