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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 life of Jinnssam>
1. Jinnssam의 다섯번째 숙소
정선생 자취방에서 나와서 학성고등학교 앞에 있는 주택에 딸린 방2칸을 하나로 만든 방과 그에 딸린 작은 부엌이 있는 곳으로 옮겼다.
주택과 담 사이에 있는 좁은 길을 걸어가서 끝에 있는 부엌을 통하여 방안으로 들어가는 작은 방문을 열고 들어가고 나갔다.
2칸을 연결하여 아무것도 없는 방은 너무 크고 부엌은 너무 조그마하고 어두웠다.
연탄을 때서 난방을 하던 시절이라 연탄을 피우고 갈고 하였다.
그런 것은 불편하지 않았는데 여름은 너무 덥고 모기도 많았다.
바로 담밖이 풀밭이 있는 공터였고 방충망이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생각해보면 모기약을 사서 뿌리던지 아니면 모기향을 피우던지 하면 됐는데 왜 그렇게 모기도 많고 너무 더워서 전혀 잠을 못자는데도 어떻게 해결할 생각을 안했었는지 모르겠다.
그런 일만 미숙했을까?
뭐하나 제대로 하는게 있었을까?
사람도 사귈줄 몰라서 학교에서도 혼자고 집에서도 혼자고 주인 아주머니는 월세 주는 날만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렇게 살았을까 싶지만 그때는 그렇게 사는 것밖에 할줄 몰랐다.
음식이라고 제대로 할줄 알았을까?
밥은 할줄 알았지만 반찬은 제대로 만들줄 몰랐다.
그래도 학교 다닐 때 경증 결핵을 앓았었기 때문에 어떤 일이 있어도 식사는 제때 ~ 제때 ~
꼬박꼬박 챙겨 먹었다.
위가 약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하면 아팠다.
치료를 위해 약국에 가니까 2달 이상 위관련 약을 월급 20만원일 때 10만원어치 먹어야 한다고 했다.
약국의 약 대신 정육점에 가서 소 뼈다귀를 5만원어치 사다가 폭 고와서 갤포스처럼 만들어서 먹었었다.
많은 부분에서 미숙했고
사회생활도 미숙했고
시간도 많이 남았는데
유일한 취미는 독서여서 매주 도서관에서 책을 잔뜩 빌려왔다.
Jinnssam이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것은 학교마다 도서관이 있어서 책을 마음대로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선생님이 되고 싶은 이유 중의 하나였다.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가면 책냄새를 맡는게 너무 좋아서 정말 행복했다.
책냄새를 맡으면서 읽을 책을 고를 수 있다는 것이 진짜 좋았다.
도서관에 있는 책들이 Jinnssam 책은 아니지만 언제든지 또 얼마든지 책을 빌릴수 있다는게 행복했다.
가까이에 읽을 수 있는 책이 있다는 생각만 해도 그저 행복했다.
도서관에 책 빌리러 가고 빈 시간에 책을 읽는게 정말 좋았다.
쌀가마니는 없어도 괜찮고 밥은 안먹어도 다른 걸 먹으면 배가 부르지만 읽을 책이나 읽을 문자가 없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견뎌낼 수 없을 것 같았던 시절이었다.
토요일이면 학교 도서관에서 두꺼운 세계여행 그림책을 빌리고 빵과 우유와 과일등등 간식 거리를 잔뜩 사가지고 자취방으로 퇴근했다.
클래식 카세트 테이프를 크게 틀어 놓고 누워서 세계여행 그림을 봤다.
폭포수처럼 공중에서 흘러 내리는 클래식 음악으로 가슴에 깔려 있는 스트레스를 씻어내고 세계여행 그림으로 마음 가득 미래에 대한 소망을 그렸다.
언제인가는 세계여행을 다닐 거라는 소망.
원하던 선생님도 됐고 읽고 싶은 책도 마음껏 읽고 시간도 많고 경제적으로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어렵다거나 부족한 것도 없었고 만약에 만족이 행복이라면 별5개 중에 5개는 줄 수 있었다.
그렇다해도 5명의 형제자매들이 와글와글대던 집에서 자랐다.
학교에서는 수업하느라 바쁘다해도 아무도 없는 자취방에 돌아오면 너무나 조용해서 썰물처럼 외로움이 밀려 들었다.
그렇다고 누구한테 Jinnssam이 심심하다고
외롭다고
말하고 하소연할 데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건 그때 시절에는 사치에 해당되었다.
배부르고 할일 없는 사람들이 심심하고 외롭다고 하는거고 부끄러워서 그런 이야기를 누구한테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주인집에서 강아지를 키웠다.
영숙이를 쫄래 쫄래 따라 다니는게 너무 귀여웠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혼자 있는게 심심하고 외로우니까 강아지를 키우는가 부다.
그렇다고 영숙이는 강아지를 키우고 싶지는 않았다.
따르는 책임이 너무 크기도 하고 돌봐야 할 일이 많아서이다.
