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28x90
반응형

베이비붐 세대 탐구 생활/또순이 어렸을 적에60

또순이 어렸을 적에 4 - 큰집 호두나무 10. 큰집 호두나무 큰 집에는 헛간 쪽으로 무서운 동물이 나온다는 커다란 오동나무 한 그루가 있었고 앞마당 담 바로 바깥쪽으로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호두나무가 한 그루가 있었다. 가을이면 길고 긴 대나무 장대로 그 호두나무를 두드려서 호두 열매를 땄다. 호두나무는 얼마나 큰지 가마니 3개를 가득 채웠다. 방금 딴 호두 열매를 우리가 먹는 호두로 만들려면 연두색 딱딱한 겉껍질을 벗겨야 했다. 또순이는 방금 나무에서 딴 부드럽고 하얀 호두 속살을 먹고 싶어서 연두색 딱딱한 겉껍질을 벗기기 위해서 돌로 찧고 발로 뭉개고 나무로 애써 문지른 다음에 겨우 호두 한 알을 얻어서 딱딱한 속 껍질을 깨고 뽀얗고 하얀 호두 속살을 그야말로 얻어먹었다. 때로는 큰 집 앞에 흐르는 조그만 시냇물에 가지고 가서 돌로 깨고 문.. 2019. 8. 25.
또순이 어렸을 적에 3 - 입학식 또순이가 처음으로 학교 가는 날. 왼쪽 가슴에 하얀 손수건을 옷핀으로 고정하고 빨간 란도 시루 가방을 등에 매고 학교를 갔다. 운동장에 선생님들이 서 계셨고 또순이는 담임 선생님을 찾아서 그 앞에 한 줄로 서 있었다. " 앞으로 나란히! " " 바로! " 고만 고만한 아이들 틈에서 팔을 앞으로 올렸다 내렸다 하다가 집으로 가라 한다. 집으로 오는 길에 엄마가 사진을 찍자고 하였다. 또순이의 입학식이었지만 웬일인지 엄마가 더 흥분하고 긴장한 것 같아 보였다. ' 입학기념사진. ' 사진관에 가서 앞가슴에 하얀 손수건을 옷핀으로 고정하고 등에는 빨간 란도 시루 책가방을 맨 채로 찍은 흑백사진. 지금은 색이 바랬지만 어렸을 적 찍은 몇 안 되는 사진 중에 하나다. " 지금 보니까 진짜.. 2019. 8. 25.
또순이 어렸을 적에 2 - 놋그릇 닦기 날씨가 따뜻해져서 바람이 부드럽게 불고 또순이네 집 대문 밖에 동네 아줌마들이 모여들었다. 집집마다 놋그릇들을 들고 나와서 대문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뭉친 짚으로 짚 태운 재를 묻혀 놋그릇들을 닦기 시작하였다. 한참이나 힘을 주어 그릇을 문지르니 문지른 곳이 반짝반짝 노랗게 빛이 났다. " 이렇게 윤이 나게 반짝반짝 닦아 놔야 일 년 동안 잘 쓸 수 있거든 안 닦으면 푸른 녹이 나는데 푸른 녹은 몸에 엄청 해롭거든! " 모두들 즐거운 듯이 재잘거리며 재빠르게 손을 놀리며 닦고 있었다. 아주머니들도 많았고 그릇도 많았고 아주머니들 주위로 아저씨들이 허리춤에 손을 얹고 기웃기웃하며 구경하고 있었고 동네 아이들도 모여 뛰놀고 떠들고 있었다. 봄 바림은 놋그릇을 닦게 하는 바람이었고 사람들은 봄바람을 기분 .. 2019. 8. 24.
또순이 어렸을 적에 1 - 또순이 최초의 기억 3살인가? 4살인가? 엄마가 앉아 있는 마루에 빨간 스웨터를 입고 서 있는 또순이는 마루 끝에 키가 겨우 닿아 있었다. 엄마는 빨간 고추를 다듬고 있었고 또순이도 앙증맞은 손을 뻗어서 빨갛게 익은 고추를 만지작거렸다. "고추 만지면 맵다." 빨간색은 너무 예뻤고, 엄마도 만지고 있었고, 또 맵지 않았는지 아니면 맵다는 뜻을 몰랐던지 계속 만졌다. 어느 순간 눈이 따가웠고 손으로 문질렀더니 너무나 따가워서 울었다. "봐라, 고추 만지면 맵다고 했지?" ' 이것이 맵다는 것이구나! 엄마 말을 들었어야 하는구나! ' 어른이 되어서 엄마한테 그 이야기를 하였더니 그걸 기억하느냐고 놀라워하셨다. 날씨가 매우 추웠다. 또순이는 개울가 언덕에 빨간 스웨터를 입고 서 있었고 엄마는 빨래터에서 다른 엄마들 틈에 끼어 빨.. 2019. 8. 24.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