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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바다

by 영숙이 2022.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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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바다>  

 

1.

 바다 색갈이 검푸르게 변하다가 검은색이 점점 짙어진다.

 바다가 끝나는 곳에서는 포요하는 바다가 황토색 파도를 일으킨
다.

 카페에서 내려다본 바닷가 집에는 울타리 안에 옹기 단지가

 하나 ~

 둘 ~  

 

 오십여개가 옹기 종기 자기 몸집에 맞는 돌덩이들을 머리에 이고

 나란히 ~  

 나란히 ~

 단지마다 어떤 사연이 숨어 있을까?

 

 막내가 좋아하는 아가미 속젓 단지도 있을 터.
 가을이면 여기 저기 객지에 흩어져 사는 자식들에게 보낼 김장김치를 담을 멸치젓갈 단지도 있을거다.

 된장.고추장. 간장 ㆍㆍㆍㆍㆍ ㆍ

 아무리 파도가 일렁여도 단지를 둘러싼 담벼락은 넘지 못한다.

 

2.
 옹기 종기 모여 있는 다음 세대.
 베이비 세대는 다음 세대를 둘러싼 담벼락.

 세상의 파도가 아무리 높다 해도

 황토색으로 으르렁 거린다 해도

 담벼락처럼 막아준다.

 다음 세대는 자기 체격에 맞는 무거움을

 머리에 하나씩 이고

 속으로 ~

 속으로~

 숙성되어 가고 있다.

 세상에 나가 쓰임받게 될날을 기다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하게 될날을 기다리고 있다.



3.

  비오는 날

  바다가 일으키는 파도가 

  담장을 넘었다.

 

  파도를 막지 못했다.

  베이비 붐 세대의 담벼락이 막지 못했다.

 

  옹기 종기 모여있는 다음 세대들을

  비오는 날의 파도가 덮쳤다.

 

  절대로 넘을 것 같지 않던 파도가

  방파제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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