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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칼럼/국내여행

덕하시장을 찾아서

by 영숙이 2023.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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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하시장을 찾아서 >  

머리를 벌써 먹어서 ㅋ

 재래시장을 갈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현금을 안가지고 다닌다.
 교통이 불편하다
 춥다.
 원하는 물건이 다갖추어져 있지 않다.
 바쁜데 시장까지 가기가 번거롭다.

 결혼하고 얼마 안되어서 22평 임대 아파트로 들어갔다.

 울산은 아파트 매매 가격보다 집값이 쌌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지만 아파트를 사는 것보다 전세를 선호하기 때문이었다.

시장의 법칙은 사람이 몰리면 가격이 올라가게 되어있다.

 젊은 도시 ~ 울산에서는 직장때문에 왔으니 집을 사는 것 보다는 전세로 살다가 고향으로 언제인가는 돌아가리라는 꿈들이 있었다

  jinnssam도 보통사람이고 직장때문에 집을 떠나왔으니 언제인가는 집으로 돌아가리란 생각을 하는 것은 마찬가지.
 결혼까지 했으면서도 언제인가는 혹은 더 빨리 집으로, jinnssam이 살았던 곳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어쩌면 당연한 생각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거라고 ~ .

 전세 살던 집이 전세가 보다도 오백만원 싸게 팔려서 이사를 해야했다.
 집을 얻으려고 아무리 돌아다녀도 집을 구할 수가 없었다.

 다들 집을 팔려고 내놓았지 전세를 놓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생각이 난다. 

 학성공원 주변까지 다니면서 전세를 구했지만 전세비로 살 수 있는 집은 있어도 전셋집은 없었다.

 전셋집을 찾느라 고생하다가 매물로 나온 방 3칸에 주방과 거실 분리까지 된 45평형 집을 구경하면서 전세를 얻으려고 애쓸 것이 아니라 집을 사야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집에 와서 남편한테 말했지만 설득하지 못했다.

 결국 옥동 산꼭대기(높은 곳)에 있는 임대아파트로 들어갔다.

 아파트를 지었는데 분양이 잘 안되니까 분양대신 임대를 한 것이다.

 지금 생각하니까 진짜 웃긴게 분양이 훨씬 싼데 굳이 비싼 임대를 내고 들어갈 이유가 있었을까?

 모두들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비슷한 세대들.

 순식간에 임대 아파트가 다 나가고 마지막 남은 일층에 입주하였었다.

 

 지금도 베이비 붐 세대들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

 은퇴를 하면 전원생활을 해야지. ~

 그래서 은퇴자금을 쏱아부어 비싼 시골 땅을 사서 비싼 집을 짓고 비싼 차로 바꿔서 전원의 낭만을 즐기고자 한다.

 

  jinnssam한테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전원 생활.

 

 우선 게으르다.

 시골에서는 늦잠을 잘 수가 없다.

 일하는 걸 싫어한다.

 전원에서는 눈만 뜨면 일해야 한다.

 카페를 좋아한다.

 시골 집 자체가 카페이고 카페에 가려면 차를 타고 한참을 가야한다.

 사람 만나는 거 피곤해 한다.

 좋아하지는 않지만 집에만 있을 스타일이라서 고립무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파트는 대문만 나서면 사람얼굴을 구경할 수 가 있으니까.

 기타 생활의 불편함이나 편의성이 부족한 건 별도로 하고서 말이다.

 

 잘지은 전원주택이 비어있는채로 세월에 추락하여 가는 걸 보면 정말 안타깝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오늘 덕하시장에서 만난 붕어빵집 사장님 이야기를 참고로 하면 된다.

 사장님 형제는 5명이라고 했다.

 모두들 직장생활을 하고 시장에서 붕어빵을 파는 몸이 아픈 어머니를 도와줄 사람이 없었는데 지금의 사장님이 6년전부터 엄마를 도와서 가게일을 했다는 것이다.

 

 베이비 붐 세대는 가족계획이 철저히 되어있어서 1명 아니면 2명 많아야 3명의 아이를 낳아 키웠다.

