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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irement life of JINNSSAM

지각쟁이의 부지런 나들이

by 영혼의 닻을 찾아서 2022.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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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쟁이의 부지런 나들이>

 

 연말도 되었고 대전 엄마한테 한달에 한번이라하고 두달에 한번 정도 가게된다.

 그것도 2달을 다 채워서 가게 마련.
 여름 방학 때 무주 동창회 가는 철희 따라서 영동에 들렸다 대전에 갔는데 부담이 없으니 좋았다.

 지난 달에 생필품을 모두 사서 필요한 건 없다지만 JINNSSAM도 심심하고 겸사겸사 엄마한테 간다.

 쫑숙이한테 연락하고 알람시계를 7시에 맞춰서 일어났더니 졸렸다.
 한 20분 더 자려고 알람을 맞추고 누웠다가 그새 잠이 달아나 버려서 벌떡 일어나 양치하고 옷입고 가방싸고 ~ ~ ~

 5004번이 7시 20분에 남창에서 출발하니 7시 40분에 맞춰서 버스 정류장으로 가면 되겠다는 생각해서 재활용을 들고 30분에 집에서 나섰다.

 바지런하게 재활용을 던져 넣고 40분이 되기 전에 버스정류장에 도착해서 시간표를 보니 허참 도착하려면 28분이 남았다.

 버스 정류장 의자에 앉았다.
 깜놀 ~ ~ ~
 유리로 된 의자가 따끈따끈 ~
 여름에 대전에 갈 때에 유리로 된 의자를 보고 겨울에는 엉덩이 시리겠다 생각하면서 바라 보았었는데 ~
 옆에 서 있는 아저씨를 바라보면서

 "가스인가요? 의자가 따끈따끈하네요?"
 "몰랐어요? 가스가 아니라 전기인 것 같아요."
 "아 ~네. 우리나라 정말 잘사네요."

 의자 다리를 보니까 숫자가 뜬다.
 전기로 따끈하게 뎁히나부다.

 생각해보니 태화강 산책로나 대공원 산꼭대기에도 전부 전기가 들어온다.

 시스템이나 기타 주변의 여건이나 환경이 변하는데도 여전히 같은 생각과 같은 시선으로 보고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변화에 대한 적응이 늦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아파트로 들어가는 신호 받으려고 차가 서 있으면 대도로 옆에 마라탕이라고 써 있다.
볼때마다

 "마라탕이 뭐지?"

 서울에 가서 마라탕을 주문 배달해서 먹었는데 잘 모르겠다.
 머리 염색하면서 마라탕 가게 앞을 지나가게 되었다.
 충동적으로 들어가서 보니까 각종 채소에 국물을 선택하면 요리를 해주는 중국요리 중 하나.

 매운 정도는 0으로 하고 채소와 먹을 걸 이것 저것 주워 담다 보니 2인분을 담아서 결국은 남은 음식을 포장해서 집으로 들고 왔다.

 마라탕 도전기를 자세히 쓸까 했는데 기회를 놓쳐서 정확히 말하면 아직 감정이 따끈따끈할 때 써야하는데 시간을 놓쳐서 넘어가고 오늘 여기에다 적어본다.
 버스정류장 의자가 따뜻한거에 보태서

 25분이나 남은 5004번을 못기다리고 KTX역을 지나가는 1013번을 타서 언양 임시 버스정류장서 내렸다.

 택시를 돌려서 타고 KTX역에 가자니까 바로 뒤에 있는 버스를 타면 간다고 한다.
 언양에서 출발하는 모든 버스가 KTX역을 통과한다고 말해준다.

