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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irement life of JINNSSAM

Retirement life of JINNSSAM ~ 젊은이 코스프레.

by 영혼의 닻을 찾아서 2022.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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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irement life of JINNSSAM ~ 젊은이 코스프레>


 화욜날 은퇴하신 여자 교장샘을 만나려고 월욜날 오전부터 부지런을 떨어 미장원에 가서 머리에 물들이고 여름내내 질끈 묶고 다니던 머리칼도 싹둑 잘라서 40대와 50대에 주로 하고 다녔던 단발커트를 하였다.

 "한번씩 어려운 사람 만나는 것도 도움이 되는구나."
 "자신 꾸미기에 1도 관심이 없는데 흰머리도 염색하고 좋으네"

 머리 관리도 할줄 모르는 사람이 긴 머리에는 파마건 아니건 질끈 묶고 다니다가 커트 머리만 해도 기분이 좋았다.

 머리가 이쁘다고 칭찬해주니 더 기분이 좋았다.

 칭찬에 힘입어 목욜날도 같은 복장에 눈이 좋아서 안경을 안써도 되는데 폼내고 싶어서 쓰지않고 들고 다니던 안경도 꺼내어 쓰고 대공원에 가서 전도를 했다.

 10시 40분쯤 시작해서 11시 40분정도까지 하는데 시외삼촌을 만났다.

 우리를 중매했던 시외숙모는 돌아가시고(벌써 9년이 됐다니 정말 시간이 빠르다.) 70대 중반이신 시외삼촌은 여전히 ~.

 다시 4~5십대로 돌아건 것 같아서 기분이 저절로 Up되었다.

 금욜날 가끔 자주 만나는 자이엄마를 만나는데 깔롱 까지는 아니어도 나름 신경을 써서 모자와 안경같은 소품을 신경썼다.
 사실 편한 복장에 편하게 만나는 자이 엄마지만 한번쯤은 ㅋㅋㅋ.

 가끔은 머리에 염색을 안해서 흰머리인채로 만나기도 한다. 

 자이엄마가 초등학교 도우미로 2시에 근무 들어가니까 오전 10시부터 만나서 맥도널드에 가서 커피와 블랙퍼스트를 산다음 다운동 한적한 산책길로 갔다.

 한적한 카페 소반에 차를 주차 시키고 낙엽이 깔린 태화강변을 적당히 걷고 강변벤치에 앉아 동네방네 이러쿵 저러쿵 다 떠들고 시간에 맞춰 적당한 걸음으로 태화강가를 따라 카페 겸 한정식 집인 소반에 도착해서 점심을 시켰다.

 테이블에 물건 올려 놓은걸 치우다보니 안경이 없었다.

 "안경 어디 있지?"
 "없어요?"
 "아까 벤치에 앉아서 바지위에 걸치는 걸 봤는데?"
 "우리 일어나면서 벤치를 봤는데 아무것도 없었는데 "
 "다 마신 종이 커피잔 어쩌지? 그랬더니 들고가야지 하면서 들고 온 것 까지는 기억 나는데."
 "생각이 안나네"
 "여기없으면 차에 있나?."

 차에도 없었다.

 "돌솥밥 다되려면 시간이 얼마 남았어요?"
 "4분 남았어요"

 비싸고 맛있는 점심인데 먹고 찾으러 가야겠다 생각하고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먹고 나니 1시 7분.

 "1시 30분에는 출발해야하는데"
 "1시 40분에 출발해도 되요"
 "그래도 30분에는 가야지."
 "혼자 갈께요"
 "혼자서 빨리 뛰어 갔다 올께요"

 "낙엽이 미끄럽던데 넘어지기 쉬우니 조심하구요."

 훅훅 ~ 학학 ~
 열심히 뛰었다.

 

 100미터를 15초에 주파하던 실력이었다.

 20살때 이야기지만.

 

 교육청 주관 여교사 달리기에 참가해서 2등 먹고 팔 근육을 키우는 완력기? 를 받았었다.
 출산후 스승의 날 달렸더니

 "예전만큼 못달리시네요"

 지금은?

