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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irement life of JINNSSAM

일광 바닷가

by 영숙이 2022.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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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광 바닷가>  

 

 방어진이 가깝지만 마땅히 차를 주차하고 차에서 바다를 보면서 놀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다.

 있기는 있지만 많지 않으니 방어진 사람들이 다 차지하고 우리 차지가 돌아오지 않는다.

 

 결국 좀 멀기는 하지만 일광 바닷가로 나섰다.

 

 바로 코 앞에서 만질듯이 바다를 볼 수 있는 곳이면서 차를 댈 수 있는 곳으로

 

 지난번에는 차박을 하였지만 화장실이 너무 불편해서 포기하고 이번에는 간이의자를 꺼내 차 그늘아래에 놓고 고구마줄기를 깠다.


 바닷바람이 좀 불었지만 불편할 정도로 불지 않고 딱 기분 좋게 가을 바다만큼만 불어서 고구마 줄기를 까면서

 

 "이게 왠 호사지?"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하늘도

 바다도

 바람도 좋았다.

 

 손톱 밑이 점점 더 까매진다.

 

 옆에서 철희가 고구마 줄기 까는 법과 고구마 줄기 요리법을 인터넷을 찾아서 읽어준다.

 

 조금 지나니까 역시 생리현상 ~

 공중화장실 냄새를 생각하니까 정말 가기 싫었다.

 근처 어디 화장실 본만한 곳이 없을까 싶어 이리 기웃 ~ 저리 기웃 ~

 결국 다시 돌아와서 말했다.

 

 "커피 마실래요?"
 "공중화장실까지 가기 싫어서 ~ 옆에 있는 저 카페에 가서 커피 사고 화장실 좀 쓰려구요."

 "알았어."

 

 카페는 커피와 한방차가 적절히 섞여 있었다.

 카페라떼 한잔과 대추차를 한잔 주문하였다.

 

 생각보다 카페의 바다를 향한 뷰가 좋아서 전화로 철희를 불렀다.

 의자 챙겨 넣어야하는데 투덜 ~ 투덜 ~

 

 "정말 여기 괜찮다니까요."

 "천천히 와보세요."

 

 주문하고 카운터에 서서 음료 만드는 걸 구경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 들어왔다.

 어디 초등학교 동창생들인지 아니면 동호회인지 모를 사람들이 여성도 끼인 주로 베이비 붐 세대의 남자들이 10여명 들어오니 카페가 꽉찬다.

 한가했던 카페 안이 시끌 ~ 시끌 ~ .

 

  철희가 와서 음료를 가지고 바닷가 창쪽 테이블 끝쯤에 앉았다.

  뒷쪽에서 시끄럽다.

  시끄러운 것도 싫고 자꾸 귀를 기울이게 되는 것도 싫어서 해드셋을 머리에 썼는데도 신경이 쓰인다.

 

  어떤 남자 하나가 무조건 재미있어야 돼 ~ 를 연발한다.

  여성이 친구를 데리고 온다는데 무조건 재미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듣고 있다가 속으로 생각했다.

 

 "본인은 재미있는 사람일까?"

 

 이렇게 듣고 있어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헤드셋 볼륨을 높혔다.

 

  베이비 붐 세대는 이렇게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동창들을 찾아서 뭉친다.

  지긋이 나이먹고 왁작지껄 ~

  이건 분명히 초등학교 동창생 모임이다.

 

  "우리 나가요.".

 

  철희가 오자고 해놓고 왜 이렇게 빨리 가나? 하는 얼굴로 건너다 본다.

  입모양으로 말한다.

   

  "시끄러워서."

 

  나가면서 카페 입구에 금붕어를 키우는 커다란 항아리에 손가락을 집어 넣으니 밥주는 줄 알고 금붕어들이 모여든다.

 

  차에서 고구마 줄거리를 좀 더 까다가 저녁 먹으러 갔다.

 

  차를 몰고 지난번에 걸어서 다녀온 꼬막 비빔밥 집으로 갔는데 다행히도 줄은 서 있지 않아서 바로 입장.

