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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동행일기

구역식구 이야기

by 영숙이 2023.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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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역식구 이야기 >   

 

 27년전 구역식구 이야기.

 모두들 어디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정말 궁금하다.

 

 "일주일만에 자주색 브라우스를 입고 살이 쏙 빠져서 나타난 선생님의 모습은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친정 남동생이 하늘의 별이 되어 장례식을 치르고 왔을 때, 1년 동안 있었던 수업에 대한 평가를 적으라고 했을 때 어떤 아이가 써낸 내용이다.

 

 그렇게 의지할 곳 하나없이 너무 힘들어서 찾게 된 교회.

 교회에서 주일날 예배만 드려서는 안될 것 같아 새벽기도를 가기 시작하였다.

 귀에서 들리던 꽹과리 소리는 그쳤지만 주일 예배만 드릴 때에는 눈 앞에 귀신이 왔다갔다 하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때 jinnssam이 살고 있던 도성 아파트 단지에 있었던 구역식구들과 구역예배를 1주일에 한번씩 드리기 시작하였다.

 주로 학교가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예배를 드리거나 학교가 가까워서 4교시나 5교시가 비는 점심시간에 와서 예배를 드리고 점심을 먹고 학교로 갔다.

 

 우리 구역식구 조합이 특이했다.

 우선 구역장은 이름도 옛날 이름이었는데 "귀"자가 들어가는 이름이었다.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교회에서 주일학교 선생님을 하고 있었는데 그 지역에 사시던 시어머니가 몰래 와서 보고 며느리로 삼았다고 했다.

 구역장이 자랄 때 얼마나 가난했는지 먹을 것이 없어서 키가 자라지 않았는데 그나마 지금의 키가 된 것도 초등학교 시절 배급되던 설탕때문이라고 했다.

 학교 갔다와서 몰래 설탕을 물을 타서 한사발씩 마시고는 했는데 그때 매일 매일 뽀득뽀득 키가 자라는 걸 느꼈었다고 했다.

 

 많은 성경말씀으로 우리를 양육했는데 특히 지금 기억나는 말씀은 

 

 " 너희가 세상의 초등학문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거든 어찌하여 세상에 사는 것과 같이 의문에 순종하느냐( 골로새서02:20)"

 

 "이와 같이 우리도 어렸을 때에 이 세상의 초등학문 아래에 있어서 종 노릇 하였더니(갈 4:3)" .

 

 세상의 모든 학문은 초등학문이라고 하는 말이 어떻게 그리 쏙쏙 마음에 새겨졌는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생각해보면 세상학문으로는 사람의 생명을 구하지 못한다.

 성경책을 읽고 말씀대로 행하면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생명의 생수가 흐르게 되고 생명의 역사가 이루어진다.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다.(요한복음 10:10)".

 

 구역장은 영적으로 매우 밝은 사람이었는데 맑고 깨끗하고 순수한 영혼을 가진 분이셨다.

 아들만 둘이었는데 남편이 원자력에 다니던 구역식구가 우리 구역이 헤체되고 10년쯤 지났을 때였다.

 화력발전소가 원자력 발전소에 합병되는 어느 분 서류에서 부모님 이름을 쓰는 난에 그분의 이름이 써 있는 것을 봤다고 하였다.

 

  아들이 공부를 안하고 수업시간이면 맨날 책상에 엎드려 자는 학생이라고 매우 걱정하였었다.

 수능 시험을 볼 때 "정답만 보이게 하소서."하고 기도를 한다고 했다.

 수능이 끝나고 그동안에 아들이 봤던 모든 시험 중에서 최고의 성적이 나와서 평소 실력으로는 도저히 합격할 수 없는 울산대학교에 합격했다고 좋아했었던 기억이 난다.

 화력발전소에 입사해서 다니고 있었는데 합병되는 바람에 평소의 실력으로는 그 높은 연봉의 원자력에 입사하려면 하늘의 별따기인데 직원이 된 것이다.

 

 구역장은 구역예배를 드리기 위해서 미리 구역식구 집에 가서 모든 준비를 도와주고 구역식구들을 맞이하였다.

 성경공부 책자에 있는 내용에 따라 공부를 하고 기도와 예배를 드리고 자신의 체험담을 이야기하고는 했었다.

 우리 모두는 만나서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떠들다가 헤어졌다.

 또 구역식구들을 새벽에 만나  차에 태워 새벽기도에 데리고 갔다.

 한차 실려서 왁작지껄 떠들면서 새벽기도를 다니던 생각이 난다.

 구역장은 구역식구들을 위해서 기도할 때마다 눈물을 흘리면서 기도를 했었다.

 각기 떨어져 앉아 있어서 무슨 내용을 기도했는지는 모르지만 울면서 기도하는 걸 듣고 보고 했다.

 교회를 갈 때는 모두 함께 가지만 기도를 마치고 집에 올 때에는 각자의 사정에 맞추어 제각각 집으로 갔다.