 현실은?
 

 뛴다기 보다는 빠른 경보기 수준.
 마음은 사슴처럼 껑충껑충 재빠르게 달리는데 몸은 인정하기 싫지만 어쩔 수 없다.
 뇨실금 때문에 엉덩이에 힘을 잔뜩주고(실례하면 갈아입을 옷도 없으니 ㅠㅠㅠ)

 "헛둘 ~ 헛둘 ~"
 "학학 ~ 헉헉 ~"

 얼마 안가서 숨이 턱에 차서 그나마도 못뛰고 빠르게 걷기를 한다.
 이럴때 평소 산책할 때마다복식호흡을 한게 도움이 많이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가고 ~ 가고 ~ 또 가고 ~

 둘이 이야기 하면서 걸을 때에는 그리 멀지 않았다.
 적당한 거리.

 왜 이리 멀지?

 눈알을 열심히 굴리면서 혹시 어디 떨어트렸나 살피느라 바쁘다.
 드뎌 둘이 노닥거렸던 벤치가 저만큼 시야에 들어온다.

 재빨리 ~

 샅샅이 훝어 보면서 가는데 
 없다.

 요즘은 사람들이 물건을 잘 안가져간다.
 보통은 떨어트린 자리에 있기 마련이다.
 그럴수밖에 없는 것이 요즘처럼 물건이 흔한 시절에는 물건을 가져가봐야 처치곤란이기 때문.

 '어디에서 잃어 버렸지?'

 아무리 생각해도 머리속이 하얗다.
 어디서 떨어트렸는지 기억이 나면 찾을 수 있는데

 '몇시지?'
 '어이쿠 벌써 1시 40분이네'
 '날아갈 수도 없고'
 '큰일이네. 지각인데'

 전화를 하면서 돌아서서 부지런히 뛰듯이 걸었다.

 

 "천지 개벽할 일이야. 자기 지각하게 생겼어.".
 "으짠데요. 벌써 출근 시간이 다 되어가넹"
 "좀늦어도 되요"
 "좀늦는다고 전화를 해요"
 "전화할데가 없어요"
 "조금 늦어도 되요"
 "최대한 빨라 갈께요"

 헛둘 ~ 헛둘 ~

 헉헉 ~ 학학 ~

 이번엔 안경이 문제가 아니라 지각을 하느냐 안하느냐가 문제다.
 다시 있는 힘을 다해 달리는지 걷는지

 도착하니 1시 52분.
 학교까지 2시 안에 도착해야 한다.

 

 자동차야 빨리가자.
 그래도 신호는 지켜야 한다.
 이럴때 일수록 지켜야하는게 신호다.

 "땀이 비오듯 흐르네요."
 "금방 후딱 달려 갔다 달려올줄 알았어요"
 "둘이 말하면서 걸을 때는 가깝더니 혼자 가니까 멀더라구요"
 "그나 저나 지각쟁이 옆에 있다가 지각해서 어째요"
 "안경 못찾아서 어떡해요? 내려주고 다시 가봐요."
 "안그래도 데려다주고 가볼걸 했어요."
 "지금은 안경은 잊어 버리고 지각 안시키는데 집중할래요"
 "어제 누가 우리 뒤에서 오다가 요리조리 추월하는 차보구 뭐가 저리 바쁠까했는데 내가 말한대로 딱 저리 바쁜 사람이 됐네요."
 "오늘 자기한테 잘보이려다 망했어요."

 

 드디어 도착.

 학교 교문을 들어가는데 보니까 2시 1분.
 

 오늘은 젊은이 코스프레하다가 망한날이다.

 그래도 젊은이 코스프레가 좋아서 당분간 계속할 생각이다.

 지금 허벅지가 아프다.
 안쓰던 근육을 써서 그런가보다.

 다시 한번 둘러 보아도 역쉬 안경은 없었다.
 안경 잃어버린 것은 좀 그랬지만 아직 이렇게라도 달릴 수 있다는게 정말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자이엄마랑 나눈 마무리 톡을 올리고 오늘 이야기는 여기에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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