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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31

스물세살의 수채화 33. 탈출 영숙이와 수경이가 헤어지게 되는 결정 적인 사건(? )이 발생 하였다. 공휴일에 수경이가 전화를 하여서 평소 처럼 그러려니 하고 만나러 갔다. 수경이가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고 하니까 아무 생각 없이 따라 갔다. 이번에는 달랐다. 무심코 따라 들어 간 집이 비싼 요릿집이어 서 처음부터 영숙이는 긴장했다. 요리집에는 대전비료 이사장이라는 기생오라 비처럼 생긴 40대 초반 남자 한명과 대전비료 회장이라는 머리가 다 빠져서 뒷머리만 가려 진 할아버지가 기다리 고 있었다. 영숙이는 얼떨결에 앉기는 했지만 무슨 일인가 싶었다. 수경이랑 사장이란 남자하고 친하게 말을 주고받았다. 어떤 사이인지도 잘 모르겠다. 사장이 친근하게 "민양 친구입니까? 부담 가지지 말고 그냥 밥 먹는 거니까 맘 편하 게 식사하.. 2022. 9. 11.
스물세살의 수채화 32. 크리스마스 ♣ 영숙이는 아침부터 싱글 ~ 싱글 ~ 진료실에 건너가서 윤선생님에게 말 붙일 시간을 기다렸다. 친구들하고 이야기를 하다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어서 윤선생님에게 꼭 써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생각을 하니까 저절로 웃음이 입가에서 떠나지 않았다. 드디어 아침 일찍 방문하는 환자들이 다녀가고 진료실이 한가해진 11시쯤에 건너갔다. 선생님은 보고서를 작성하고 계셨다. 글씨를 못쓴다면서 여러 번 다시 쓰고 ~ 다시 쓰고 ~ 매번 얼마나 정성을 다해서 작성하는지 모른다. 글씨를 못 쓰기는 못 쓴다. 아무렴 어떠려고. 그런데도 이런 사소한 것으로 성의가 있네 ~ 없네 ~ 일을 잘하네 ~ 못하네 ~ 평가받는다면서 정말 정성을 다한다. 난로 옆에 서서 영숙이는 생글생글 웃으면서 윤선생님을 바라보.. 2022. 9. 9.
스물세살의 수채화 31. 출산 ♣ 면사무소의 박서기가 우리를 부르러 왔다. 부인이 아기를 낳으려 한다는 것이다. 곽양과 영숙이는 출산을 도와줄 준비를 해서 박서기가 세들어 사는 집으로 갔다. 점심때 윤선생님은 보고서 일로 군 보건소에 가셨다가 내일은 휴일이기 때문에 바로 서울로 올라가신다고 하셨다. 곽양은 익숙하게 무쇠 솥에 물을 가득 붓고 불을 때라고 주인집 할머니에게 이르고 방안에 있는 부인이 힘을 주기 쉽도록 이불을 내려서 부인 등 밑에 고여 주었다. 박서기에게 청산 산부인과 선생님을 모셔 오라고 하였더니 어쩔 줄 모르는 표정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신작로를 달려 나갔다. 영숙은 부인 옆에서 부인 손을 잡고 있었고 곽양은 수건으로 부인 얼굴에 흘러내리는 땀들을 닦아 주었다. "아이구 배야." "아이고 배야." "어머니 .. 2022. 9. 8.
스물세살의 수채화 30.푸근한 겨울 ♣ 허브 차가 난로 위에서 끓고 있다. 사무실 안에는 따뜻한 기운이 감돌고 창 밖의 날씨는 푸근히 풀려 있어서 버드나무는 거의 움직이지 않고 조용히 가라앉아 있다. 영숙이는 문학사상 책을 읽고 있다가 선생님을 보니 무릎에 있는 도스토예프스키의 " 죄와 벌 "은 여전히 아까와 같은 page로 펼쳐져 있었다. 선생님은 책을 읽는 대신 창 밖을 보고 계셨다. 정말 조용하다. 오늘은 환자도 전혀 없고 곽 양과 안양은 출장 명령부를 써 놓고 각기 집으로 가서 내일 아침에나 나온다. 조용한 공간 속으로 한줄기 새소리가 침묵 끝으로부터 흘러들어온다. 네댓 살 됨직한 몇몇 동네 꼬마 아이들이 면사무소 문으로 몰려들어오더니 버드나무 밑을 지나서 저희들끼리 재잘 ~ 재잘 ~ 우리들이 보고 있든지 말든지 .. 2022.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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