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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잎 시리즈 1.

영혼의 닻을 찾아서 2024. 7. 12.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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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박잎 시리즈 1 >

왠 호박 잎?

사실 호박을 말할 때 못생김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호박같이 생겨서는 ~
서양에서는 무슨 날인가? 호박으로 나쁜 걸 표현해서 등불을 넣어 가지고 다니든가?

아무튼지 호박과 연관해서는 좋은 이미지는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 어렸을 때 호박은 호박 부침개를 비롯해서 호박잎을 쪄 먹고 또 늙은 호박은 호박 죽을 만들고 호박 볶음은 또 얼마나 맛있는지.
여름이면 호박과 관련한 반찬을 많이도 만들어 먹었다.
마지막엔 호박씨까지..
요즘 아이들은?
글쎄 ~

  옥동에서 좀 떨어진 다른 사우나를 갔다.
올라가면서 보니까 옥수수를 쪄서 3개 5000원에 팔았다. 몇일 전 옥수수를 쪄서 먹어서 살까 말까 하다가 안사고 사우나를 갔다가 나오니까 다 팔리고 없었다.
"옥수수가 없네요."
"다 팔렸어요. 들어갈 때 안 사면 나올 때는 다 팔리고 없어요."
"몇일 전에 집에서 쪄 먹었거든요. 사서 먹는 건 너무 달달이를 많이 넣어서, 살까 말까 했더니 없네요."
"호박잎을 파네요."
"네 호박잎을 팔아요."
"천원인데 현금이 없는데요."
"계좌이체 하셔요."
"천원을 할라니까."
아무리 가방을 뒤져도 천원이 안나와서
"미안하지만 계좌이체 할께요."
"네."
"계좌이체 했어요. 보여드릴까요?"
"아 ~ 입금됐다고 땡소리가 나네요. 참 호박 잎을 다 팔고 기가 막혀서 ~ "
"네?"
"아니, 호박 잎을 따다가 다 파네요. 참 기가 막히네요."
기가 차다는듯 팔짱을 끼고 카운터실 안을 왔다 갔다 하면서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어 불만이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다.
가만히 바라보다가 호박 잎을 가방에 넣으면서 말했다.
"호박 잎을 천원에 판다는 것은 경제적 가치관 차이를 말하는 것 같네요."
카운터 안에서 비교적 젊은 중년 여인이 바라본다.
"경제적 가치관의 차이라는 것은요. 호박 잎이 천원이라는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볼 때 저게 돈이 될까? 안될까를 생각 한다는 것이지요."
"호박을 잘 키워서 돈으로 바꾸겠다는 거잖아요."
"경제적 가치관이 다른 사람은 어떻게 하면 쓸까를 궁리하잖아요. 그래서 월급 타기 전에 월급이 다 나갈 궁리가 되어 있잖아요."
아무 말도 안하고 바라보는 카운터의 젊은 중년 아주머니가 생각하는 얼굴로 바라본다.
거기까지 말하고 그냥 밖으로 나왔다.
만약 사우나 건물주가 가져다 놓고 파는 거라면 그렇게 모아서 건물주가 되어 사우나를 하는 것이고 염전을 사서 소금을 팔고 사과 밭을 사서 가을이면 사과를 판다. 옥수수도 팔고 호박 잎도 팔고 지금까지 모았던 방식으로 여전히 지금도 모아 가고 있는 것이다.
카운터를 보는 젊은 중년 여인은 월급을 받는 사람이면서 기가 막히다고 말하는 것은 그 사이클을 이해 못하는 사람이고 만약 건물주라면 건물의 가치가 떨어질 것을 각오하고 착한 일은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호박 잎 천원에도 이런 경제적 이야기가 숨어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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