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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riage life of JINNSSAM

영숙이의 결혼 생활 5 ~ 미움과 사랑

by 영숙이 2021.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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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숙이의 결혼 생활 5 ~ 미움과 사랑   

 

 사랑해도 시간은 간다.

 미워해도 시간은 간다.

 

 사랑하고 미움의 차이는

 사랑은 자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고

 미움은 스스로를 더 힘들게 할뿐만 아니라 못난 사람으로 만든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돈을 사랑함은?

 성경에는 돈을 사랑함은 일만 악의 근본이라 되어 있다.

 

 그럼에도 돈에 대하여 욕심을 부릴 때가 많다.

 부자라고 욕심을 부리고 가난하다고 돈에 대하여 청빈하다는 것은 아니다.

 case by case로 사람마다 다 다르고 사람의 성향에 따라 다 다르다.

 

 알뜰하다고 다 부자가 될까?

 돈을 모으려고 다 부자가 될까?

 그렇지 않다고는 해도 쓰는 손은 절대 이길 수가 없다.

 벌지 않으면서 관리하지 않고 낭비하는 사람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세상에는 대책없는 사람도 있고

 참 다양한 사람이 모여 사는 곳이다.

 다 쓰지도 못할 거면서 모으기만 하고 인색한 사람도 있다.

 

 영숙이는?

 스스로가 생각해보면 알뜰살뜰 참으로 절약하고 모으려고 애썼던 것 같다.

 

 어느날 어디인가를 가려고 울주군청 앞에 서 있는데 남편의 손이 떨리는 걸 보았다.

 그동안 과도한 음주로 담배를 꺼내어 피우는데 손이 떨리는 걸 감추려고 얼른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이 남자가 잘 버티고 잘 이겨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많이 힘들구나. 나도 이제 그만하고 정신 차리자."   

 

 그때부터 예전의 또순이로 돌아갔다.

 식품은 일욜날이나 노는 날 새벽에 농수산센터에 가서 사왔다.

 

 고등어 같은 것은 항구에서 트럭으로 들어오면 입구에 서 있다가 생선가게를 하는 아주머니들 하고 상자로 사서 나누었다.

 반상자에 만원이면 20마리 정도여서 한마리에 500원 정도 하였다.

 집에 가지고 와서 손질하여 냉동실에 넣어 두고 구워 먹고 지져 먹고 풍성하게 반찬 걱정 안하고 먹을 수 있었다.

 

 배추, 양파, 고구마, 감자, 과일등도 농수산 센터에서 도매가로 사왔다.

 상자로 사다 놓고 풍성히 먹을 수 있었다.

 그렇게 생활비를 줄였다.

 

 입을 옷은 계절이 바뀌기 직전 지나가는 계절의 옷등을 백화점에서 균일가로 파는 것을 사다 입었다.

 한번도 정가로 파는 것을 산적이 없었다.

 가족들 먹거리와 옷을 그렇게 장만하니까 생활비를 줄일 수 있었다.

 

 장기저축을 들 수 있는대로 들고 학교에서 하는 계돈을 모으고 이렇게 모은 것으로 주택공사에서 파는 토지를 3년 할부나 5년 할부로 샀다.

 그래도 어느 날 시동생이 갑자기 저녁 먹으러 와서

 

 "인희 시집간대. 내가 500만원 형이 500만원 내놔야 한대."

 

 주방에서 설겆이를 하고 있는데 뒤에 있는 식탁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그런 말을 하는데 손에서 그릇이 저절로 툭 떨어졌다.

 90년대 초에 500만원을 모으려면 3년동안 재형저축을 들어야하고 700만원이면 아파트를 한채 살 수 있었던 금액이었다.

 

 그렇게 한번씩 뭉치 돈이 흘러 나갔지만 할부로 산 땅은 가져갈 수 없었다.

 땅을 샀다는 것을 시댁에서 모르니까.

 

 한번은 아버님이 전화를 하셨다.

 시동생이 결혼하니까 돈을 내놓으라 하셨다.