   이 근처 큰 도로 옆에 있는 카페는 지나가다가 들린 적이 있는데 큰 도로에서 들어와야하는 음식점은 걸어다녀야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지난번 차박 때에 이 근처까지 걸어와서

  어떤 음식점이 맛있을까?

  사람이 많을까?

  눈여겨 봐두었다가 저녁먹으러 온 것이다.

 

  꼬막 비빔밥집은 2층으로 되어 있는데 2층에는 바로 바다뷰로 바다를 바라보면서 창가에 붙어 앉아서 먹을 수 있었다.

  바다뷰 좌석은 인기가 있어서 기다려야 했고 테이블은 바로 안내를 받았다.

  메뉴는 꼬막비빔밥 + 꼬막 + 육전셋트 먹을만해서 다음에도 이 근처에 오면 또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5시 30분에 저녁먹으러 출발했는데 테이블에 앉은 시간이 6시 안되었는데 6시 10분쯤 되니까 바다가 캄캄해졌다.

  저녁을 먹으면서 도란 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뒷모습들이 보기에 좋아서 한컷 찰칵.

 

 

바다가 환하게 보였을 때 찍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저녁을 먹고 차박을 할 수  있는 바닷가 제자리로 돌아와서 뒷좌석 눕히고 차바닥에 뭘깔고 하는 것이 번거로워서 앞좌석에 앉아 고구마 줄거리 껍질을 까면서 영화 한편

 

  "강철비"

 

 테블릿 소리가 시원찮아서 블루투스 스피커로 연결해서 보니까 완전 영화관이 따로 없다.

 바다는 완전 캄카미 ~

 바다위 앞쪽에서 낛시를 하는지 아니면 군소나 낙지를 건지는지 조그만 배를 띄워 놓고 바다 속을 들여다보는 작은 불빛 외에는 캄 ~ 캄 ~

 

 강철비를 보는데 효과음 때문에 때로 깜놀 ~

 

 강철비 내용은 북에서 쿠데타가 일어났는데 핵전쟁을 막기 위해서 쿠데타를 막는 작전을 펼친다는 내용.

 

  IMF때인가?

  그 전인가?

  그 이후인가?

  한참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날 거라는 소문이 떠돌았었다.

  북한에 쿠데타도 일어났다는 소문도 있었다.

 

 보통 사람은 북한에 쿠테타가 일어나면 남북한 통일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쿠데타를 일으키는 목적이 권력을 잡기 위해서라면 남북한에 영향을 미쳐서 전쟁도 일어날 수 있겠다 싶었다.

 

 영화는 재미있었다.

 

  "속히 불쌍한 북한 동포 구원하시여 평화 통일 이루어 주소서."

 

  영화가 끝나고 나니까 고구마 줄거리도 어느 정도 많이 까져서 수북이 쌓여있다.

  집에 가지고 와서 넷플릭스에서 영화 한편을 더 보고 고구마 줄거리를 마져 다 깠다.

  손톱 밑이 까맣고 손가락도 까맣고 까만 손톱이 조금 아프기도 하다.

 

   집에서 본 영화는 노르웨이 영화였는데 노르웨이 왕세자와 평민이 연애하는 영화였다.

   노르웨이를 다녀와서 인지 영화 내용이 쉽게 이해가 되었다.

 

   노르웨이는 인구가 500만 면적은 우리의 10배?

   페키지로 다녀온 공원도 나오니 정말 반가웠다.

   노르웨이 아이들의 큰 키와 죽은깨 있는 얼굴들.

   성숙한 아이들의 모습 ~

 

   기나긴 흑야 때문에 우울증이 극심한 나라.

   우리나라도 사망원인 5번째가 우울증이란 소리를 듣고 깜놀 ~

   우리나라는 살기에 너무 팍팍해서?

   재미가 없어서?

   노르웨이는 날씨가 백야로 7월 8월 9월만 햇볕이 있고 나머지는 흑야 때문에 집안에 머무는 날이 많고 거의 회색빛 날씨라서 우울증이 더 심하다고 한다.

 

   호수가 많은 나라 ~

 

   영화가 끝나면서 고구마 줄기도 다 깠다.

   한솥단지나 되는데 삶아서 나누고 냉동실에 얼려 놓고 반찬으로 해먹을 요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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