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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칼럼/국내여행

불국사 관광

by 영숙이 2023.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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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국사 관광 >

대한민국 베이비 붐세대와 불국사관광은 뗄래야 뗄수 없는 관계.


jinnssam은 중학교 때 불국사로 수학 여행을 갔었다.
아니 수학여행을 갈뻔했었는데 가지 않았다.

여중 2학년 때였는데
다시 중학생이 된다면 절대 빠지지 않을 것 같다.
그때는 늘 돈 걱정을 하시는 엄마를 보면서 어린 마음에  수학여행비가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수학여행비가  15600원? 이었던 것 같다.

지금은 큰 돈이 아니지만 jinnssam이 대학 졸업 후 첫직장인 보건소에 취직했을때 월급이 8만 얼마였고 1년 후에 고등학교 교사가 되었을 때 월급이 10만원 조금 넘었으니까    
수학여행비 15600원은 매우
큰돈이었다.

등록금이 없어 시골에 사는 여자아이들은 대부분 초등학교 졸업한 후 가발 공장이나 연초 공장에 돈벌러 갔었다.

더 형편이 안좋은 아이들은 초등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남의 집에 더부살이 즉 식모로 가던 시절이었다.

중학교에 갈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가 군청 공무원이셨기 때문이다.

아버지 ~

아버지는 월급을 타면 꼭 필요한 생필품 일부만을 구입할수 있을 정도로 간당 간당 주었다.
  나머지는 본인이 투자를 하거나 본인의 쾌락을 위하여 사용하였다.

jinnssam이 만약 중학교 시험에 떨어지면 연초공장에 취직시켜서 돈 벌게 하겠다고 말했었다.

큰방에서 그말을 하는 아버지 말을 듣고 윗방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jinnssam이 다니던 초등학교는 3개 반중에서 1개반만 진학반이었고 진학반 48명 중에서 여학생은  15명이었는데 실제로 중학교에 진학한 아이는 남학생은 18명 여학생은 보결로 입학한 아이 한명을 포함해서  3명이었다.

학비와 그외 학교에서 필요한 것은 주셨다.
수학여행을 간다고 했다면 수학여행비를 주셨을 것이다.

무슨 마음이었을까?

나중에 큰 부자가 되어 여행을 다니겠다고 생각했다.
그 결심의 일환으로 수학여행도 안가고 수학여행비도 절약하고 ~ .

수학여행 가던 3일동안 학교를 안가고 집에서 노는 것도 좋았다.
엄마가 물었다.

"수학여행을 왜 안가??"
"그냥. 엄마 돈 없잖아."
"그래도 수학여행 가지."
"안가도 돼."

먼산을 바라보는 젊디 젊은 엄마의 하염없는 눈길은  조금 슬퍼 보였다.
수중에 돈은 없었지만 수학여행 간다고 했다면 아버지한테 말해서 주셨을 것이다.

사흘동안 집에서 막내를 업고  노는 것도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동생을 업고 집앞 들마루에 앉아 있는데 어떤 젊은이가 물었다.

"너네 수학여행 기간 아니야? 넌 왜 안갔니?"
"그냥요. 가기 싫어서요."

곧 죽어도 돈때문이라고는 안했던 것 같다.

불국사.

지금도 수학여행 기간이면 저 윗지방에서는 불국사로 수학여행을 온다.

여고 때는 당시 교감 선생님이 나름 개척자여서 설악산으로 수학여행을 갔었는데 기차대신 처음으로 버스를 대절해서 갔었던 기억이 난다.

중학교 때 수학여행을 안간 것을 후회 한적은 없다.
그냥 수학여행을 다녀온 아이들이 사진을 돌려보며 즐거워하고 후일담을 나누는 것을 보면서 수학여행도 갔었어야하는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을 뿐이다.

남들이 그때 그때 하는 것을 그때그때해야 한다는 것을 그때 처음으로 깨달았던 것 같다.

인생에 기회는 2번 없다.

한번 지나가면 두번 다시 오지 않을 것을.
중학교 졸업 앨범에도 실리는  수학여행은 두번 다시 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뭐든지 시기에 맞게 해야 한다는 것.

그렇게 중학교 수학여행 때 가보지 못한 경주를 울산으로  취직하는 바람에 평생에 걸쳐 다니게 될 행운을 얻게 되었다.

처음 울산여상에 교련 교사로 오면서 1년동안은 적응하느라고 정신없이 보냈다.

그 다음 해에는 어리다고 담임을 맡겨주지 않았기 때문에 적응이 완료된 학교생활에서 넘치는 것이 시간이었다.

대학 때 여의도 한강 성심 병원과 중곡동 정신병원으로 실습을 갔을 때
다시 못올 서울이라 생각해서 혼자서 가능한한 할 수있는 모든 범위 안에서 서울을 샅샅이 훝고 다녔던 jinnssam이다.

