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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칼럼/국내여행

청국장 띄우기

by 영숙이 2023.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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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국장 띄우기  >  

 

 거실에 앉아 있으니 겨울 햇살이 반짝인다.

 3한 4온이라고 했나?

 좀 따뜻해지려나?

 베란다에는 햇볕이 들어와서 따뜻하다.

 다육이들에게 일주일 동안 못준 물을 듬뿍 듬뿍

 창문을 활짝 열고 왔다 갔다하는데 찬바람이 휘이잉.

 겨울은 겨울인가 부다.

 다시 창문을 닫고 환기를 위해서 다육이에게 가장 먼쪽의 창문 하나를 열고 거실문도 쬐금 열어 놓고 큰방 창문은 햇살은 실컷 들어오도록 불투명 유리창은 열고 투명 유리창을 닫아 놓은채 환기를 위해서 쬐끔 열어 놓았다.

 

 번거롭지만 청국장 띄우는걸 제대로 해봤다. 

 국산 햇콩을 사서 잘 씻고 정수기 물을 받아서 불릴만큼 불려서 푸욱 삶았다.

 아침부터 삶았으면 저녁에 앉히면 되는데 아침에 불리고 저녁에 삶기 시작하여 새벽에 푸욱 삶아졌다.

 새벽에 커다란 타올로 싸고 솜이불로 싸고 담요로 덮는게 귀찮아서 불을 끄고 자버렸다. 아침에 일어나서 들여다보니 콩삶은게 싸늘하게 식어있다.

 타이밍이 중요하다.

 청국장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정말 맛있는 청국장을 띄우려면 푸욱 삶아서 노오랗게 으깨지도록 잘 삶아졌을 때 따뜻 곳을 찾아 앉혀야 한다.

 

 다시 불을 붙이려니 물이 정말 한방울도 없이 말라버려서 다시 정수기 물을 한바가지 넣어서 끓이기 시작했다.

 잘 삶아졌다 싶어서 들여다보니 물이 남아 있길레 물이 마를때까지 약한 불로 뜸을 들이고 들여다보니 너무 삶아져서 삶아진 콩이 노오랗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약간 갈색으로 보였다.

 

 타이밍을 한번 지나가면 끝.

 대나무 소쿠리를 가져다가 콩을 쏱아붓고 비치타올로 감싸고 이번에는 의자에 켜고 앉는 작은 전기 방석을 중간 온도로 켜놓고(40도 정도) 커다란 커버없는 이불로 둘둘 감싸서 앉혔다.

 그 위에 다시 한번 솜이불을 덮고 마지막으로 담요 2개를 더 덮었다.

 공기가 들락일수 있도록 여지를 주고 덮었다.

 

 온도가 높아서인지 첫날부터 청국장 냄새가 집안에 잔뜩 났다.

 맛있는 냄새가 아니어서 좀 걱정했는데 이튿날부터는 맛이 괜찮은 냄새로 변했다.

 '아 ~ 구수하네. '

 이런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괜찮을 냄새가 나서 안심이 되었다.

 이불 밑을 발로 쓱 온도를 재니까 따끄이 따끄이.

 

 원래 콩을 앉히고 사흘째 되는 날 앉힌 시간에 들어내야 하는데 온도가 넘 높고 청국장 뜨는 냄새가 너무 나서 사흘째 아침에 바로 들어냈다.

 노오란 콩들이 긴 진액을 쭉쭉 뻗어내는게 아니고 위에는 약간 진한갈색으로 말라 있었다.

 정말 맛있는 청국장을 이번에도 못만드는 건가?

 청국장 콩을 먹어보았더니 달다.

 지난번에 띄운 것은 띄운 콩을 먹으면 썼는데 다행히 된장찌개를 끓이면 맛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띄운 것은 띄운 콩 몇개를 집어 먹어보니 콩이 달았다.

 참 다행이다.

 아직 청국장을 끓여 보지는 않았지마 맛있을 거 같다.

 지난번에 약간 못마땅한 맛의 청국장도 끓이니까 맛있던데 이번에야 머 당연히 맛있겠지. 

 물론 끓여봐야 안다.

 아직 끓일 시간이 없었다.

 

 막내 혜은이와 소원하여서

 "청국장 좀 조금 줄까?"

 바로 좋다고 답이 왔다.

 토요일은 부산 다녀오느라 시간이 없었고 주일날 점심을 샤브나인에서 먹고 집으로 돌아 오면서 전화를 했다.

 혜은이는 교회 반주를 하고 있었는데 바로 전화가 끊겼다. 

 톡을 보내놓은 것이 있으니까 하면서 혜은이가 일하는 건물 앞으로 갔는데 톡이 왔다.

 예배 중이라고 그냥 놓고 가라는걸 이따 저녁 때 가지러오라고 톡을 넣었다.

 나중에 답이 왔는데 청국장을 별로 안좋아한다고 안줘도 된다고 답이 와 있었다.

 생각해보니 양도 너무 조금 주면서 싫다고 하는데 굳이 준다는 것도 웃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부터 엄마한테 청국장 담을 그릇을 찾느라 냉장고를 뒤져서 쌀과 잡곡이 담겨있는 네모난 플라스틱 통을 비우고 씻어서 꽉꽉 눌러 담았다. 

 청국장을 보내려고 우체국으로 갔다.

 나가기 전에 추운 바람 때문에 털실 머플러로 잔뜩 감고 나갔다.

 더 추우면 털실 머플러로 머리를 싸서 모자로 만들어 쓸 생각이다.

 서양 영화에 나오는 여배우처럼 ㅋㅋㅋ

 

 목에 칭칭 감고 륙색가방을 어깨에 매고 물건을 손에 들고 일층으로 내려왔는데 생각해보니 교통 카드를 충전하지 않았다

 귀찮은데 다시 올라가야 하나?

 신도 신고 벗고가 힘든 발목 부추 구두 인데 ~ 어쩌나 하다가 음식 쓰레기 못버리면 더 귀찮아 질 것 같아서 다시 올라가서 충전카드를 챙겨가지고 나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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