 

 구역식구 중에는  남편이 중소기업진흥청에 다니는 부인도 있었고 원자력에 다니는 사람도 있었다.

 그냥 평범한 가정 주부도 있었지만 한 사람은 젊은 새댁이었는데 친정 엄마가 무당을 하는 분이었다. 

 많이 예뻤고 날씬했고 아이는 2명이었는데 중소기업에서 일하다가 사내 결혼을 했다고 했다.

 또 한분은 부산 출신이셨는데 친정 엄마가 일본에서 물건을 사와서 보따리 장사를 하시던 분이셨는데 부둣가에서 장사를 하는 남자를 보고 "처자식을 절대로 굶기지 않을 사람"이라고 시집가라고 해서 결혼 했다고 하였다. 

 

 언니네가 울산에서 재활용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남편이 그 일을 도와주면서 살고 있었다.

 벌써 27년이 되었으니 그때부터 지금가지 재활용 사업을 하였다면 많이 앞서간 사업가라고 할 수 있다.

 아이를 둘 키우고 있었는데 구역장이 구역식구 예배를 드리는 날에는 항상 미리 가서 청소를 해주고 아이들 씻겨서 어린이 집에 보내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 구역식구 남편은 교회에 다니지 않았고 앞으로 절대로 교회는 안갈거라고 했다. 

 이유는 그 남편이 어렸을 적에 길에서 앵벌이로 구걸을 했었던 적이 있었다고 했다. 

 구걸을 하면 그걸 관리하는 양아치 두목에게 다 갖다 바치는데 다 내놓지 않은 아이들을 때렸다고 한다.

 때린 다음에는 꼭 돌아서서 기도를 했다고 한다. 

 "하나님. 아이를 때렸습니다. 용서해주세요." 

 그리고 그 다음날 또 적게 벌어온 아이를 때렸다고 한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그때 그 구역식구가 게시판에 나온 집을 알려주어서 전세로 들어와살다가 구매한 집이다. 

  그 구역식구는 그때 살고 있던 아파트가 언니네 집이었는데 언니네가 아파트를 팔아서 jinnssam이 살고 있던 도성 아파트로 이사를 갔다.

 

 만날 때마다 즐겁고 매 주일마다 만나서 즐겁게 예배드리고 이야기를 나누던 구역 식구들이었다.

우리 구역식구는 자꾸 늘어나서  인원이 너무 많아 3개의 구역으로 나누기까지 했다.

 

 구역장은 남편이 현대자동차를 정년 퇴직하면서 고향으로 갔다.

고향에서 식당을 연다고 하였다.

 가게 이름은 "만복래" 만가지 복이 들어오는 식당이라고 했다.

 지금도 지나가다가 "만복래"라는 식당 이름을 보면 그때 그 구역장이 생각난다.

 '혹시 그 구역장이 아닐까' 잠시 생각하고는 한다.

 

 구역장이 이사를 가고 나서 우리 구역식구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목자 잃은 양같이 ~

 

 친정엄마가 무당이었다는 이쁘고 곱고 날씬했던 구역식구는 아이들을 놔두고 가출을 했다.

 도성 아파트에서 지금 이 아파트로 이사온 후 길건너에서 술취해서 비틀비틀 지나가는 그 구역식구를 몇번 본적이 있다.

 지금은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지.

 

  jinnssam은 다른 구역에 배치가 됐는데 구역장이라고해서 다같은 구역장이 아니었다.

 새로 만난 구역장은 아드님이 의대를 나와서 세브란스 병원에 근무했고 며느리도 세브란스 의사랑 결혼한다고 하면서 자부심이 대단한 분이셨다.

 그분은 구역식구들에게 관심이 없었다.

 구역모임을 해도 형식적으로 혼자 말씀하시고 곧바로 마쳤다.

 손자를 키운다고 서울로 가셨다.

 

 그러다가 담임 목사님 문제가 불거졌고 크게 부흥하던 교회는 갈등으로 인하여 싸움판이 되어버렸다.

 

 오늘은 27년전의 구역식구들에 대해서 적어보았다.

 다들 어디에서 무얼 하는지 ~

 이번주 토요일에는 구역식구 이후에도 계속 만나다가 이제는 친구가 된 구역식구를 부산으로 만나러 간다.

 

 구역장님.

 어디서인가 잘지내고 계시죠?

 서로 연락하면서 지내자고 전화번호를 주고 받기는 했는데 세월따라 몸에서 멀어지니 마음에서도 멀어졌네요.

 구역장님은 어디에 계시든 행복하고 기쁘고 즐겁게 잘 지내시고 계실거예요.

 지금도 그 즐겁게 이야기 하시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누군가 기도가 필요하면 기꺼이 기도해 주시던 모습도요.

 

 27년전 구역식구들 ~ 모두 모두 행복하게 잘지내세요.

 함께 구역식구 였었음을 감사합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우리를 만나게 해주셨던 예수님 사랑합니다.

 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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