 돈 없다고 하니까

 

 "너희들 돈 모아서 다 뭐했냐?"

 

 하고 전화에 대고 고함을 치니까 남편이 엉겁결에

 

 "땅 샀어요."

 

 하고 대답을 하였다.

 그렇게 땅을 사기까지에는 여러가지 일이 있었다.

 먼저 영숙이는 시댁에서 돈만 아는 아주 나쁜*으로 찍혔다는 것이다.

 한번은 시어머니가 토요일 날 갑자기 아파트로 찾아 왔다.

 

 "띵똥"

 "누구세요?"

 "나다."

 

 아파트 문을 여니까 시어머니가 대문 앞에 서 있었다.

 놀라서 엉겁결에

 

 "왠일이세요?"   

 "김장 담아가지고 왔다."

 

 대문앞에 빨간 양동이 하나가 놓여 있었다.

 집안으로 들어오신 어머니는 영숙이가 아주 반가운 표정에 친한척을 엄청 해야하는데 놀라서 데면데면 서먹서먹 서 있자니 좀 앉아 있다가

 

 "외숙모네 집에 가봐야겠다."

 

 그러고는 외숙모 집으로 가서는 저녁에 영숙이를 불렀다.

 시외숙모집에는 시이모, 시이모부, 시아버지, 시어머니, 시외삼촌, 시외숙모가 모여서 이제 시집 온지 얼마안된 새댁이의 잘못을 다루기 위한 초특급위원회를 열고 있었다.

 문간에 영숙이는 꿇어 앉아서 몇시간동안

 

 "네가 얼마나 엄청난 짓을 했는지, 어머니가 오셨는데 '왠일이세요?' 김장 김치가지고 왔는데 '왠일이세요?' 그런 말을 해? 아니, 엄마가 아들 집에도 못오니? 아들 입에 오는데 허락맡고 다녀야 해?"

 

 영숙이는 멀뚱멀뚱한 얼굴로 번갈아 가면서 목쉴때까지 떠드는 소리를 듣고 있어야 했다.

 남편은 영숙이를 데리고 오면서 화를 내고 있었고 내편이 아닌 남의 편 아니 시댁편이었다.

 

 "정말 독하네, 눈물 한방울 안흘리고 잘못했다고도 안하네."

 

 온갖 화를 내거나 말거나,, 독한 목소리로 떠들거나 말거나,, 언제 끝나지? 하면서 딴 생각을 하고 앉아 있었다.

 시 외삼촌이 큰방에서 거실로 영숙이를 불러 내어서 웃으면서 말했다.

 

 "빨리 잘못했다고 빌어. 그래야 끝나." 

 

 속으로 '아하, 그런 거구나.' 다시 큰 방으로 와서 말했다.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그럴께요."

 

 영숙이는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말하라니까 그렇게 말했다.

 

 "저*이 속으로는 하나도 잘못했다고 생각안하면서 입으로만 잘못했다고 하네."

 

 그냥 영숙이는 멀뚱멀뚱 그런 어른들을 바라보면서 구경하고 있었다.

 언제까지 마냥 이어질 것 같더니 12시를 넘고 1시가 되니까 그만 가라고 했다.

 

 그렇게 해서 어른들은 만족하셨을까?

 참으로 알 수가 없다.

 새며느리하고 좀 더 친해졌을까?

 참으로 이해할 수가 없다.

 

 한번은 시동생이 아파트 문이 잠겨 있으니까 베란다 쪽으로 해서 열려진 거실 문을 넘어 집안으로 들어와서 집안을 뒤져보고는 살림이 어떻구, 저떻구, 반찬이 어떻구, 저떻구, 떠들었다.

 소고기 국에 기름이 떠있네 어쩌네.

 영숙이의 남편이 시동생이 아닌 것으로 정말 감사했다.

 

 이후에 시동생을 중매하라고 하도 시어머니가 이야기를 해서 학교 선생님을 중매한 적이 있었다.

 참하고 인텔리틱한 샘이었는데 혼기가 차서인지 잘해 보려고 하는 눈치가 보였다.