 "네, 다음에는 그렇게 탈게요. 울산 밖으로 잘 안나와서요."
 "그나 저나 *** 아파트가 어디예요?"
 "계약금 500만원만 있으면 계약이 된다해서요."
 "좀 있다 알려 줄게요. 그게 위치가 좀 그래요."
 ""***** 아파트에도 저는 살라해도 안살 것 같아요."
 "왜요?"
 "국도, 고속도로, KTX철로가 둘러싸고 있잖아요. 기차 지나가는 소리도 시끄러운데 거기에 먼지도 장난 아닐텐데요."
 "KTX 역사 바로 옆에 25층으로 짓는다네요"
 "우와 ~ 기차 소음에 역사가 다 가릴텐데요"

 "택시비보다 많은 정보를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내리기 전에 울산오는 기차표를 끊었다.
 아무래도 날씨도 쌀쌀해서 차에서 내려 돌아다니는 것은 힘들 것 같아서였다.
 금요일이라서 기차표 미리 끊어 놓지 않으면 표가 없을거고 또 기차시간에 맞춰서 놀 것 같아서 였다.

 돌아오는 기차 5시 51분.

 엄마 집에 도착해서 띵똥띵동 ~ ~ ~

 현관에서 나오는 엄마와 마주쳤다.

 "쫑숙이가 내려오래."
 "지금 도착한다고 내려오라 하네."
 "집에 안올거면 이거 가지고 가야겠다."
 "먹을건 주지마. 엄마."
 "혼자 먹으니 언제까지 먹어야 하고 먹기도 힘들어."
 "마른거니까 가져가. 검은콩하고 팥이야."
 "오래둬도 되니까 가져가."

 륙색에서 들고 다니는 광목천 가방 하나를 꺼내 담았다.
 밑에 내려가니 쫑숙이가 도착한다.
 차에 타서 어디를 갈까 이야기를 했다.

 "구배산 가자. 속리산 뒷쪽에 있는 산이야."
 "얼마나 걸리는데?"
 "2시간?"
 "너무 멀다. 가까운 곳으로 가면 안돼?"
 "날씨도 추운데."
 "어디로 가지?"
 "대청댐? 공주?,"
 "대청댐도 멀어. 가다보면 1시간 반은 걸려."
 "그럼 보문산 갈까?"
 "그러지뭐."

 보문산으로 방향을 잡아서 가다가

 "지난번 간데 아닌가?"
 "응 그 근처지."
 "계족산 가자."
 "황톳길도 있고."
 "한번쯤 갈만해. 가자."
 "구배산은 날 따뜻해지는 봄에 가서 1박 하지 뭐."
 "거기에 팬션이 많아."
 "그럼 봄에 가서 팬션에서 하루밤 자고 오지 뭐."

 그렇게 계족산으로 갔다.
 신탄진 뒷길인데 낮은 산에 도시 가까이 있으면서 산밑으로 제법 큰 동네가 있었다.
 자동차로 스윽 올라갔다 내려오니까 끝.

 

 겨울 산은 참 볼품이 없다.
 볼것도 없어서 나뭇잎이 다 떨어진 빈 가지들만 추운 듯 하늘가를 채우고 있다.

 "11월 25일 세종시를 갔다 왔어."
 "세종시의 생태식물원쯤 되나?"
 "누가 그러더라. 좀 일찍왔어야 단풍도 있는데 아무것도 없다고 너무 늦게 왔다고 그러더라."

 "지난번 갑사 갈 때만 해도 단풍이 남아 있어서 보기 좋았는데."
 "그래. 아무 것도 볼게 없네. 날씨도 춥고 차에서 내리기도 싫고."

 산을 한바퀴 돌아서 내려오니 신탄진 시내.
 다시 계족산을 길 따라서 올라가서 이번에는 마을 길로 들어섰다.
 마을을 조금 들어가니 군부대가 나온다.
 다시 돌아나오면서 음식점을 찾았다.

 "어디가 맛있을까?"

 마을 초입에 있는 계족산 황토길 음식점.
 대충 찍어서 들어갔는데 마침 점심 시간이었는지 근처에서 일하는 일군들과 오피스 걸들이 모여든다.

 두부 전골, 콩전. 흑왕만두. 묵무침 코스가 있어서 주문했는데 두부 전골에 육수가 시원하고 묵무침도 맛있고 콩전과 흑왕만두도 맛있다.

 다행이다.
 맛있는 음식점을 만나서
 돈내고 맛없는 음식 먹는 것처럼 고역이 없다.
 예전에 여동생이 시부모 모시고 통도환타지아 갔을 때 바이킹을 타고 나서 하시는 말씀

 "돈내고 죽을 뻔 했네."