대신 새를 키웠다.
노랑 잉꼬새 두마리.
노랑 잉꼬새 두마리를 새장에 키우면서 매일 물도 주고
먹이도 주고
잉꼬새들이 노는 모양을 날마다 작은 노트에다 기록했다.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무엇을 쓸지 몰랐고
다독
다작
다사를 위해서
잉꼬새 두마리를 키우고 기록하는 것이 도움이 되었다.
특히 퇴근할 때 새들이 기다리고 있는게 좋았고
출근할 때 빈방에 인사를 하는 것보다는
잉꼬새에게 인사하는게 좋았다.
"얘들아, 학교 갔다 올께."
"잘놀아."
아버지가 무서워서 매일 학교 갈 때마다
"학교에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인사를 하고 다니던게 습관이 되어서 아무도 없는 빈방이라도 인사를 하고 출근 하였다.
그 집에는 담이 있었고
무늬가 새겨진 커다란 나무 대문이 있었고
담과 연결해서 나무 대문 위쪽으로 작은 옥상을 만들어 놓았다.
대부분의 그시절 주택에 있는 대문에는 그런 옥상이 있었는데 어떤 집에서는 거기에다 고추장이나 된장 단지들을 두기도 하였다.
영숙이가 살던 집에서는 화분에 호박을 키웠다.
대문 옆에다 커다란 화분에 호박을 키워서 옥상으로 타고 올라가도록 하여 옥상 앞쪽은 호박 덩쿨이 전부 뒤덮혀 있었다.
책을 읽다가 지치면 대문 옆에 있는 계단을 통하여 대문 옥상으로 올라갔다.
밖은 캄캄하고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었고
주인집도 불빛만 켜진채 조용했다.
그럴때면 유난히도 혼자라는 생각이 몰려왔다.
언제까지고 혼자일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잉꼬새는 방학이 되어서 대전 집으로 가져 갔는데 내려 올 때는 가지고 내려 오지 않았다.
작은 노트에 10권이상 썼던 잉꼬새에 대한 기록은 이집 저집 자취방을 옮겨 다니다가 우수아파트에 살던 때에 결혼한다고 결심하면서 화단에 들고 나와서 찢어 태워 버렸다.
지금도 그 집 거실 쪽 안쓰는 문에 붙여 놓았던 문장들이 생각난다.
"주황 색깔의 자동차와 블란서 풍 이층 집"
문 옆에 거울이 있어서 거울을 볼 때마다 그 글씨들을 읽었던 생각이 난다.
그때 당시 앞으로 영숙이가 탈 차와 집이었다.
그렇게 24살의 City life of Jinnssam 은 지나갔다.
누구와도 가깝게 지내지 못하고
혼자라는 울타리에 갖힌채로 ~
그때 수업외에 학교에서 맡은 업무가 걸스카웃과 양호실 업무였다.
걸스카웃트 아이들과는 여름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정자에 있는 초등학교로 3박 4일 캠핑을 갔었다.
걸스카웃 아이들과 자지 않고 둥글게 모여앉아서 밤새워 게임하던 일들이 기억난다.
"도랑치고 가재잡고"
"똥차앞에 방구뀌기"
"인디언 밥"
"엉덩이로 글씨 쓰기".
아이들과 밤새워 하던 게임들이다.
양호실 아이들과는 일직하는 날 다음날로 날을 잡아서 대전에서 내려와 일직을 하고 다음날 진하 해수욕장
을 갔었던 일이 기억난다.
양호실 아이들과 버너를 피워 바닷가에서 밥을 해먹었다.
이렇게 오랜 세월이 흐르고 뒤돌아 보니 그 모든 과정이 있었기에 지금의 영숙이란 사람이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외로움의 과정이 있었기에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되었다.
다독, 다작, 다사를 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이 있었기에 글 쓰는 일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객지에서의 생활이 쉽지는 않았지만 그 때문에 가족들이 그만큼 더 소중했고 독서라는 취미 생활이 있어서 쓸데없는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았던 것같다.
무엇보다 그 모든 만족에도 불구하고 왠지 모를 어두움이 있었고 체울 수 없는 허기가 있었고 이 세상에 혼자 던져진 듯한 허무가 있었다.
하나님을 향한 여정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뒤돌아보면 하나님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 전에 상과 여선생이
었던 정선생과 생활하
던 때에도 주일 날이면 가끔 근처에 있던 대흥
교회를 찾아가서 예배
를 드렸었다.
대전 엄마한테 가면 당연히 집 근처에 있는 대흥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렸다.
점점 더 예배와 하나님
에게서 멀어져 가면서
어두움이
영적인 허기가
허무함이 있었지만
그때 당시는 그런 존재를 알 수도
느낄 줄도 모르던
영적인 아기였다.
"저를 버려두지 아니하시고 붙잡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의 저로 이끌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출처: https://sjjtc1.tistory.com/653 [베이비 붐 세대 - 또순이: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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