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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1.
노르웨이로 가는 배는 대서양을 지나기 때문인지 발틱해보다는 파도가 심한 것 같다.
아니면 배의 크기가 달라서 그럴까?
5만톤과 2만톤의 차이?
배안에서 걷는데 술을 마신 것도 아닌데 좌우로 비틀거리면서 걷게 된다.
잘 생긴 서양 남자들은 정말 잘 생겼다. ㅋㅋㅋ
이리 저리 둘러보면 주위에 잘생긴 서양남자들이 흔해 빠졌다는게 정말 신기하다.
물론 이쁜 서양 여자들도 있지만 그보다는 잘생긴 서양남자들이 더 눈에 많이 띈다.
그냥 쳐다보면서 속으로
'와 정말 잘 생겼다'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 때가 있다.
ㅋㅋㅋ
나도 보통여자니까.
......
최근에 사람들 쳐다보면서 이쁘다, 잘생겼다 하고 생각한 적이 드문 거 같은데 여기가 서양은 서양인가 보다.
바다 한가운데라서 인터넷이 안터진다.
.
2.
쁘드네 송네 피오르.
세계에서 가장 긴 터널 24.5 킬로.
2001년 개통하여 시속 60키로로 25분 달리다.
송네 피오르 호텔에서 하룻밤 묵다.
교과서에 실린 송네 피오르에서 만나는 것은 노르웨이 자국민들의 수없이 많은 캠핑카가 질서있게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다.
전혀 음주가무는 정말 1도 없는 캠핑카 단지가 여름 휴가 때라서 만들어져 있었다.
가족끼리 음식을 만들거나 물건을 정리하거나 아님 차안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몇몇 어린이를 동반한 캠핑카 근처에서 아이들 웃음소리와 아이들끼리 공을 던지고 받는 모습.
아빠와 공을 주고 받는 남자애 모습.
늙은 노부부는 접이식 나무 의자를 캠핑카 옆에 내어놓고 마주 보고 앉아서 오고 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다.
왜 늙은 부부는 나무 의자를 나란히 내어놓고 한방향을 바라보지 못하고 비스듬히 건너편에 놓고는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지 ~
오래 함께 살아온 노부부의 모습은 동서양이 비슷한거 같다.
누가 그렇게 말한거 같다.
오래 살았는데 항상 신혼 때처럼 서로를 향하여 불타 오르는 정열을 가지고 있다면 제명대로 못살거라고 ㅎㅎㅎ
오래 살았으니까 서로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고
사랑은 감정이고,
존경은 의지를 가지고 하는 거라고.
호텔 앞에 정원이 어찌나 예쁘게 가꾸어져 있는지 식사 후에 산책하기 딱 좋다.
정원을 향한 호텔 문을 나서면
바로 문 옆에 우리네 찔레꽃 같은 모양의 꽃들이 늘씬하게 한무리 피어서 향기를 뽐낸다.
상큼하지만 약간 새콤한 향기가 있는 듯 없는 듯 코 끝을 간지른다.
진초록으로 깔린 잔디를 밟고
송네 피오르?
호텔 정원 옆에 간이 정박이라기엔 뭐한 제방 옆에 나무 계단을 몇칸 내려가서 5미터 정도의 나무 판자를 밟고 미니 사이즈의 모터 보터를 구경하였다.
.
3.
기차가 갑니다.
산악 기차를 타고 갑니다.
한국말 ㅋㅋㅋ
감사함다.
산속으로
산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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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깊은 산속으로 들어 갑니다.
깡촌 ~
강원도 산속보다 깊은 산속으로
산으로 올라갑니다.
요정이 춤추는 폭포에서 5분간 사진 찍는 시간이 주어집니다.
여기 날씨는 지금 전형적인 북구 유럽 날씨입니다.
하늘이 회색빛으로 내려 앉으니
집도
산도
사람도
심지어 숨쉬는 공기까지
회색으로 보입니다.
가이드가 WC 다녀오라고 안내합니다.
우리 가이드 님은 딱 가이드 만큼만 하시는 가이드이십니다.
.
4.
산으로 올라
산으로 올라
툰드라 산 속에 있는 호텔에 8시쯤 도착하였다.
가이드가 오늘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8시까지는 도착해야 한다고 아침부터 여러번 반복해서 말했는데 7시 30분쯤 이제 15분 후면 도착한다고 말하였었다.
갑자기 버스가 앞에 서 있는 차들을 따라 멈춰서고 움직이지 않았고, 앞에 산악자전거 경기가 있어서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차량 통제를 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8시까지 도착해야 하는 이유는 하루 8시간만 운행해야 하는데 그것도 4시간 운행하고 30분 쉬어야 하는 기사들에 대한 배려 때문이었다.
그런 시스템이 불편 할 수도 있지만 승객의 안전과 운전 기사를 위한 보호 차원에서 꼭 필요한 시스템이다.
결국 15분 늦게 산중턱에 있는 제법 규모가 큰 호텔에 도착하였다.
호텔은 휴가 나온 이들과 산악 자전거 팀과 버스 관광객들로 인하여 크게 복잡하였다.
차량 통제하던 경찰관의 통제를 완전히 따르지 않았다고 쫓아와서 우리를 내려 놓은 버스 기사와 설왕설래 하였다.