 그래서 빵 터진 적이 있는데 돈내고 맛없는 음식 먹는 것처럼 고역도 없다.
 전골을 맵게 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많이 매워서 JINNSSAM은 두부만 건져 먹고 국물은 떠놨다가 위에만 살짝살짝 떠먹었다.
 만두가 있어서 다행.
 콩자반하고 먹었다.
 매운 음식을 못 먹는게 힘들지만 그럭저럭 이참저참 살도 빼고 ~

 만족스러운 점심 후에 대청호수로 갔다.
 대청 댐이 있는 곳으로 가서 호떡을 한개씩 섭취.
 아이들 어렸을 때는 한번씩 오던 곳인데 날씨가 추워서 인지 사람도 별로 없고 몇사람 옹기종기 볕따라 모여 있다.

 예전 처음 오픈 할 때만 해도 항상 사람들이 바글 바글 시장터처럼 많았었다.
 온갖 장난감에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 다니던 곳인데 지금은 가게 문을 열었는지 닫았는지 관심이 없고 호떡만 한개씩 먹고 내려간다.

 뜨겁게 기름에 튀긴 씨앗호떡이라서 두꺼운 마분지 종이를 접어서 호떡을 잡고 끝에서부터 야금야금 먹어야 한다.

 호떡을 받아오는데

 "좀 식으면 천천히 드셔요. 그래도 맛있습니다."

 내려 놓으면서

 "좀 식으면 먹으래."

 그러면서 호떡을 바로 집어 드니까 옆에서 말한다.

 "좀 이따 먹으라면서."
 "싫어. 지금 먹을래. 난 청개구리표니까."

 그러면서 호떡을 손에 쥐고 살살 돌려가면서 야금 야금 먹고 있는데 옆에 있던 동생이 좀 있다 호떡을 들더니 덥썩 크게 한입 물었다.

 "앗 ~ 뜨뜨뜨뜨거 ~ "

 꿀이 흘러 나와서 옷을 버리고 뜨거워서 입천정을 대었는지도 모르겠다.

 입천정 이야기를 안한거 보면 괜찮았나부다.
 옷에 묻은 꿀을 닦느라 화장실에 왔다갔다 ~
 그러거나 말거나 야금야금 호떡을 돌려 가면서 다 먹고 카페를 간다고 차를 탔다.

 차를 타고 대청댐을 건너서 음식점 사잇길로 가더니 산악도로도 아니고 화재진압을 위한 좁은 산악길을 올라간다.
 시멘트가 깔려 있기는 하지만 좁아서 차 한대가 겨우 다닐 정도인데 이리구불 저리구불 잘 올라가서 잘 내려온다.
 속으로 쫄깃쫄깃 했지만 표현은 못하고 다 내려와서 호기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난 호기심이 많아."
 "호기심 때문에 모르는 걸 알아 보는게 재미있어."
 "적당한 호기심은 괜찮지만 쓸데없는 호기심은 위험할 수도 있대."
 "호기심 때문에 위험하면 안되지."

 "그래. 맞는 것 같네."

 "사실 말은 안했지만 아까 올라갔다 내려오는데 쫄깃쫄깃 했어."

 그렇게 산을 한바퀴 돌아서 다시 제자리.
 카페를 찾아 들어갔다.

 카페 그린 브라우니 ~
 브랜드 카페라서 그런지 인테리어와 소품 분위기가 정말 좋다.
 시크릿 공간도 있어서 회의나 스터디 그룹도 할 수있고 넓은 창과 높은 천정도 좋다.

 차맛?
 2% 부족?
 혼자 일하는 알바생이 초짜라서 그럴거라는 이야기를 했다.

 드넓은 대청댐 호수의 그좋은 풍경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이층의 넓은 창으로 대청댐의 아기자기하고 시원한 풍경이 다보인다면 정말 좋을텐데.
 물좋고 정자 좋은 곳이 없다지만 여기는 물도 좋고 정자도 좋은데 좋은 정자에서 물이 안보인다.

 그래도 추운 밖보다는 따스한 공간에 기분좋은 인테리어라서 기분이 좋다.
 잘꾸며진 카페를 구경하는 맛이 있다.