 또 아이들을 가르칠 능력이 되었고 아이들에게 투자할 의욕도 높았다.

 기러기 아빠라는 타이틀을 만든 세대이다.

 할 수만 있으면 한양으로 또 외국으로 유학을 보냈다.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도시에서 생활하고 도시에서 생활비를 벌던 아이들이 시골에 돌아와서 할게 있을까? 

 

 어떤 유튜브의 말이 실감 난다.

 시골 논이나 밭 한가운데 지어진 아무도 살지 않는 아파트를 보면서 하는 말 ~

 우리의 후손들이 저걸 부수느라고 얼마나 힘들겠어요.

 특히 베이비 붐 세대 은퇴가 많은 도시 주변에 잔뜩 지어진 전원주택을 많이 볼 수가 있다.

 

 전원생활이 하고 싶으면 그냥 팬션에 가서 하룻밤 지내면 된다.

 소유보다는 누림이 훨씬 가격도 싸고 부담도 없고 할만하다.

 지금까지 열심히 벌었으니 적당한 선에서 쓰는 것도 경제활동이 원활하게 돌아가는데 도움을 준다.

 하기는 지난번 갔었던 팬션에서는 이불을 언제 빨았는지 ~ 정말 싫기는 했다.

 너무 심해서 아침에 이불을 들고 나가서 팍팍 털어서 개어 넣어 놓았다.

 관리의 기본인 청결이 빠진 팬션은 운영 자격 미달.

 

 이제 티스토리를 쓴지 5년째.

 

 150명에서 200명 사이를 오락가락하다가 10월부터 11월까지 200명에서 500명 사이를 오락가락.

 기분이 정말 up되면서 티스토리 쓰는게 게을러졌다.

 그러면서 12월 들어서면서 다시 200명 이하로 떨어졌다.

 지금은 200명 안팎으로 오락가락.

 

 인터넷에서 컨텐츠를 찾기보다는 생활 주변에서 찾기 시작했다.

 또 나름 잘하는 걸 찾기로 했다.

 이번 가을에는 정말 맛있는 청국장을 만들기로 했다.

 

 우선 좋은 콩을 사야한다.

 국산 햇콩.

 마트에는 없어서 시장을 찾기로 했다.

 울산 주변에 있는 시장 중에서 오늘은 덕하시장을 찾아갔다.

 건물 옥상에 있는 벤츄레이터(무동력 환풍기)를 수리하고 나서 시내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덕하역에 내렸다.

 덕하역은 2일 7일인데 오늘은 7일이라 덕하역에 장이 선다.

 

 처음 와보는 시장?

 아니다. 결혼하고 신혼초에 남편하고 같이 와본 기억이 있다.

 역에 내려서 역구내에 혼자 앉아 있던 할아버지한테

 '덕하시장이 어디인가요?'

 '저랑 같이 갑시다.' 

 '역에는 왜 오셨어요?'

 '운동을 하러 나왔어요.'

 '운동을 자주 하시나봐요?'

 '하루에 한번 나와요.'

 같이 걸어가는데 할아버지의 낡은 폰으로 전화가 왔다.

 걸음이 느려져서 혼자 걸어서 역 마당 모퉁이를 돌아나가니까 덕하 시장이 보였다.

 시장 입구 버스가 다니는 큰 도로가에 봄봄이라는 작은 카페가 있었는데 커피 머신이 있는지 어떤지는 모르겠는데 이층에는 사람이 앉아 있었다.

 일층에는 이런 저런 물건들이 쌓여 있어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1도 안생길 카페였는데 카페 앞에는 하릴없는 중년 남자들이 빙 둘러앉아서 커피를 한잔씩 들고 있었다.

 모두들 대낮부터 한잔씩 걸쳤는지 불콰한 얼굴로 희희낙낙 중.

 

 카페 앞에는 찐빵 6개 만원 또 이런 저런 간식거리를 파는 트럭이 스피커로 뭔가를 계속 떠들고 있었다.

 

 시장 입구.

 

 어디에선가 보았던 것 같은 시장 입구.

 데쟈뷰.