나름 문학소녀로 앞으로 쓸 글의 소제를 얻는다고 생각했기 때문.

그렇게 여행을 좋아하는 jinnssam이 시간있고 경제적 여유가 있었으니 경주여행을 다니는 건  당연지사.

이성?

관심은 있었다.

울산여상 오기전 청성 보건지소에 서울에서  6개월 파견온 최영주 선생님을 많이 좋아했었다.
그 선생님은 애가 셋이나 되는 유부남.
 
jinnssam이 쓰는 소설의 주인공.

그보다는 대학 때 만났던 남사친
을 더 많이 생각 했다.

그애네 집까지 한번 찾아가 보았고 ~
나름 그애한테 올인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
눈 앞에서 다른 여자애랑 어깨동무하고 있던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

수업없고 할일이 없는 시간에 학교 뒷동산에 있는 벤치에 앉아 있으면 그애가 생각나고는 했었다.
아마도 그때까지 만난 아이 중에서 제일 괜찮은 아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또 대학 3년에 걸쳐서 만나기도 했고 ~
물론 중간에 공백기간이 있기는 있었지만.

어떻게 다시 연결되기를 원하기는 했지만, 만약 그애가 연락했더라면 춤을 췄을텐데 ~

만약 대학 때
그애네 집을 찾아가지 않았었더라면 ~
또 길에서 그애가 다른 여자애랑 어깨 동무한 것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
jinnssam의 성격상 그애에게 도전했을 것이다.
ㅋㅋㅋ

그렇지만 지난 일에 만약에 ~
이런건 있을 수 없다.

지금은 대학 때 그렇게 이성에게 도전했던 일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런 추억조차 없었을테니.

추억을 먹고 살기위해서 추억을 만드는 건 아니지만 그런 추억조차 없었다면 인생이 너무 삭막하지 않았을까?
그런 추억이 없었다면?
없었으면 없었던대로  살았을테지만.

울산에 살면서 그렇게 경주와 불국사를 들락거렸다.

청성보건지소에 근무하던 파견의 최영주 선생님이 포항 성모병원 외과과장으로 근무하시는 것을 신문에서 읽었다.

용감이 무쌍하게
포항 성모병윈에 전화하고 찾아 갔었다.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만날 수 있다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반 세근반.

27살.

선생님은 온갖 상상의 대상이었다.
다만 그 뿐이었다.
  상상속의 최영주 선생님을 한번 뵙고 싶었다.

만나려고  시도했고 ~ 못만났고 ~ 만났는데 같은 사람이 아니었던 것 같고 ~

상상속의 상황은 끝이 나버렸다.

40년 후에 그분에 대한 나름의 소설을 완성해서 전화 통화를 했던 것이 전부이다.
코로나 시절.  
전화 통화를 하고 1년 후에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그분이 근무하던 요양원 원장 선생님이 바뀌어 있었다.

상상속의 대상이었던 최영주 샘과의 상상속의 사망 이후에는 남자를 만나려고 애를 썼다.
  중매와 선을 여러차례 거쳤다.

그즈음에 역시나 불국사에를 갔었다.
불국사를 돌아보고 토함산까지 버스를 타고 올라 갔었다.

석굴암을 들어갔다 나와서 주차장에서 동해를 바라보고 있는데 어떤 남자가 접근해왔다.
자연스럽게.
너무 외로웠는지 ~
  아니면 괜찮겠다고 생각했는지 ~ 아무튼 위험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

"저기가 동해입니다."
"아네. 그런가요?"
"저기 파아란 바닷물이 보이죠?"
"아 ~ 네."

자연스러운 대화가 오고간 후에 포항제철을 다닌다고 본인 소개를 했다.

그렇게 봄부터 그해 여름까지 이어졌는데 어떻게 헤어졌더라?
가물 가물 ~

기억나는 건 용감하게 그애네 집까지 따라갔었던 일.  
여호와 증인을 사귀고 있다는 이야기.
자기 집이 서울서 이사를 왔는데 부동산 사업을 한다는 이야기.
불교신자이고 불교행사에 열심히 참여한다는 이야기 정도가 기억난다.

그 남자와는 공업탑 원다방에서 쫑났다.
본인이 나이가 어려서 아직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이야기를
한 것 같다.

결혼 후 한번 학교로 전화가 왔었나?
결혼했다고 하니까,  
사립인데도 결혼해서 계속 학교를 나갈 수 있는지 몰랐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래 저래 결혼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드디어 하나님께 결혼하게 해달라고 기도를 했었다.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남자하고 결혼하게 해주세요."

왜 그렇게 기도했는지는 모르지만 평범에도 못미치는 사람하고 결혼할까봐 무서웠었나부다.

지금의 남편을 만나서 100일만에 결혼을 했다.

여동생이 결혼한 어디를 가는 우리를 보고 말하길.