 카페에 오기 전에 다육이 농장이 있어서 각기 마음에 드는 다육이를 한개씩 집어 들었다.
 전부터 사고 싶었던 괴목을 쫑숙이가 사서 자구를 2개 떼어내서 울산으로 가져가는 중이다.
 잘자란 괴목 ~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기차 타러 오는 사이에 차에서 신나게 정신없이 쿨쿨 ~

 차가 밀려서 꽤 시간이 걸렸다.
 4시 30분에 카페를 나섰는데 대전역에 도착하니 5시 30분.
 한시간 동안 왔는데 그동안 헤드뱅뱅 쿨쿠리 했으니 정말 숙면을 취하듯 잠을 잤다.

 대전역에 도착해서 기차표를 확인하는데 5시 37분 기차?
 지금이 5시 37분인데?
 놀라서 기차 타는 곳으로 갔다가 다시 확인 해보니 그건 예매 시간이고 기차표는 5시 51분이 맞다

 

 시간이 남아서 가게를 기웃기웃 ~
 잠옷이 필요해서 들여다보니 광목천이다.
 광목천으로 가방을 만들더니 잠옷도 광목천으로 만드는가 보다.
 가방은 괜찮지만 물들이지 않은 광목천 옷은 불편하다.
 원래 불편해서 광목천에 물을 들이기 시작했는데 물을 싹 빼버리면 불편한거 맞다.

 시간이 되어서 기차를 타러 갔는데 기차를 타러 플랫홈에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다.

 서울에서 내려오는게 꼭 반대편에서 내려오는 것 같고 울산으로 향하는게 꼭 서울로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방향감각이 정말 없다.
 이쪽 방향이 맞나?
 의심하면서 타지만 기차의 방향이 항상 맞다.

 기차에 탓더니 가운데 센터에 가족끼리 마주 앉는 자리에 배정되어서 옆과 앞자리에 청년 둘이 앉아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인 JINNSSAM은 괜찮지만 청년들은 불편할 듯.

 불편하던 말던 동대구를 지나갔고 18호실까지 연장 연결되어 있는 만석인 기차는 조금 있으면 울산역에 도착할 것 같다.

 아까 올라 갈 때만 해도 승객이 좌석에 50%정도 였는데....
 빠른 기차에 더 많은 이동.
 사람들은 정말 점점 더 일을 많이 할 것 같다

 

 아까 기차 타면서 보니까 노트북 넷플릭스에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을 보고 있다.
 집에 가서 챙겨봐야겠다.
 넷플릭스에는 4일날 올라 온다는데 본방을 찾아 봐야겠다.

 쫑숙이 차 타고 계족산에 있는 동네를 들어 갔을 때 고등학교 동창 성순이네 집이 나왔다.

 "저집이 성순이네 집인데"
 "성순이네 집에 와봤어?"
 "응 두번. 지금은 살겠어? 벌써 50년전인데"
 "갸도 67살인데."
 "옛날에는 신탄진이 엄청 시골이었어. 버스 타고 와도 정말 멀었지."
 "가수원도 시골이고 만수원도 시골이었지"
 "지금은 그때의 풍광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지?"
 "전부다 아파트가 뻭뻭히 들어서 있어."
 "거기 땅을 가진 사람들만 백억대 부자가 되었겠지"
 "~ ~ ~"

 속으로 생각한다.
 너무 늦게 관심을 가졌네.
 진즉 관심좀 갖지.


 대전역에 데려다 주는데 삼성동에 경익이 생각이 난다.

 "삼성동에 경익이가 살았는데"
 "왜?"
 "생각이 나서 ~ 보고 싶은데 찾을 방법이 없네"

 그렇다.
 50년의 세월은 추억 속으로 데려가지만 추억은 추억일 뿐 ~
 그래도 어떻게 지내는지 소식이라도 들을 방법이 지금으로서는 1도 없다.
 인터넷에 사람찾는다는 광고를 어떻게 내더라?

 

 지각쟁이가 오랫만에 부지런을 떨면서 나들이를 다녀온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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