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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붐 세대 이야기 62

하숙생

신혼 때 시아버지가 매주 시댁을 오라고 해서 시댁을 가서 큰절을 하고 앉아 있는데 이렇게 말했다. "너네 친정 하숙 쳐서 먹고 살아다며? 내가 가서 다 물어보고 알아봤다." 영숙이는 깜짝 놀랐다. '하숙을 쳐서 먹고 살다니' 아버지는 공무원으로 청주 시청에 근무하셨고 영숙이는 고등학교 교련 교사로 근무하고 있었다. 그런데 친정이 '하숙을 쳐서 먹고 살았다'는 표현은 영숙이에게는 충격적이었다. 엄마가 하숙을 하시기는 하였지만 하숙만 해서 먹고 살지는 않았는데 시아버님이 그렇게 비하해서 말하는데에 충격을 받은 것이다. 영숙이가 고등학교를 충남여고로 진학하면서 대전에 아버지가 사놓은 집으로 엄마가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마침 비어있던 이층으로 이사를 들어왔었다. 아버지는 엄마가 이사하지 말라는 데도 이사했..

바다 그리고 소년

민이를 안지가 벌써 7년째이다. 중학교 1학년 때 알게 되어서 우리 교회에 전도한다고 여자아이들 2명하고 남자아이들 2명을 주일에 교회 중등부 예배에 데리고 왔었다. 예배 끝나고 나면 부페에 데리고 가서 실컷 먹고 부산 송정 바닷가나 방어진 바닷가에 가서 중딩이스럽게 두더지 게임도 하고 미니카도 몰고 하면서 놀다가 집에 데려다 주고는 하였다. 한번은 예배를 마치고 부산에 있는 송도 바닷가를 갔었다. 송도 바닷가에 있는 샤브샤브에서 점심을 먹고 안쓰는 기차 철도를 따라서 걸어 갔는데 해운대까지는 못가고 날이 어두워져서 중간까지만 갔다가 다시 송정으로 나와서 집에 데려다 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점심을 먹고 영화를 보느라 좀 늦어졌었나? 영화 이름이 무척 유명한 영화였었는데 각기 보고 싶은 영화 골라서 본..

울기 등대 그리고 주식 이야기

25년 전 상고에 근무 할 때이다. 학교부터 집까지 버스로 한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서 부터 등하교를 하는 아이가 있었다. 아이는 학교에 나오는 게 가끔이고 나올 때에도 두통을 이유로 자주 조퇴를 하였었다. 그날도 조퇴를 하러 온 아이한테 물었다. "왜 조퇴하려고 하는데? 머리가 아프다고? 왜 그렇게 머리가 아픈데? 집에서도 아프니?" "집에서는 안 아파요. 학교에 와서 공부만 하려면 머리가 아파요. 선생님 우리 집이 울기 등대 공원 안에 무허가로 지은 집인데요. 구청에서 철거 한다고 이사 가래요. 아버지는 공사장에서 일하다가 허리를 다쳐서 일도 못나가고 집에 누워 있는데요. 동생들이 7명인데 엄마가 현대 병원에서 청소일 해서 먹고 살아요. 그래서 학교도 못나오고 집에 있었어요. 걱정이 되어서요." "네..

일산 해수욕장

충청북도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진학하면서 충청남도 대전시로 이사를 하여 성장하였다. 학교를 마치고 우연히 들린 모교에서 교수님이 울산에 있는 학교를 소개하여 고속버스를 타고 울산 여상으로 내려 온지 벌써 40년이 지났다. 처음 맡은 교무 업무가 걸스카웃 업무라서 걸스카우트 아이들을 데리고 여름방학 때 일산 해수욕장을 찾았었다. 공업도시 울산이라고 들었는데, 공업탑 로타리에는 공업탑이라는 탑까지도 세워져 있는 곳이었는데도 일산 해수욕장은 정말 아름다웠다. 모래도 깨끗하였고 바닷물도 깨끗하였고 모래사장을 한참이나 걸어가야 바닷물이 나오는 아름다운 해수욕장이었다. 해수욕장 오른쪽으로는 울창한 소나무가 있는 울기등대가 있었다. 이제 막 초임 발령으로 근무하였지만 아이들은 선생님이라고 여러명이 번쩍 들어서 바닷물에..

명덕 호수 공원

김장 담그느라 바쁨? 잘 지내는지 궁금해서 보내 봄. ~ 김장 준비하느라 바쁨 ㅎㅎ 내일 김장 잘살고 있는지 궁금? ~ ㅇㅇㅇ 잘지내고 있음. 김장 담그는구나. 나도 노니까 담가 볼까 했는데 아직은 엄두가 안나넹 ㅋ 오늘은 인터넷으로 김치나 주문해야 겠다. ~ 편하게 사세요. 난 하던거라 ㅎㅎ ~ 낼 너네 집 근처가면 김장김치 한포기 줌??? 전에는 김장김치 받아다 먹는데가 있었는데 올해는 없을듯. ~ 전화 했더니 오라고 해서 와~~~우 ~~~ 고함을 지르고 바로 달려가서 김장 김치를 받아 들었다. 그리고 또 톡을 보냈다. ~ 김치 냄새만 맡아도 행복하넹 감사해요. 고마워요. 잘먹을께요. 건강한 모습 보니까 좋으넹. 담에 여유 있을 때 얼굴함 봐요. ~ 김치가 맛이 있어야 할텐데 내..

