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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탐구 생활/낙서장

도시의 봄

by 영숙이 2023.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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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봄>     

2주전 부산 부전 시장 지나가는데 쑥이 잔뜩 나와 있었다.
봄나물도 나와 있고 냉이와 달래도 나와 있었다.
평소에 jinnssam이 좋아하는 풀떼기가 많이 나와 있어서 사고 싶었지만 서면까지 들고 다녀야하는게  
부담스러워 참았다.

모임이 끝나고 다시 부전 시장을 지나
오는데 시장이 다 문을 닫아서 캄캄하고 일부 횟집만 문을 열고 있었
다.

드라이한 백화점 저녁
을 먹고 도너츠로 배를 체워서인지 헛헛한
느낌이 드는데 봄나물을 하나도 못사서 섭섭했다.
우리 동네 식자재 마트는 주로 냉동식품 위주라서 제철 식료품
이 잠깐 나오는가 싶으면 사라졌다.

사시사철 나오는 식료품들이 깔려 있는
도시 마트들.
  봄철에만 먹을 수 있는 식재료가 잘없다.
식재료에서는 봄을 느낄 겨를이 없이 봄이 왔을까?
봄이 지나간다.

아파트 뒷뜰에 목련이 피었다.
몇일전 하얀 꽃이 이쁘게 핀 곳을 지나갔다는데 아마도 매화가 아닐까?
매화를 최근에 본 적은 없지만 아파트 뒷뜰에 목련이 활짝 피어난 것을 보니까 봄이 오기는 왔나부다.

사람들의 옷이 조금은 얇아져 있다.

봄이 오면 집 앞에 있는 초등학교에 입학식이 있고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동안 초등학교 뒷뜰의 공사 때문에 소음이 심했는데 이제 아이들의 재재 거리는 소리로 듣기 좋게 바뀔 것이다.

목련이 피었으니 매화꽃이 핀 것은 못보았어도 개나리나 벚꽃 핀 것을 곧 보게 될 것이다.
산에는 진달레와 철쭉이 피어나서 산을 물들이고 사람들은 나들이를 떠날 것이다.
따뜻한 봄볕을 따라 집밖으로 나들이를 나설 것이다.

아파트 주차장에 느티나무를 삭발했다.
풍성했던 가지들을 잘라서 상고머리를 만들었다.
봄이면 아기 손톱같은 이쁜 연두색 이파리들을 수줍게 내밀고 봄을 알려 주던 느티나무 가지들이 몽땅 잘려서 단촐해졌는데 올봄에도 사진을 찍을 것이다.

해마다 봄이면 느티나무 사진을 찍는다.
봄이 왔다고 손짓하는 나무가 너무 이뻐서
사진을 찍으면 봄을 향한 손짓이 사진으로는 제대로 담기지 않는다.

가지들이 전부 잘려버린 올해의 느티나무 봄은 어떤 모습일까? .  

궁금해진다.

도시의 봄은 산과 들로 오는 것이 아니라 주차장에 있는 느티나무를 통해서 온다.
아파트 뒷뜰에 있는 목련을 통해서 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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