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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33

ㅈ스물세살의 수채화 17. 장수리 무의촌 진료 보건소에서 차량 지원을 받아 장수리로 무의촌 진료를 나갔다. 장수리는 면사무소에서 50여 리나 떨어져 있는 곳. 다행히 고속도로가 지나가게 되어서 금강 유원지에서 2개의 산을 넘어 들어가면 도보로 2시간밖에 안 걸리는 곳이 되었다. 경운기가 겨우 다닐 수 있도록 강을 따라 아슬아슬하게 닦여진 좁은 농로를 보건소의 김기사는 잘도 달린다. 강변에는 물레방아가 돌고 있다. 강변을 따라 펼쳐진 모래밭이 초겨울 햇볕에 눈부시도록 하얗게 빛난다. 모래 밭은 마치 성처녀처럼 파란 강물을 배경으로 순수하게 하얀빛으로 빛나고 있다. 사람의 손이 전혀 닿지 않은 순수한 자연의 상태는 이상한 감동으로 영숙이의 가슴을 적신다. 이 세상에 더 이상의 깨끗함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 장수리 이장.. 2022. 8. 25.
스물세살의 수채화 16. 홀로 서서 비를 든 면사무소의 용인 아저씨가 그 잎들이 숨 쉬며 대지 위에 향기를 맡을 사이도 없이 쓸어 모으고 있었다. 참 부지런 한 아저씨. 벌써 16년 동안이나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에 면사무소 구석구석을 청소하는 일을 시작으로 해서 한시도 쉴틈 없이 밤늦게 까지 일하시고 문단속하시는 아저씨.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이렇게 앉아서 노닥거리다가 월급날 되면 보건소에서 월급이나 타는 영숙이. 부끄러워지고 꼭 죄짓는 느낌이 든다. 나라에서 상을 주실 분은 16년 동안 한결같다는 바로 저런 분이지. 면장님 말씀대로 우리는 미안해서 어떻게 월급을 타는지. 특히 영숙이가 감명을 받은 것은 항상 노래 하듯이 즐겁게 지내는 모습 때문이다. 언제 보아도 기쁘게 일을 하고 언제 만나도 웃음기 가득한 얼굴. 발그레.. 2022. 8. 24.
스물세살의 수채화 15. 윤선생님 윤선생님이 오셨다고 청산으로 모두들 점심 먹으러 나갔다. 청산면에서 음식점을 찾아 걷는데 뒤에 오는 일행들의 시선 중에서 유독 선생님의 시선이 영숙이의 줄 나간 스타킹을 바라보는 것 같아서 할 수만 있다면 땅 속으로 스며들든지, 아니면 어디에라도 숨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줄 나간 스타킹이나 남의 시선 따위에는 무감각하던 영숙이가 갑자기 스타킹에 신경이 쓰이다니 별일이다. 음식점을 알아 놓고 양품점에 가서 스타킹을 사서 갈아 신고 돌아와 보니 음식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커다란 감나무가 있는 음식점 뒤뜰에서 한가한 농담들만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었다. 뒤뜰에는 커다란 개 한 마리가 감나무에 매여 있었다. 영숙이가 아무 생각 없이 나무 곁으로 다가섰더니 개가 짖으면서 달려드는 바람에 어찌나.. 2022. 8. 23.
스물세살의 수채화 14.윤선생님과의 만남 💎 지금 오는 비는 가을비. 외로움에 맞는 비 고요함 너머에 있는 기다림 지금 무엇을 기다리나. 아무도 없다는 쓸쓸함 누군가가 기다리는 곳으로 향하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눈물이 나도록 외로워 했다. 외로움. 외로운 가을. 홀로 선 버드나무만큼이나 외로운 가을. 외로운 가을날. 창문 앞에 서서 창 밖의 홀로 선 버드나무가 된다. 💎 농촌지도소. 첨단 농업기술과 영농 방법을 보급하고 농촌 생활을 개선하는 농촌 지도 사업을 시, 군 수준에서 담당하는 농촌 지도기관. 중앙의 농촌진흥청, 도 수준의 도농촌 진흥원, 시. 군의 농촌지도소의 3단계로 1975년 이후에는 각 읍. 면마다 지소를 두었다가 군 농촌지도소에 통합되었다. 농촌지도소의 직원은 전국 평균 17명, 지소에는 3명이 있으며 전국.. 2022.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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