 시동생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었더니 연락이 끊어졌다.

 

 그저 그런 평범한 사람인 영숙이에게 그렇게 모질게 대하고 어떻게 성심성의껏 다하라는 건지 어른들이 모질게 대한만큼 영숙이가 얼마나 독해졌는지 잘 모르는 것 같았다.

 아니, 어른이니까 그리해도 된다고 생각하셨던지, 아니면 어른 노릇을 잘 했다고 생각했는지는 모를일이다.

 

 그때 왜 그랬더라? 

 아직 30이 안된 36년도 더 된 이야기니까 확실히 다 기억은 안난다.

 아마도 이제 막 백일이 된 아기를 데리고 시댁에 혼자 다녀 오라고 해서 갔을 때 였던 것 같다.

 시어머니가 아기를 안고 영숙이가 없는 곳으로만 이리 갔다가 저리 갔다가 하고 있었다.

 부엌 일을 혼자 끝내고 우우를 먹이려고 아기 있는 작은 방에 들어 갔더니 시어머니가 아기를 안고 큰방으로 피했다. 

 멍청히 서 있다가 큰 방으로 가서 아기를 바닥에 내려 놓고 붙들고 있는 시어머니 팔을 떼어 내고 작은 방으로 데리고 와서 우유를 먹였던 것 같았다. 

 

 백일도 안되어서 할줄도 모르는 부엌일을 혼자 하는 것도 힘들었고 아기를 데리고 영숙이를 피해서 이리 저리 옮겨 다니는 것도 싫었다. 

 그렇지만 말로 해야 했다. 

 

 "우유 먹일 시간이 되어서 우유 먹이고 데려 올께요."

 

 편한 마음이었다면 당연히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아기를 낳고 나니까 

 

 "니가 아기까지 낳았는데 어떻게 하랴."

 

 그렇게 다루기 시작했고 그렇게 시작해서 시어머니한테 

 

"제사 지내면 떡이 나와요. 밥이 나와요."

 

 대꾸했다가 남편한테 맞았지만 우길성이 있던 영숙이가 호락호락 그러마고 얌전하게 순순히 넘어가 줄리가 없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오고 그 다음 달에 또 영숙이를 불렀다.

 친정엄마한테 전화를 했다.

 

 "엄마 시댁에서 오래."
 "가봐. 뭐 죽이기야 하겠니?"

 

 그렇게 우울한 마음으로 혼자 고속버스를 타고 시댁에 갔을 때에 시아버지와 시어머니가 시장 끝나는 곳에 기다리고 계셨다.

 아기를 포대기에 업고 이런 저런 짐이 많아서 짐을 잔뜩 들고 가는데 갑자기 시부모님이 나타나셔서 짐을 빼았고 아기를 빼았았다.

 영숙이는 아기를 안 빼았길려고 아기를 붙잡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어른 남자의 힘을 어떻게 당하랴.

 시장 바닥에 엎어져서 아기 이름을 불러댔지만 순식간에 사라졌다.

 

 시댁에서 큰 방에 앉아 있는데 그때부터 시아버지가 욕을 하는데 그런 욕을 난생 처음 들어 보았다.

 그런 욕이 있다는 것도 처음이었다.

 여러가지 욕이 있었지만 제일 기억에 남는 욕이

 

 " *물에 튀겨 죽일 **들."

 " *통에 빠져 죽을 **들."   

 " 라도 라도 전라도라고 하지만 충청도보다 낫다. 충청도 양반 좋아하네.".

 

 시누이도 퍼부었다.

 

 "너 같은 것이 학교 선생님이라고? 학교 잘라야해."

 "친정에서 그렇게 배웠니?"

 

 시동생도 퍼부었다.

 

 "학교 샘들 치고 **못보았다."

 "그*하고 여관에서 자고 나왔는데 아는척도 안하더라. **가 아니더라고."

 

 시누이하고 시동생하고 취직이 안되어서 집에서 놀고 있었는데 그 분풀이를 영숙이한테 전부 하고 있었다.

