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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순이 어렸을 적에 19 - 성적 56 필순이 자동차가 다니는 큰 도로 건너편에는 제법 고풍스러운 한옥이 있었고 잘 꾸며진 큰 대문에 동그랗게 만들어진 정원에는 작은 분수까지 나오는 부잣집아이 이름이 필순이다. 귀염성 있는 하얀 얼굴에 어울리는 빨간색 옷을 자주 입었는데 귀티가 흐르고 부잣집에 어울리는 부잣집 아이처럼 보였다. 필순이네 대문 앞에는 도로에서 조금 들어간 곳에 긴 나무 벤치가 양쪽으로 2개 놓여 있었다. 동네 사람들이 가끔 앉아서 담소를 주고받는 곳이다. 얼마나 오래되고 사람들이 많이 앉는지 나무의자가 빤질빤질 윤이 나고 촉감도 매우 좋아서 또순이도 자주 그곳으로 필순이를 만나러 갔다. 대문간에서 기웃거리고 있으면 마당에서 놀고 있던 필순이가 생글생글 웃으면서 대문 앞 의자로 나왔다. 만나기만 하면 필순이가 하는 동네 사람.. 2019. 8. 26.
또순이 어렸을 적에 17 - 주인 집 50. 행려병사자 또순이 어렸을 적에는 길에 가끔가끔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다. 시장이나 골목이나 이런 곳에 저녁에는 술 취한 아저씨들이 쓰러져 있었고 새벽에는 길에서 자던 사람들이 의식이 없이 누워 있기도 하였다. 보릿고개에는 먹을 게 없어서 사람들이 부황 떠서 굶어 죽던 시절이었다. 지금 아이들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 왜? 라면 먹으면 되지? ' 그 시절에는 아직 라면이 나오던 시절이 아니다. 혹여 나왔더라도 삼양라면은 서민의 음식이 아니라 여유 있는 집의 먹기 어려운 식품이었다. 콩나물을 사려고 추운 새벽에 집을 나섰는데 가게가 있는 도로 옆에 나이 지긋한 뚱뚱한 할머니 한 분이 누워 계셨다. ' 아줌마 저기 할머니가 누워 계셔요! ' 가게 주인에게 이야기했지만 아주머니는 내다보는 .. 2019. 8. 25.
또순이 어렸을 적에 18 - 교회 53 . 크리스마스와 교회 크리스마스가 가까워 오는 어느 날 누구인가? 주인 집 딸 들이었나? 하여튼 크리스마스에 교회에 가면 노트와 공책을 선물로 준다고 하였다. 또순이도 연필과 공책을 타기 위하여 산꼭대기에 있는 교회로 갔다. 꽤 먼 거리로 산꼭대기에 외따로 서 있는 교회를 찾아가는 길은 쉽지 않았지만 시간이 늦어서 헉헉거리며 언덕을 올라 교회에 갔다. 오래된 갈색 체크 양복을 입은 영화나 소설 속에 주인공으로나 나올 법한 마르고 초췌한 인텔리틱한 아저씨가 앞에 있는 나무 탁자 앞에 서서 아이들 이름을 부르면 이름을 불린 아이들이 마룻바닥에 앉아 초롱초롱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또순이와 아이들 사이에서 나가 노트와 연필을 받아 가지고 돌아와 앉았다. 또순이 빼고는 전부 이름이 불리어 나가서 공책과 연.. 2019. 8. 25.
또순이 어렸을 적에 16 - 담양 엄마 집 47. 담양 엄마 집 여름 방학이 되어 막내 이모랑 담양 엄마네 집에 갔다. 집은 나무로 만든 집이었고 높다란 누마루에 마당에는 맨드라미와 봉선화가 피어 있었고 양철 대문에 담벼락은 호박이 열리는 호박 넝쿨이 무성한 잎사귀를 달고 덮여 있었다. 저녁 해 질 무렵 막내 이모랑 석양이, 분홍빛이 가득 채워진 너르디너른 들판 한가운데로 난 길을 따라 석양 속으로 들어 갔었다. 한참을 가다가 뒤돌아보면 동네가 옹기종기 모여 저녁 짓는 연기를 내고 있었고 또순이는 눈에 들어오는 풍경을 두 번은 볼 것 같지 않아 열심히 눈에 담았다. 호박 잎을 따오라 해서 담에 붙어 있는 호박 잎을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것으로 골라 껍질을 벗겨 갖다 주면 엄마는 밥 위에 얹어 쪄서 밥상 위에 반찬으로 올려놓았다. 호박잎에 밥을.. 2019.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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