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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홀로선 버드나무48

< 홀로 선 버드나무 > 12. 왕자와 거지 이튿날. 점심 먹으러 영숙이 집에 갔다 왔을 때 선생님은 동생인 듯싶은 군인하고 짐을 가지고 왔다가 먼저번 지소장 방으로 내려갔다고 하였다. 곽 양 언니 한 데서 오늘 아침 선생님이 결혼하셔서 애기가 둘이며 32세의 일반외과 2년 차라는 것을 들었기 때문에 일찍 집으로 점심 먹으러 갔고 늦게 왔었드랬는데, 군인 아저씨하고 같이 왔다? 그나저나 큰 문제는 선생님이 전혀 32살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언니들은 오후가 되자 집에 들 가버렸고 선생님은 이쪽으로 가끔 건너오셔서 주사 바늘이랑 주사기를 가지고 갔다가 가지고 오시기도 하였다. 다음날은 토요일. 언니들은 아예 안 나오고 빈 사무실을 지키고 있던 영숙이는 진료실로 건너가 선생님이 환자를 보고 계시는 것을 구경했다. 사무실을 지키고 있는 영숙이에게 .. 2019. 12. 29.
< 홀로 선 버드나무 > 11. 윤선생님 윤선생님이 오셨다고 청산으로 모두들 점심 먹으러 나갔다. 청산면에서 음식점을 찾아 걷는데 뒤에 오는 일행들의 시선 중에서 유독 선생님의 시선이 영숙이의 줄 나간 스타킹을 바라보는 것 같아서 할 수만 있다면 땅 속으로 스며들든지, 아니면 어디에라도 숨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줄 나간 스타킹이나 남의 시선 따위에는 무감각하던 영숙이가 갑자기 스타킹에 신경이 쓰이다니. 음식점을 알아 놓고 양품점에 가서 스타킹을 사서 갈아 신고 돌아와 보니 음식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커다란 감나무가 있는 음식점 뒤뜰에서 한가한 농담들만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었다. 뒤뜰에는 커다란 개 한 마리가 감나무에 매여 있었다. 영숙이가 아무 생각 없이 나무 곁으로 다가섰더니 개가 짖으면서 달려드는 바람에 어찌나 놀랐는지 높은 소프라노로.. 2019. 12. 28.
< 홀로 선 버드나무 > 10. 만남 지금 오는 비는 가을비. 외로움에 맞는 비 고요함 너머에 있는 기다림 지금 무엇을 기다리나. 아무도 없다는 쓸쓸함 누군가가 기다리는 곳으로 향하는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눈물이 나도록 외로워 했다. 외로움. 외로운 가을. 홀로 선 버드나무만큼이나 외로운 가을. 외로운 가을날. 창문 앞에 서서 창 밖의 홀로 선 버드나무가 된다. 농촌 지도소. 첨단 농업기술과 영농 방법을 보급하고 농촌 생활을 개선하는 농촌 지도 사업을 시, 군 수준에서 담당하는 농촌 지도기관. 중앙의 농촌진흥청, 도 수준의 도농촌 진흥원, 시. 군의 농촌지도소의 3단계로 1975년 이후에는 각 읍. 면마다 지소를 두었다가 군 농촌지도소에 통합되었다. 농촌지도소의 직원은 전국 평균 17명, 지소에는 3명이 있으며 전국적으로는 7600명에 .. 2019. 12. 27.
< 홀로 선 버드나무 >9. 지소장의 떠남 가뭄을 달래는 오랜만의 단비로 이 작은 산골도 무척이나 바빠졌다. 모심으랴 물 대량 농사일들이 태산이다. 사무실로 면사무소의 한서기가 면장님이 안양과 곽 양 언니를 부른다고 데리러 왔다가 아직 출근하지 않은 것을 보고 영숙이랑 면사무소 이야기를 하다가 갔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영숙이랑 초등학교 동창인 김기남이가 여기 청성 면사무소에서 근무하다가 군대를 갔다는 것이다. 아직 결혼은 안 했지만 이 동네 아가씨랑 사귀다 군대 갔는데 이번에 그 아가씨가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낳았다고 한다. ㅡ 기남이가 여기 면사무소에 근무했구나. 아들을 낳았구나. ㅡ 기남이는 옥천군 군서 초등학교 5학년 때 같은 반 반장이었는데 그 애가 아파서 3월 한 달 내내 학교에 안 나와서 우리 반 아이들이 모여서 깊은 산골 외딴집.. 2019.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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