벌금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내일 아침 30분 늦게 출발한다고 한다.
원래 도시락 가지고 5시 출발이었는데 5시 30분에 출발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저녁을 먹는데 그 곳 부페 자리는 칸막이로 앉는 자리를 막아 놓고 배정하여서 우리 팀에게 배정된 자리는 입구 쪽으로 구석진 곳이었다.
창문 쪽으로 뷰가 엄청 좋은 곳인데 창문 쪽으로는 백인 가족들 몇몇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같은 음식이지만 먹는 자리에 따라 이렇게 기분이 나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사실 어디서 먹느냐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렇게 중요할 수도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나 할까?
누가 그런 말을 한 기억이 난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화장실에서 먹으면 맛있겠느냐는 말.
어쨌든 칸막이만 없었다면 그러려니 했을 수도 있었다.
저녁을 먹고 용기를 내어,
창문 쪽으로 칸막이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갔다.
그때 즈음에는 대부분 저녁을 마치고 창문 옆으로 백인 가족 한팀이 있었고, 늦게 도착한 우리 팀과 한쪽 코너에 앉은 우리 옆쪽으로 건너편 반대편에 앉은 가이드와의 사이 칸막이에 한팀 정도 있었고 ... 우리 팀도 다 식사를 하고 올라가서 아무도 없었다.
창문 앞에서 본 풍경은 탄성을 자아낼 만큼 아름다웠다.
전형적인 툰드라 지역의 아름다움이 깔려 있었다.
이끼와 풀을 얹은 지붕을 가진 창고 3 ~ 4 채.
잔잔한 하얗고 노란 꽃들을 피워 올린 진초록 풀밭들이 어디까지고 펼쳐져 있고 휘뿌연 백야의 하늘이 낮게 내려 앉아 휘장처럼 드리워져 있었다.
멀리 보이는 높은 산은 녹지 않는 하얀 모자를 쓰고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었고 가까운 산은 나무 대신 이끼를 입고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호텔 방으로 올라가지 않고 곧바로 밖으로 나갔다.
호텔 앞길을 오락가락 하는데 저절로 찬양이 터져 나왔다.
~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내 마음 속에 그리어 볼 때. 하늘에 별 울려 퍼지는 뇌성 주님의 솜씨 노래하도다.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에 내 영혼이 찬양하네. 주님에 높고 위대하심에 내 영혼이 찬양하네 ~
풍경은 아름다웠지만 혼자 서성거리는 게 무서워서 검은 색 후드 긴 쟈켓의 모자를 뒤집어 쓰고 찬양을 하자니 마주 오던 가족도 검은 옷의 내가 무서웠나 보다.
굳은 얼굴로 이쪽으로 지나가려고 오다가 내가 부르는 찬양 소리를 듣고는 부인이
~ 성가네 ~
하는 소리를 하면서 웃는 얼굴로 바라본다.
초등학교 4 ~ 5학년 쯤 되어 보이는 아들도 웃는 얼굴이 된다.
저절로 웃는 얼굴이 된다.
눈 웃음을 띄운 잔잔한 표정으로 그 가족을 바라보게 된다.
분명 자기네 말로 말했는데도 내 귀에는
~ 성가네 ~
하는 소리로 들렸으니까 참으로 신기하다.
일가족이 지나가고 멀리 호텔 지붕 쪽으로 나와 앉아 있는 서양 커플을 바라보다가 다시 한번 눈앞에 보이는 노르웨이의 툰드라 풍경을 눈안에 담을 수 있을만큼, 넘칠만큼 꽉꽉꽉 눌러 담고 호텔로 돌아왔다.
아까 저녁 먹기 전에 경찰관하고 설왕설래하는 버스 기사 양반을 바라 보면서
~ 주님. 잘 해결되게 도와 주셔요. ~
하고 기도했었다.
식당에서 호텔 앞으로 나올 때 기사 분이 어디인가로 환한 얼굴이 되어 통화를 하고 있었다.
저절로 감사 인사가 나오는데 할 수 있는 것은 환하게 웃으면서 인사하는 것이지만 상대편에 전달 되었으리라 생각 된다.
우리에게 배정된 방은 호텔 뒷편이 보이는 곳이었다.
호텔 뒷쪽으로 낮은 언덕에 노랗고 하얀 작은 꽃들이 초록 풀 사이 사이 깔려있고 산책길이 나 있었다.
산책길을 가보고 싶고, 저 언덕 위로 올라가면 무엇이 보일까? 정말 궁금했지만, 새벽 5시 30분 출발로는 무리 일 것 같아서 또 혼자 저곳까지 갈 용기가 안생겨서 이렇게 변명했다.
~ 다 가볼 수는 없어. 인생에 못 가보는 곳을 남겨 두는 것도 괜찮아! ~
가방을 들고 일찍 내려가서 뒤로 가는 길이 있나 기웃거려 보았지만 생각보다 규모가 큰 호텔이라서 너무 멀리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포기하고 노란 꽃과 하얀 꽃의 작고 앙징맞은 얼굴을 찾아 한컷 찍고 만족.
가이드한테 한마디.
~ 우리나라 재벌한테 이 호텔 사서 단체 손님 창가 쪽으로 앉으라 하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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