내 친구 하정이 이야기

좋은 나라와 행복한 청소년 이야기를 적다 보니 잠재 의식 저편에 파묻혀 있던 하정이 이야기가 떠올라 왔다.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다. 47년전 이야기를 전부 기억한다는게 쉽진 않지만 그래도 게중에는 뚜렷이 기억나는게 있기 마련이다. 그것도 잊어 버릴까봐 요양원에 계시는 어머니를 뵈면서 적어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적어 나가기 시작한게 베이비붐 세대 이야기를 써나가게 된 동기가 되었고 이제 대학 졸업식까지 갔다. 그런데 이렇게 아무런 생각이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하정이 이야기가 떠오른 것이다. 하정이 ~ 2학년 열등반인 3반으로 배정받은 후 놀라서 또순이는 열심히 공부를 했었고 한달에 한번씩 보는 시험과 중간고사 기말고사에서 또순이가 1등을 했고 이름이 같고 성은 다른 하정이가 2등을 했다. 물론 열등반이니..

<론스타 이야기>

이 사건을 배경으로 제작된 영화에 대한 내용은 블랙머니(영화) 를 참조하십시오. 실제로 일어난 사건·사고의 자세한 내용과 설명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미국계 사모펀드중 헤지펀드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 및 매각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여러 논란 및 사건들. 론스타는 대한민국 정부를 대상으로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중재를 신청했으며(ICSID는 투자 중재를 하는 곳이지 소송을 다루는 곳이 아니다), 2015년 5월 15일 첫 심리가 개시되었다. 정부는 1997년 외환위기 때 부실화된 외환은행을 정상화하기 위해 해외 자본을 유치하였다. 출자자는 독일 코메르츠방크. 코메르츠방크는 "정상화를 우리가 모두 책임질 수는 없으니 정부도 증자에 참여하라"고 요구했고 정부는 이를 수락한다. 그러나 현대건설, 현대..

야생화와 곤충의 사랑

꽃들은 여러가지 방법으로 곤충을 유혹합니다. 어떻게 하나 알아 볼까요? 1. 곤충의 눈을 자극해라(색깔) : 봄에 피는 꽃들은 유난히 고운 색으로 곤충을 유혹해요. 곤충은 적외선을 보므로 꽃들은 노란색이나 붉은 색을 띄는 꽃이 많고(앵초) 꽃 안쪽에 줄무늬를 가지고 있기도 해요.(제비 꽃이나 종지 나물) 2. 곤충의 코를 자극해라(향기) : 꽃은 꽃가루받이를 해도 되겠다 싶으면 향기를 뿜어요(매화) 향기나 꿀샘이나 꽃잎에서 만들어지는데 파리가 좋아하는 꽃들은 지저분한 냄새를 풍긴답니다(목련) 3. 적절한 보상을 준비하라(꿀) :꿀은 꿀샘에서 나오는데 꿀샘이 모양을 갖추고 있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꽃도 있어요(진달레) 꽃가루가 잘 묻도록 꽃은 암술머리에 점액 물질을 내기도 하는데 이것도 곤충들이 좋아해요(..

학교 졸업에 즈음하여

졸업반. 막상 졸업반이 되고 보니 한게 없었다. 특히 연애라고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보지도 못했고 만나던 남학생은 있었지만그동안 연락이 끊겼다. 펜팔하던 남학생이 만나자고 편지를 써왔다. 동학사 입구에서 만나자고 했나? 어디서 만났는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동학사에 가서 다방도 아니고 벤치에 앉아서 이야기를 했다. 부끄러워하면서 자기네 집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남학생은 키가 크고 까무잡잡한 피부에 양복은 빌려 입은듯 몸에 맞지 않았고 숫기가 없는 아이였다. 이야기를 하는 내내 또순이는 그애의 목밑에 있는 쇄골을 바라 보았다. 안보려고 애를 쓰는데도 쳐다보면 쇄골을 얼마나 이태리 타올로 문질렀는지 피부가 벗겨져서 찰과상을 입은게 눈에 띄였다. 아마도 시골에서 또순이를 만나러 온다고 얼마나 열심히 목욕을 했는지 ..

요양원에서 2

어머님의 상태가 심각해져서 드디어는 아들을 보면서 " 누구세요? 어떻게 오셨어요? " 전혀 모르겠다는 얼굴로 물으신다. 아들이 누구인지 몰라 보시는 것이다. " 동생인가? " 남편은 여성 호르몬이 풍부해져서 눈물을 짓고 남편이 눈물 짓자 맞은 편에 할머니들도 눈물 짓는다. 어머니는 지금 요양원 4층에 계신다. 집에 계실 때는 늘 약에 취해서 주무셨는데 지금은 낮에는 같은 병실의 사람들과 어울려 활동을 하시고 밤에는 주무시기 때문에 건강해지셨지만 진행되는 치매 증상이 멈추어지지는 않는 것이다. 요양원 4층에 내리면 환기되지 않은 요양원의 고여 있는 공기가 콧속으로 밀려든다. 노인 분들이 집에 계시면 베이는 냄새. 아기에게서 나는 냄새와 정반대의 냄새. 가장 안쪽 병실에 계신 어머니를 찾아 복도를 걸어가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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