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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탐구 생활/편지글40

편지글 23 1. 진해, 진해, 수많은 벚나무들의 행렬. 고운 연분홍 꽃잎들이 지천으로 날리던 몽환의 4월도 가고, 꽃잎 떨어진 자리의 붉은 생채기들을 어루만지며 치유의 푸른 잎들이 솟아 올라 오월 신록의 계절을 만들고 있습니다. 벌써부터 편지를 드리고 싶었는데, 한동안은 몸이 아팠고, 다음엔 하늘 일 없이 바빴고 또 새롬 아빠 때문에 부담이 되었습니다. 제가 시집을 읽으며 몇 마디 메모해 둔 것을 보고 새롬 아빠가 너무 과장이 심했던 것 같습니다. 시에 대해 제가 뭘 알겠습니까. 어쨌든 그냥, 읽으면서 아무렇게나 끄적거려 놓은 것이지만 그중 한 마디라도 쓸모 있는 말이 있기를 바라면서 보내 드립니다. 짬짬이 읽었지만 아직 다 읽은 것 같지 않습니다. 처음 읽었을 때와 나중 읽을 때의 느낌이 다르더군요. 오랜 시간을.. 2020. 4. 4.
편지글 22 1. 매형에게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우리들 문턱에 아주 가까이 다가선 것 같은 기분이 드는군요. 아침저녁으로 창문을 넘어선 찬 기운 들은 계절의 의미를 잠시 잃게끔 만드는 것 같아요. 특히 강의가 끝나고 황혼이 길게 꼬리를 물고 하늘을 물들일 때 campus의 잔디에 앉아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바라보면 가끔은 동경의 대상으로 쳐다볼 때가 있죠. 물론 1, 2학년 때 그런 모습으로 존재했던 때가 있는 저로서는 옛 추억을 더듬고 웃음으로서 과거로 회상하죠. 인사가 늦었지만 방학 때 매형 집에서 보낸 시간이 참 유익했다고 생각해요. 나름대로 머리를 정리해야 할 문제도 있었는데 그곳에서의 시간이 많은 도움을 주었고 또한 형이나 누나가 먼 곳에 특히 바닷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나에게 이렇게 고마움을 주었던 것.. 2020. 4. 1.
편지글 21 1. 선생님께 저 9번 서태숙입니다. 어느덧 고2에 올라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선생님을 담임으로서의 만나볼 시간이 촉박하기에 무척 안타까울 뿐입니다. 지금도 입학식 때 선생님의 모습 잊히질 않아요. 선생님께서는 첫인상이 무척이나 좋았던 탓에 전 무척 기뻤습니다. 선생님과 이렇게 줄지어 서 있는 이 아이들이 이제 고1 때의 첫 만남의 얼굴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막 부풀어 오르는 걸 느꼈습니다. 정말 우리 반 아이들 무척 재미있고 모두 밝고 진지한 눈빛으로 가득 차 있어요. 전 지금 이대로 선생님 그리고 우리 반 급우들이 그대로 2학년에 올라갔으면 싶어요. 하지만 그렇겐 정말 안 되겠죠. 선생님은 간혹 우리들에게 용기와 꿈을 주는 얘기를 하시는데 그때마다 정말 많이 느껴요. 그래서 그 말씀처럼 살아가려고.. 2020. 3. 31.
편지글 20 1. 이젠 본격적인 겨울이야. 회색빛 하늘이 우울하게 가라앉아 있군. (이제 막 창 밖은 햇볕이 비치고 있는데 이즈음의 날씨 대분분은 회색 빛.) 이렇게 회색빛 날씨 속에서 문득 옛 생각을 떠올리고 너와 나누었던 우정 운운한다는 것은 나이가 먹었다는 증거? 엊저녁에는 우리 학교 음악 선생님이 mbc 어린이 합창단 지휘를 맡고 계시는데 발표회를 울산 예술 회관에서 했거든.(많이 추웠는데도 갔었음) 한 시간 반의 공연을 위하여 가을 내내 선생님과 아이들과 안무, 피아노 선생님이 하나가 되어서 연습을 하고 비로소 빛을 발하였어. 조금은 허무할 것 같기도 하고, 조금은 슬픈 것 같기도 하고, 또 어떻게 보면 순간에 빛나기 때문에 더 아름답고 곱고 예쁘게 보이는지도. 우리의 삶.. 2020.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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