 남편이 왔을 때 아이가 안보인다고 했더니 시이모집에 있다고 괜찮다고 말해주었다.

 시댁 식구들은 한바탕씩 퍼붓고 기운이 빠지면 번갈아 가면서 부엌에 가서 소머리 고아 놓은 것을 한사발씩 들이키고 힘을 붇돋아서 돌아가면서 똑같은 욕을 또 퍼부었다.

 그러더니 결론이 이혼하라는 것이었다.

 

 "그래요. 이혼해요."

 

 그날 저녁 시이모가 오더니

 

 "아기가 울어서 안되겠어. 데려와야겠어."

 

 다음날 아기를 업고 남편하고 재판소에 갔다.

 이혼 서류를 접수하러 왔다니까 담당자가 웃으면서 말했다.

 

 "오늘은 접수 시간이 끝났으니까 내일 오세요."

 

 영숙이는 아무 생각도 안났다.

 

 그냥 이혼서류는 법원에 제출해서 하는가부다 하고 생각했다.

 

 남편이 법원을 다녀와서 시댁으로 가는 시장 입구에 들어서니까 곧 바로 시댁으로 들어가지 않고 다방에 가자고 하였다. 

 

 영숙이는 아무 생각없이 다방에 앉아 있었다.

 

 그때 시아버지가 다방에 왔었는지는 생각이  안난다.

 

 그랬던 거 같다.

 

 다방에서 집으로 전화를 걸었고 시아버지가 다방에 나왔을 때 남편이 시아버지한테

 

 "아버지. 저 이혼 안할래요."

 "정말 안할거니?"

 "네."

 

 그렇게 말하고 시댁에 가서 작은 방에 들어갔을 때 시어머니가 영숙이의 얼굴을 손톱으로 긁으면서 머리 끄덩이를 잡을려고 했다.

 

 남편이 시어머니와 영숙이의 앞을 가로막고 섰다.

 

 "엄마 그러지마."

 

 옆에 서 있던 시아버지가 남편을 찔러 죽이겠다고 커다란 공업용 가위를 들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갑자기 남편이 무릎을 꿇었다.

 

 "아이구, 아버지 잘못했어요. 아버지 잘못했어요."

 

 영숙이에게는 모든 일련의 과정이 소리 없는 무성영화 같았고,

 파노라마 같았다.

 

 큰방에서 영숙이를 꿇어 앉혀 놓고 끊임없이 무한반복 욕을 하는 시부모.

 

 학교 끊어야 한다고 독살스럽게 난리를 쳐대는 대학 졸업하고 집에서 놀고 있던 시누이.

 

 세상에 처녀는 없다고 아우성치던 시동생. 

 

 쫄쫄 굶은 영숙이 앞에서 번갈아가면서 소머리 곰국 들이켜고 돌아가면서 욕을 퍼붓던 일.

 

 남편과 함께 법원 다녀 온 일. 

 

 시어머니가 손톱으로 영숙이의 얼굴을 긁은 일.

 

 시아버지가 남편을 죽이겠다고 커다란 가위를 들었던 일들이   

 

 어디선가 보았던 영화의 장면들 같았다.

 

 그날 밤.

 작은 방에 남편하고 나란히 누워 있으면서 말했다.

 

 "시동생한테 가서 영숙이는 처녀였다고 말해요."

 

 그렇게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영숙이는 전라도 사람들을 이해하고 싶어서 태백산맥을 읽기 시작하였다.

 

 집앞에 책을 싣고 오는 이동도서관에서 태백산맥을 빌렸다.

 

 총 13권짜리의 책이었다.

 

 그책을 읽으면서 전라도 사람들을 조금씩 이해를 하기 시작했다.

 

 "아하, 전라도 사람들이 살아온 배경이 이렇구나."

 

 그책에는 전라도 소작인들이 하도 지주들이 훝어가니까 힘든 농사일을 지으면서 욕을 하면서 삶을 이겨나가는 장면이 나온다.