"언니 부부는 정말 평범한 부부네."

그렇게 하나님은 jinnssam의 기도를 들어주셨다.

결혼을 하고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다음 처음으로 둘이 여행을 왔었던 곳이 바로 이곳 불국사.

100일만에 결혼하느라 사실 지금의 남편을 잘 알지도 못하고 결혼을 한셈.
인상이 좋아서,
사람이 좋아보여서,
직장이 있어서,
성격이 좋아보여서,
이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남자와 평범한 결혼을 했다.

지금은 기도한대로 응답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그때는 경주로 신혼여행을 많이 다니던 시절이었다.
제주도 아니면 경주였으니까.

벚꽃이 피면 불국사 앞에 벚꽃을 구경하려고 왔었다.

  양호실 아이들과 불국사로 놀러와서 불국사 앞쪽에 있는 모텔 마을 귀퉁이에서 버너에 밥을 해먹었던 43년전 추억이 있는 불국사 앞쪽의 벚꽃은 지금도 어마무시하게 좋다.

친정식구들이 오면 경주 한바퀴  ~
포항에 있는 남동생도 경주에서 ~

이후에 경주와 불국사는 봄마다, 단풍의 화려함이 넘쳐나는 가을마다 필히 찾는 필수코스.

중학교 때 수학여행을 오지 않아서 못보았던
경주와 불국사. 교과서에서 그림으로만  보았던 경주와 불국사.

원도 한도 없이 루틴으로 보았다.

주말이면 경주에 와서 온천을 하고 목욕을 하고 외식을 하면서 인생의 고단함에서 한박자 쉬어가는 곳이 되었다.

목욕도 하고.
외식도 하고.
보문단지에서 잠시 놀면서 쉬어가는 쉼표.

오랫동안 경주는 jinnssam과 가족에게 그런 곳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차츰 발길이 멀어지고 ~

그동안 소원했던  경주를 불국사를 찾았다.

신혼 때 남편이 튼튼한 jinnssan의 다리를 보면서 그당시의 유행어였던

"다리가 불국사 기둥처럼 튼튼하네."

말했던 불국사 회랑의 기둥들은 그대로 였다.

그때는 회랑 한가운데가 텅 비어 있어서 보기 에 좋았다.
지금은 연등들이 회랑 한가운데 지붕에 가득 차있다.
인간들의 무수한 소원들이 주렁주렁.

지금 불국사 회랑을 보는 사람들은 기둥 대신 회랑 천정 가득 메달려 있는 연등이 보일 것이다.

사진을 찍었다.

인터넷을 뒤지면 멋있는 사진이 많이 뜬다.
jinnssam이 인터넷에 뜨지 않을만한 사진으로 찍은 것은 불국사 지붕의 곡선을 찍었다.

예전에 한옥지붕의 곡선이 너무 멋있다고 쓴 글들을 읽을 때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었던 아름다운 곡선을 사진에 담으면서 지붕 곡선이 정말 너무 멋있다는 의미를 이제야 비로소 이해한다.

건축에 편리하도록 네모 빌딩에  네모 아파트에 네모같은 직선으로 가득찬 도시에서 한옥의 곡선은 정말 멋있는 여유이며 아름다움이다.

불국사를 내려오는 돌길을 밟으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길을 밟고 지나갔을가를 생각했다.

학생들.
아낙네들.
계중 아저씨들.
외국인들.
세계인들의 발길이 거쳐갔을 길.  

그 길을 얼굴에 장식을 많이 한 외국인 한명이 가벼운 륙색을 매고 올라오는 얼굴을 들여다 보면서 싱긋 웃었다.
얼마나 허전하면 저렇게 얼굴에 표시를 많이 했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외국인은 발길을 휘휘 휘내젓듯이 걷는다.

다 저녁이 되어서 내려오는데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불국사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걸어 올라오고 있었다.

불국사를 벗어나면 어디를 갈까?

우리의 인생 여정은 쉼표를 찍기 힘들다.

인생여정에서 찍기 힘든 쉼표를 찾아서 또 어디로 갈까?

아무리 많은 곳을 찾아다녀도 우리의 참된 안식은 예수님의 사랑에 있음을 ~
예수님이 주는 참된 쉼표는 겪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으니 이것을 말로 표현하기가 정말 쉽지 않다.

보이지 않는 마음 속에,
머리 속에,
가슴 속에 있는 참된 쉼표를 어떻게 찾아서 어떻게 보여 줄 수 있을까.

믿거나 말거나,
보이거나 말거나,
우리 인생의 진정함 쉼표는 예수님 안에 있음을.
제대로 표현 할 수만 있다면 정말로 좋겠다.

말로는 표현이 안되고,
보여 줄 수도 없고,
오직 믿음으로만 깨달을 수 있으니 ~

아직 갈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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