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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31

다육이를 찾아서 오늘 아침에는 정말 일어나기 싫었다. 어제 몸이 안좋아서 맛사지를 받았더니 안좋은데가 많았던지 찌부드드 ~ 전기를 넣은 황토 침대에서 뒹굴 ~ 뒹굴 ~ 안된다. 일어나자. 박차고 일어나서 아침도 챙겨 먹고 뿌까 ~ 뿌까 ~ 여름방학을 했던 목요전도가 오늘 처음 시작하는 날이다. 미니 다육이 챙기고 나서는데 여전히 지각. 지각대장. 미니 다육이를 건네면서 복음을 전했다. 마침 모임후 잔치국수 먹고 교회문을 나섰다. 도로를 달리면서 오후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궁리 ~ 궁리 ~ 만저 자영이 엄마에게 콜 ~ 답이 읎넹 ~ 그사이 평소에 가보고 싶었던 다육이 농장 도착. 처음 찾아 간곳은 묘목 파는 곳 ~ 초보에게는 나무 파는 곳이나 다육이 파는 곳이나 땅에 무얼 심는 곳인가? 분명히 다를텐데도 거기서 거기로 .. 2022. 9. 15.
스물세살의 수채화 36.세빌리야의 이발사 분홍 모직 새 옷. 3월 훈풍이 불어오고 있었다. 영숙이네 집에 세 들어 사는 양장점 주인에게 엄마는 비싼 100% 모직 천으로 분홍색 봄옷을 맞춰 주셨다. 분홍 모직 투피스. 봄 옷. 봄 옷이었다. 그 옷을 입고 처음 출근하던 날. 청성에서 버스를 내려 마을로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버스에서 방금 전에 내렸던지 보건지소를 향해 가던 선생님과 안양이 마을 입구에 서 서 기다리고 있었다. 멀리 걸어 오는 모습을 봄 볕에 눈이 부신 듯 바라보시던 선생님. "영화 주인공 같애." "세빌리야의 이발사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 같네." 23살 영숙이. 포근한 봄바람이 23살 영숙이 마음에 가득하 였다. 처음으로 제대로 맞춘 분홍빛 투피스. 23살의 영숙이에게 날개처럼 느껴졌다. 선생님은 3월 .. 2022. 9. 14.
스물세살의 수채화 35. 연애세포 극장을 가기 위해 대전 역 앞을 지나갔다. 토요일 오후라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서로 부딪힐 것처럼 많았다. 윤선생님과 영숙이는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도록 이리 ~ 저리 ~ 비껴 걸었다. 너무 멀리도 너무 가까이도 아닌 적당한 간격을 띄우고 걷었다. 선생님이 혼자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사람들이 우리를 쳐다 보고 있는 것 같아도 그렇지 않아." "다른 사람한테 관심이 없어서." "우리를 보고 있는 것 같아도 실은 보고 있는 게 아냐." "우리를 쳐다본다고 느끼는 건 그냥 우리 생각일 뿐이지." 윤선생님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 스러웠었나 부다. 우리를 바라 본다고 생각해서. 하긴 윤선생님이 처음 오시던 날 생각해보면 사람들이 선생님한테 집중해서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사람들이 집중해서 .. 2022. 9. 13.
스물세살의 수채화 34. 배려 사무실 바닥에 물을 뿌린 후 빗자루로 쓸고 밖의 청소도 마치고 면사무소에서 가져온 허브차는 난로 위에서 기분 좋게 끓고 있다. 창 밖에는 부드럽게 버드나무 가지가 춤을 춘다. 영숙이는 창문 앞에 서서 창밖을 보았다. 부드럽게 춤추는 버드나무 가지들. 윤선생님과 영숙이는 헤어져야 한다. 날씨가 풀리면서 환절기 때문인지 아침부터 환자가 계속 이어졌다. 영숙이는 건너가서 선생님을 도와주기도 하고 또 환자 진료하는 것도 지켜보았다. 오전에 올 환자들이 다 다녀 갔는지 진료실이 조금 한가 해졌다. 영숙이는 진료실 난로 연통을 슬쩍슬쩍 만지면서 난로 옆에 서 있었다. 선생님은 다녀간 화가들의 진료 카드를 정리하면서 영숙이한테 말을 걸었다. "김양 내 비서 할래?" "나중에 내 비서 하면 어떨까?" "비.. 2022.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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