 

 정말 걸쭉한 욕들이 나온다.

 

 그리고 살려면 농사 지은 것들을 숨기고 거짓말을 해야 했었다.

 

 또 눈앞에서는 상냥하지만 뒤로는 딴짓을 하고 끼리끼리 편을 먹고 자기들끼리 뭉치는 장면도 있었다.

 

 그 책에 나오는 내용이 전라도 사람들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어느정도는 맞다고 생각한다.

 

 내가 겪은 시댁 어른들은 품어 주기보다 배타를 했고,,

 잘해줘서 자기 편을 만들기보다는,,

 억눌러서 시키는 대로 하기를 바랬다.

 

 또 상황에 따라서,,

 본인들에게 유리한대로,,

 큰 거짓말은 아니지만,,

 임기응변식의 작은 거짓말들을 했다. 

 

 욕은 정말 잘했다.

 

 친정 엄마가 어느 날 말했다.

 

 "다른 사람들한테 시댁 욕 하지 마라. 네 얼굴에 침 뱉기다."

 "엄마, 알고 있지만 욕하지 않으면 내가 힘들어서 죽을 것 같아. 내가 아파서 홧병 나서 죽는 것 보다 다른 사람들한테 그냥 시댁 욕할래."

 

 그 모든 것보다 미워함은 영숙이 자신에게 가장 큰 독이었다.

 영숙이의 그릇이 고것 뿐이었는가부다.

 

 그렇게 불려가던 와중에도 만기가 되어서 탄 남편의 재형저축을 가지고 오라고 하였다.

 

 그날 저녁에 시댁에서 부엌 일을 하던 여자아이가 왔다.

 

 집안 일을 하는 아이의 월급을 계돈 들어 준다고 하면서 주지 않고 있다가 계돈을 탔는데도 안주었었나 보다.

 

 결국 남편이 3년동안 부었던 재형저축은 이제 결혼 한다고 하는 아이의 월급으로 나갔었다.     

 

 한번은 오라고 해서

 

 "한 집안에서 두종교를 가지면 안된다더라. 교회 다니지 마라."

 

 결혼 생활이 너무 힘들어서,,

 학습만 받고 세례를 안받아서 그런가부다 하고,,

 바로 집앞에 있는 침례교회에서 세례를 받고 예배를 드렸다.

 

 "니가 교회를 다니니까 집안에 될 일이 안된다."

 

 그렇게 영숙이의 20대와 30대 초반은 지나가고 있었다.

 

 아우성치면서,,

 뭐가 뭔지도 모르면서,,

 힘들게 빠져나가고 있었다.

 

 시동생의 결혼 비용을 내 놓으라는 말에,,

 땅을 샀다는 소리를 남편은 시아버지에게 엉겁결에 했고,,

 시아버지는 본인한테 말하지 않고 샀다고 화를 냈다.   

 

 땅에서 수익을 낼려면 집을 지어야 해서 지으려고 건설사를 찾아갔다.

 

 남편은 시아버지가 화를 냈기 때문에 이번에는 집을 지을 거라고 시아버지한테 전화를 했다.

 

 다음 날 시아버지한테 전화가 왔다.

 

 주일 날 이었는데 영숙이가 전화를 받았었다.

 

 "너희 집 짓는다며?"

 "네."

 "너 시동생한테 집 지으라고 해라. 만약 딴데서 지으면 평생 원수 될 줄 알아라."

 "돈 없어서 못지어요. 안 지을 거예요."

 

 그렇게 집 짓는 일은 물건너 갔다.

 

 남편하고 사이가 좋아지자 남편은 둘째 낳기를 은근히 바랬다.

 

 남편하고 사이도 그냥 순순하게 좋아지지는 않았다.

 

 시동생이 떠돌이로 지내니까 영숙이네 집에 데리고 있으라고 말했다.

 

 남편이 영숙이가 다른 지역으로 발령나서 가면 본인이 시동생하고 살겠다고 말했다.

 

 그날 영숙이는 미친듯이 화를 냈다.