 익숙한 시장.

 그 옛날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 살았던 옥천 장날과 비슷한 시장.

 

 첫번째 좌판은 각종 곡물.

 온갖 곡물이 시장 바닥을 차지하고 널려 있었다.

 양말 리어카.

 야채 좌판.

 생선 좌판.

 간식 코너.

 콩나물을 파는 아주머니는 누군가 국산이냐고 물었는지 물어보았다고 욕을 해댔다.

 지나가면서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왜 욕을 하지?"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는지 욕을 멈춘다.

 

 노랑콩, 메주콩, 하얀콩이라 이름하는 콩을 한되 사고(되가 작다) 팥도 한되 샀다.

 그 옆에 야채 좌판에서 생강과 돼지감자를 샀다.

 모두 계좌 이체를 해주었다.

 

 시장을 대충 한바퀴 돌고 시장 끝쯤에서 시장 사진을 이리 저리 찍은 다음 눈에 들어오는 붕어빵 집으로 들어갔다. 

 붕어빵이 2개 천원 ~ 요즘 울산 시내에서는 붕어빵 한마리에 700원 세마리에 2000원이다.

 떡뽁이 2000원. 순대 2000원. 오뎅 1개 ~  1인분씩이라는데 혼자 먹기에는 양이 많았다.

 먹는 동안 사장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사러 오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끊기지 않고 사러 오는 사람들이 있었고 사장님은 붕어빵을 계속 구워서 빵굽는 틀 위에 있는 통에 가득 세워 놓았다.

 사람들이 기다리지 않도록.

 

 천천히 먹고 있는데 어디선가 두런 두런 이야기 하는 소리가 들렸다.

 어딜까?

 자꾸 귀를 기울이게 되었는데  붕어빵 가게에서 나와서 보니 바로 옆가게에서 나는 소리였다.

 옆가게는 잔치국수와 칼국수 집이었는데 창문 틈으로 들여다보니 가격은 6000원이었다.

 점심을 건물이 있는 달동에서 먹었는데 자주 가던 분식집에서 새로 생긴 콩나물 국밥을 먹었다.

 세상에 그렇게 맛없는 콩나물 국밥은 처음이었다.

 정말 먹기 싫을 정도로 맛없는 맛.

 보통 콩나물 국밥은 육수가 80프로인데 맹물을 썼기 때문이다.

 한번씩 들렀던 집이었는데 콩나물 국밥때문에 그 식당이 싫어질 지경이었다.

 

 시장 끝트머리에 생선회를 파는 좌판이 있었는데 방어 2마리가 통속에서 크게 요동치는 바람에 물장구가 터졌다.

 방어 잡는 것을 끝까지 구경했다.

 한마리 전체는 18만원이고 주문을 하면  5만원 짜리를 만들어 준다고 한다.

 화요일날 방어 전물 횟집에서 8만원짜리를 먹어서 관심있게 보고 사진도 찍었다.

 

 버스를 타고 갈까 하다가 다시 지하철 역으로 가서 남편한테 톡을 보냈다.

 '덕하시장 왔다 가는 길. 퇴근길 태워주셈. 개운포역에서 하이?'

 '알았음. 45분에 나와있어요. 큰 도로가로'

 '네.'

 

 차에 타자마자 잠이 들었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침대에 들어가 쿨쿨 쿨쿠리.

 실컷 자고 일어나니 아직 한밤중인12시가 안되어서 지금까지 쓰다만 티스토리를 쓰고 있다.

 

 남편이 태워주면서 경쾌하게 말한다. 

 

 '재래 시장 투어?' 

 

 내일은 남창장에 가야겠다.

 정말 재래시장 투어를 해도 될 것 같다.

 아예 내일은 노트북을 들고 가야겠다.

 남창 시장 근처에 카페가 있으면 들어가서 티스토리까지 쓰고 와야겠다.

 

 벤츄레이 수리에 대해서 쓴 티스토리를 완성해야겠다.

 

 오늘도 이렇게 좋은 날을 허락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좋은 날씨와 건강을 주셔서 재래시장투어를 할 수 있었음에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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