 

 "너랑 산지 이제 10년이거든. 어떻게 조금도 안변하냐? 네 동생이랑 살겠다고? 그래라. 그래. 애도 데리고 갈테니까 아주 잘 살아봐."   

 

 시어머니가 날마다 전화해서

 

 "형제간에 사이좋게 지내야지. 네 동생 데리고 살아라."

 

 2칸짜리 22평에 살면서 시동생이 어떤 사람인지 아는 영숙이가 허락할리 없었다.

 

 그동안 시댁에서 당한 일 때문에 아직도 증오감이 바락바락 끓고 있을 때였다.

 

 이리 부대끼고 저리 부대끼고,,

 

 남편도 화가 나서 아침에 일어나서 뭐라고 소리를 지르면서 화를 냈다.

 거실에 꽃꽂이를 해놓았던 것을 뽑아서

 

  "확마 ~"

 

 그러다가 출근하려고 신을 신고 있었다.

 

 그때 부엌에 서서 도마에서 무엇인가를 썰고 있던 영숙이는 자신도 모르게 손에 쥐고 있던 칼을 든채 현관으로 갔다.

 

 "방금 뭐라고 했어? 죽어 볼래? 다시 말해봐." 

 

 철희의 얼굴이 하얘지더니 아무 말도 안하고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대문이 닫히면서 내려다 보니까 손에 칼이 쥐어져 있었다.

 

 아니 손에 칼이 있었다.

 

 정말 이상했다.

 

 그 날밤 시동생이 집에 오더니 큰방에서 남편하고 나란히 누워서 잤다.

 

 아마도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

 

 남편이 칼을 든 아내를 보고 혼자 못들어와서 시동생을 데리고 들어 온 것이다.

 

 그 일 이후 부터는 시어머니도 영숙이에게 함부로 말하지 못했다.

 한번 시댁에 가니까 시어머니가 말했다.

 

 "이 동네 저 옆집에 사는 어떤 못된 *이 남편한테 칼을 들고 설친단다. 세상에 그런 못된 *이 다 있다네."

 

 그런 말을 하는 시어머니를 영숙이는 눈을 끔벅끔벅 하면서 표정없이 바라보았다.

 

 시댁 식구들도 이제 말을 함부로 하지 않았다.

 

 남편도 화가 나도 조심했다.

 

 아무도 예전처럼 영숙이 앞에서 마구 설치지 않았다.

 

 물론 영숙이가 마음에 안들고,,

 영숙이를 보면 화가 나고,,

 보기 싫었을 것이다.

 그런 티를 노골적으로 보여주었다.

 

 악을 악으로 갚는 방법이 있고 악을 선으로 갚는 방법이 있다.

 

 하나님의 방법은 악을 선으로 갚는 것이다.

 

 그때 영숙이는 하나님을 잘 모르는 시절이래서 악을 선으로 갚지 못하고 있던 때였다.

 

 

 어느날 갑자기 오신 시어머니가 시동생 이불을 한보따리 들고와서 빳빳이 풀을 먹인 요 껍데기를 꿰매놓고 갔다.

 

 "엄마가 하도 형네 집에 들어가라고 하니까 오기는 하는데 바로 집 얻어서 나갈거예요."

 

 그 방에서 하룻밤 자고,,

 시동생은 다른 동네에 방을 얻어서 나갔다.

 

 가끔 빨랫거리를 들고 오고,,

 밥도 먹으러 왔다.

 

 빨래를 해주고,,

 시도 때도 없이 들이 닥치면,,

 맨날 우리가 먹는 밥상을 차려 주었다.

 

 하도 귀찮게 하니까 학교 샘을 중매하기는 했지만 잘 되기를 바라지는 않았다.

 호감을 보이는 샘에게 시동생 험을 잡아서 떨어 트렸다.

 

 여자한테 잘못하면 얼마나 손해가 나는지 안다면 절대로 그렇게 못할 것이다.

 

 

 그러던 와중에 친정 막내가 사건 사고에 사고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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